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수기자] '동네변호사 조들호'가 종영을 한 회 앞둔 가운데, 당초 계획과 달라진 조주연의 무게감이 눈길을 끈다. 주연으로 발탁된 강소라의 존재감은 사라진 지 오래고, 박신양과 김갑수의 투톱드라마로 자리를 굳혔다. 조연으로 발탁된 김동준은 언젠가 자취를 감췄다.
KBS 2TV 월화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극본 이향희 연출 이정섭 이은진)는 단 한명의 의뢰인을 위해 사명을 다하는 동네 변호사의 이야기를 다룬 휴먼법정물.
'연기甲' 박신양이 타이틀롤 조들호 역을 맡아 드라마를 월화극 1위까지 끌어올렸다. 오랜시간 이어져온 KBS의 월화극 잔혹사를 끊어낸 셈이다.
극중 꼴통 동네변호사 조들호 역의 박신양은 드라마 흥행의 일등공신이다. 일각에선 ''조들호'의 드라마 장르가 박신양'이라는 표현을 할 정도다. 그만큼 드라마 속 박신양의 존재감은 엄청나다. 박신양은 드라마 신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박신양과 함께 도드라지는 인물은 극중 검찰청장을 꿈꾸는 야심 가득한 검사장 신영일 역의 김갑수다. 그는 사람좋은 외모 뒤로 성공과 출세를 향한 집요한 뚝심과 야욕을 가진 인물. 특히 후반부로 갈수록 그의 악행의 강도가 더욱 세지며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김갑수의 존재감이 강렬해지면서 일각에서는 ''조들호'는 박신양, 김갑수의 투톱 드라마'라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드라마가 전개되면서 극중 배역의 주목도가 당초 계획과 달라지는 것은 흔하다. 하지만 '조들호'의 경우엔 선택과 집중이 지나쳐 아쉬움을 자아낸다. 특히 박신양과 함께 주연으로 발탁된 강소라의 경우, 한 시간동안 한두 차례 얼굴을 비추는 데 그쳐 의아함을 자아낼 정도.
극중 강소라는 조들호를 만나 초심을 되찾고 진짜 변호사로 변해가는 이은조 역을 맡았다. 조들호에 이어 두번째 주요배역이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강소라는 드라마 속에서 찾아보기 힘든 인물이 됐다. 간혹 출연할 때도 조들호의 조력자 정도의 역할에 그친다.
이 같은 사례는 또 있다. 극중 배대수(박원상 분)의 부하로 출연해 감초역할을 톡톡히 했던 김유신 역의 김동준은 어느 순간 화면에서 사라졌다. 김동준을 드라마에서 본 것은 지난 12회가 마지막. 종영을 한 회 앞둔 가운데 과연 시청자들은 마지막회에서 김동준의 얼굴을 볼 수 있을지 궁금하기까지 하다.
이에 대해 한 시청자는 드라마 게시판을 통해 '드라마가 등장하는 인물들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쉽다'며 '강소라는 분명 조들호 파트너였는데 지금은 배대수, 황애라보다도 분량이 적다. 드라마에서 소외되기 쉽지 않은 배역 아닌가 싶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실제로 '조들호'는 박신양에 의한, 박신양을 위한, 박신양을 위한 드라마다. 시청률이 15%(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돌파한 것도 타이틀롤 박신양의 공이 크다. 하지만 주연 1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함께 연기하는 배우들이 조화로운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이제 남은 분량은 고작 한 회, 드라마가 진정한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서는 어떻게 마무리를 해야할 지 제작진이 좀 더 깊이 고민해 봐야할 대목이다.
조이뉴스24 김양수기자 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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