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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배구 간절한 대한항공의 불운, '판정도 안 도와주네'


삼성화재전서 석연찮은 판정으로 손해보며 패배, 준PO 성사 가능성 '가물'

[류한준기자] '점점 더 멀어져간다' 가수 김광석의 노래 '서른즈음에'에 나오는 가사처럼 대한항공의 올 시즌 현재 상황이 그렇다.

대한항공은 22일 현재 17승 15패 승점 52로 4위에 올라있다. 중간 정도의 성적이지만 최근 팀 분위기만 놓고 보면 V리그 남자부 팀 중에서 가장 안좋다. 7연패를 당하면서 4위로 내려앉았고 3위 삼성화재(20승 12패 승점 57)와 격차는 크다.

대한항공이 마지막으로 승리를 거둔 것도 이제 한 달이라는 시간을 훌쩍 넘었다. 그 기간 동안 팀 성적 부진을 이유로 김종민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고 장광균 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았다. 특히 '봄배구' 진출을 위해 가장 중요했던 현대캐피탈, 삼성화재전을 모두 진 것이 뼈아팠다.

대한항공은 운도 안따랐다. 지난 20일 안방인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전이 그랬다. 당시 대한항공은 1세트를 먼저 가져가며 기선을 제압했다. 2세트는 삼성화재가 따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대한항공과 삼성화재 두 팀 모두에게 3세트가 승부처가 됐다. 3세트 16-15로 대한항공이 앞서고 있는 상황, 두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이 끝난 뒤 바로 재개된 플레이에서 묘한 상황이 나왔다.

대한항공 한선수가 시도한 서브를 받은 삼성화재 이강주가 올린 볼은 세터 유광우 쪽으로 갔다. 유광우는 백C 토스를 그로저(독일)에게 보냈다. 이와 동시에 유광우 오른편 전위에선 센터 이선규가 트릭 점프를 시도했다. 상대 블로커를 속이기 위해 속공을 시도하는 동작을 취했다.

네트 건너편에 있던 대한항공 최석기가 이선규의 공격을 견제하기 위해 점프를 한 순간 휘슬이 울렸다. 최초 판정은 최석기의 터치넷 범실. 그러자 대한항공 벤치에서 비디오판독 요청을 했다. 장광균 대행은 '이선규의 인터페어 반칙이 아니냐'고 항의했다.

당시 현장에서는 순식간에 일어난 상황이라 확인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TV중계 화면에는 이선규와 최석기의 플레이가 그대로 잡혔다. 이선규가 스윙을 한 팔이 최석기의 손을 건드렸다. 최석기는 이때문에 네트 상단 백태에 팔이 닿았다.

네트가 흔들리는 걸 보고 터치넷이라는 최초 판정이 이뤄진 것이다. 비디오판독 결과 '리플레이'가 선언됐다. 이선규의 스윙이 네트를 넘어가지 않은 걸로 봤고 최석기도 오버블로킹이 아니라고 판단을 내렸다.

하지만 배구 규칙에 의하면 비디오판독상 리플레이 판정이 나온 건 대한항공 입장에선 억울한 일이 됐다. 이선규의 인터페어 반칙이 돼 대한항공이 한 점을 더 달아나야 하는 상황이 맞다. 비디오판독에서는 '리플레이'가 아닌, 최초 판정인 '터치넷'에 대한 오심 여부의 판독이 나와야 맞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국제배구연맹(FIVB)이 정한 배구경기 규칙서 제11항 4조 '네트 근처의 선수 반칙'(players faults at the net)에 따르면 인터페어에 해당하는 사항이 나와있다. 4조 4항이 이선규의 반칙에 해당한다. '볼을 플레이하기 위해 상대방의 정상적인 시도를 방해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한 배구인은 당시 상황에 대해 "해당 장면을 여러 번 다시 봤는데 애매한 부분은 분명히 있다"면서도 "인터페어 규정을 적용했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또 다른 배구인도 "이선규가 직접 공격에 가담하지 않았지만 유광우가 그로저에게 토스를 하는 상황이 모두 하나로 연결된 플레이"라며 "이선규가 후위에 자리하고 있다가 앞으로 나오는 과정에서 그랬다면 플레이 방해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세터와 함께 전위에 있었기 때문에 연결 동작으로 보는 게 맞다. 그래서 인터페어 반칙이 적용돼야 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17-15로 달아날 수 있는 기회를 놓쳤고 삼성화재는 이후 류윤식의 블로킹과 그로저의 오픈 공격, 서브에이스로 역전에 성공하면서 결국 3세트를 가져갔다. 경기는 4세트 듀스까지 가는 접전 끝에 삼성화재가 3-1로 대한항공에게 이겼다.

대한항공은 경기 종료 후 주장 한선수가 경기 기록지에 리마크(remark)를 했다. 3세트 문제가 된 판정에 이의를 제기했다. 한국 배구연맹(KOVO)도 경기가 끝난 뒤 자체적으로도 재판독을 실시했다.

KOVO측은 "인터페어 규정이 맞다"며 "당시 경기 및 심판 감독관, 부심 등에게 제재 조치가 내려질 예정"이라고 했다. 경기 결과가 번복되거나 그 세트가 다시 열리지는 않는다. 이미 지나간 일이다. 오심 또는 애매한 판정이 경기의 일부분이라고 하지만 대한항공에게는 너무나 아쉽고 아픈 순간이 됐다.

장 대행도 "당시 상황은 정말 중요했고 우리팀 쪽으로 흐름이 넘어오고 있던 시기였다"고 아쉬워했다.

대한항공은 23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리는 한국전력과 삼성화재의 경기에서 한국전력을 응원할 수밖에 없다. 한국전력이 삼성화재를 잡아준 뒤 대한항공이 다음날(24일) 열리는 우리카드전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승점 차를 좁혀 '봄배구' 진출에 대한 희망을 이어갈 수 있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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