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한국 여자 축구는 지난해 '괄목상대(刮目相對)'로 표현될 정도로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 16강 진출, 여자 동아시안컵 준우승 등 좋은 성과를 내며 가능성을 증명했다.
시즌이 끝난 뒤 좋은 소식도 계속됐다. 전가을이 한국 여자 선수로는 최초로 미국 여자프로축구리그(NWSL) 웨스턴 뉴욕 플래시(Western New York Flash) 입단 소식을 알렸다. 조소현도 일본 최강팀 고베 아이낙에 진출하며 해외파가 됐다.
'지메시' 지소연(첼시 레이디스) 홀로 분전하던 여자 축구의 발전상을 보여주는 잇따른 해외 진출이다. 이들 외에도 2~3명 정도는 해외 리그 스카우트의 지속적인 관찰을 받고 있다. 국내 WK리그 저변이 워낙 넓지 않다 보니 즉시 전력감의 해외 진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서서히 환경이 개선되고 있다. 이들이 좋은 활약을 해낸다면 여자축구의 해외 진출 문은 더욱 넓어질 수 있다.
새해 한국 여자 축구의 당면 과제는 오는 2월 말 일본 오사카에서 예정된 2016 리우 올림픽 아시아 예선을 통과하는 것이다.
여자 축구는 23세 이하(U-23)와 와일드카드 3명으로 구성되는 남자대표팀과 달리 A대표가 그대로 올림픽에 출전한다. 월드컵 이상으로 수준이 높다.
아시아 예선은 바늘구멍 통과보다 더 어렵다. FIFA 랭킹 18위인 한국은 일본(4위), 북한(6위), 호주(9위), 중국(17위), 베트남(29위) 등과 싸워 2위 안에 들어야 한다.
아시아에는 2장의 올림픽 출전권이 주어져 결코 쉽지 않다. 일본은 세계 최강팀이다. 지난해 월드컵에서 결승에 올라 미국에 완패했지만, 준우승을 차지했다. 2012 런던 올림픽 은메달도 수확했다. 아시아에서 쇠락의 길을 걷고 있던 중국도 8강에 갔다. 북한 역시 무시하기 어려운 팀이다. 한국은 동아시안컵에서도 북한을 넘지 못했다. 호주는 지난해 11월 평가전에서 한국에 0-1 패배를 선물했지만 월드컵에서 8강에 오른 팀이다.
그야말로 한국 여자 축구로서는 무한 도전이다. 예선 경기 일정도 운이 없다. 북한, 일본과 1, 2차전을 치른다. 두 팀을 상대로 최소 1승 1무는 거둬야 올림픽 본선 꿈을 꿀 수 있다. 호주나 중국과도 한 골 싸움이 될 전망이다. 아시아의 코파 아메리카(남미)나 유로 대회(유럽)라 불러도 될 만큼 강팀들의 경연장이라 할 수 있다.
대표팀은 오는 15일 소집, 21일부터 중국 심천에서 열리는 4개국 친선대회에 나선다. 중국, 멕시코, 콜롬비아를 상대로 가능성을 타진한다. 윤덕여 여자대표팀 감독은 "솔직히 쉽지는 않지만 희망을 갖고 도전하겠다. 월드컵 16강 진출을 누가 예상했겠는가. 해보고 결과로 말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전가을도 결의를 보였다. 그는 "월드컵 최초 16강 진출이라는 역사를 썼듯이 올림픽 역사에도 한 획을 긋고 싶다"라며 사상 첫 남녀 동반 올림픽 진출에 도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중국 4개국 대회를 마치고 국내로 복귀하면 2월 초 훈련을 시작해 올림픽 예선 준비를 한다. 과연 한국 여자 축구에 기적은 일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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