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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승격 놓친 대구, 남모를 탄식과 남은 희망


리그 상관 없이 우승 효과로 후원사 모집 탄력 받고 싶었는데…

[이성필기자] 눈앞에서 놓친 클래식 자동 승격 기회에 선수들은 모두 그라운드에 누워 버렸다. 죽을 힘을 다해 뛰었지만 되지 않는 것도 있다는 것을 실감하자 더욱 고통이 밀려왔다.

대구FC는 22일 부천FC와의 2015 K리그 챌린지(2부리그) 44라운드 최종전에서 1-1로 비겼다. 단 한 골만 더 넣고 이겼다면 대구는 챌린지 1위로 내년 클래식 자동 승격이었다. 최종전을 비김으로써 대구는 챌린지 우승과 클래식 승격 티켓을 상주 상무에 넘겨주고 말았다. 경기장을 찾은 1만3천31명의 관중은 안타까움의 탄식을 내뿜었다.

무엇보다 클래식 복귀를 간절히 바랐던 이들이 있다. 대구 구단 프런트들이다. 이들은 대구의 슛이 빗나갈 때마다 격정의 몸짓으로 아쉬움을 표현했다.

지난 2013년 11월은 대구에 잔인한 시기였다.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2부리그 강등이라는 아픔을 맛봤기 때문이다. 경남FC와의 최종전에서 승리를 위해 모든 힘을 쏟았지만, 결과는 자동 강등이었다. 경기 후 대구 팬들은 울거나 욕설을 하는 두 무리로 갈렸고 선수들은 그저 눈물을 쏟아야 했다.

이 장면을 바라보는 프런트들은 당연히 고통을 함께했다. 일부 임직원은 강등에 책임을 지고 팀을 떠났고 구단도 혼란에 빠졌다. 김재하 전 사장이 물러나고 국가대표 감독을 역임했던 조광래 사장이 2014년 9월 사무국의 수장이 되기 전까지 대구는 힘든 시간을 보냈다.

올 시즌 대구는 승격이 간절했다. 새로운 구단 전용구장 신축도 계획안이 통과됐고 설계 공모와 선정으로 향하는 시점이었기에 어떻게든 내년 시즌은 승격돼 클래식에서 뛰는 것이 필요했다. 돌아보면 43라운드 충주 험멜전 1-1 무승부부터가 못내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대구는클래식이든 챌린지든 상관 없이 팀 역사상 처음으로 우승이라는 업적을 남기고 싶었다. 한 직원은 "챌린지이지만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얻는 것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플레이오프를 거쳐 승격하게 되는 것과는 또 다른 일이다. 구단 역사에 우승을 새기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 않으냐"라고 말했다.

대구가 우승에 목을 메는 숨은 이유도 있다. 후원사들을 상대로 구단의 위상을 인식시켜주는 데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우승했다며 후원을 요청하면 다른 시선으로 보게 마련이다. 좀 더 좋은 후원 업체와의 계약에도 유리하다. 우승했다는 것 자체가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음이 안타깝다"라고 우승을 놓친 아쉬움을 전했다.

대구는 엔젤(1004) 클럽 도입으로 후원사가 꾸준히 늘고 있다. 지역 내 크고 작은 기업들이 구단을 후원하고 있다. 우승과 승격 두 가지를 모두 얻었다면 기업들의 후원은 좀 더 자연스러워진다. 자립과 생존에 목숨을 건 시민구단 대구의 정체성 높이기에 '우승+승격' 만한 달콤함도 없어 더 그렇다.

물론 희망을 놓지 않고 지켜보겠다는 것이 대구의 생각이다. 아직 기회는 남았다. 수원FC-서울 이랜드FC 승자와 플레이오프를 치러 이기면 클래식 11위 부산 아이파크와 홈 앤드 어웨이로 최종 승강 플레이오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단주인 권영진 대구광역시 시장도 부천FC전 후 자신의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오늘 경기는 조금 아쉽지만, K리그 클래식 직행이 며칠 미뤄진 것일 뿐'이라며 조용히 격려문을 남겼다. 대구의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조이뉴스24 대구=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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