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남자프로배구 대한항공은 23일 안방인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와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0-3으로 졌다. 최근 3연승의 상승세가 한풀 꺾인 것이다.
김종민 대한항공 감독은 삼성화재전에 앞서 "힘든 경기가 될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유는 분명했다. 주포 마이클 산체스(쿠바)가 경기 전날 오른쪽 손등이 골절되는 부상을 당했다.
황당한 부상이다. 김종민 감독은 "그런 식으로 다치는 걸 정말 처음 봤다"고 했다. 산체스는 팀 연습에 앞서 몸을 풀기 위해 점프를 시도했다. 네트 위 안테나까지 뛰어오르기 위해 몸을 움직였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안테나 밑 받침대 부분에 오른손이 부딪혔다. 산체스는 고통을 호소했고 바로 병원으로 갔다. 검진결과는 손등 골절. 수술 후 뼈가 붙고 재활하기까지 최대 8주가 걸린다는 진단이다. 사실상 시즌 아웃인 셈.
김종민 감독은 "산체스도 바로 자신의 거취에 대해 물어보더라"며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니냐고 말했다. 대체 선수를 빨리 영입해야 하는데 쉽지가 않다"고 걱정했다. 유럽리그 이적시장은 12월 초부터 열린다. 그런데 산체스와 같은 A급 선수들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시장에 나올 가능성은 낮다.
2016 리우올림픽 예선 일정도 고려해야 한다. 대한항공 구단 관계자는 "러시아나 폴란드리그의 경우 자국 대표팀 소속 선수들의 해외리그 진출을 한시적으로 막고 있다"고 전했다. 리우올림픽 유럽 지역 및 세계예선전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산체스가 빠진 빈자리를 결국 메우지 못하고 삼성화재에게 밀렸다. 김종민 감독은 "이런 식의 경기가 계속 이어지면 국내선수들에게 정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며 "V리그에서 뛴 경력이 있는 선수를 재영입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지만 이 역시 쉽지 않다"고 걱정했다.
V리그 유경험자를 선택한다면 삼성화재에서 3시즌을 뛴 가빈 슈미트(캐나다)가 유력한 후보로 꼽힐 수 있다. 대한항공이 만약 가빈을 데려온다고 해도 KOVO 규정상 걸림돌은 없다. V리그를 떠난지 만 2년이 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빈은 최근 몸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터키리그에서 뛸 때 진단을 받은 피로골절 여파도 있는데다가 어깨까지 다친 상황이라 예전같은 활약을 기대하긴 힘들다.
대한항공과 비슷한 처지에 놓인 팀이 또 있다. 김상우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우리카드다. 역시 주포 군다스(라트비아)가 부상 중이다.
군다스는 지난 19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경기에서 1세트 도중 스파이크를 시도하고 착지하는 과정에서 오른쪽 골반 내전근이 부분파열됐다. 군다스는 산체스처럼 부상 정도가 심하지는 않지만 당장 24일 열릴 예정인 KB손해보험전 출전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김상우 감독은 "현재로선 (출전 가능성이) 반반"이라며 "군다스도 출전 의지를 내비치고 있긴 하지만 부상 악화 우려가 있다"고 걱정했다. 우리카드 입장에선 여유를 부릴 틈은 없다. 2연패 중이라 KB손해보험을 상대로 반드시 승리가 필요하다.
그런데 KB손해보험은 9연패 중이다. 우리카드와 경기에서 결코 뒤로 물러날 수 없다. KB손해보험도 우리카드전에서 어떻게든 연패를 끊어야 한다. 김상우 감독은 "연패 중인 상대를 만나 오히려 부담이 커졌다"고 했다.
V리그 일정이 2라운드 종반을 향해 가는 가운데 대한항공과 우리카드는 외국인선수 부상으로 위기를 맞았다. 두 팀 모두 위기 탈출을 위한 묘수가 필요한 상황이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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