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순위가 뒤바뀌었다. 8위였던 LG가 7위로 올라섰고, 7위였던 한화는 8위가 됐다.
두 팀의 순위 역전에는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된 좌완 선발 요원의 행보가 큰 영향을 미쳤다. LG는 데이비드 허프(32)가 선발진의 안정화에 큰 힘을 보태고 있고, 한화의 에릭 서캠프는 거듭된 부진으로 2군 서산 캠프로 컨디션을 조절하러 떠났다.
허프와 서캠프는 입단 당시부터 큰 관심과 함께 비교 대상이었다. 공교롭게 지난달 11일 같은날에 영입 발표가 이루어졌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경기에 선발 등판 경험이 있는 '현역 메이저리거'라는 공통점도 두 선수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다.
명성은 허프 쪽이 높았다. 허프는 메이저리그 통산 120경기에 출전해 25승30패 평균자책점 5.17을 기록했다. 서캠프는 52경기에서 4승8패 평균자책점 6.68의 성적을 남겼다. 그러나 올 시즌만 놓고 따지면 서캠프가 9경기(5패 평균자책점 6.98)에 등판, 2경기에 그친 허프(2패 평균자책점 11.81)보다 많은 기회를 얻었다.
KBO리그에서의 출발도 서캠프는 허프에 뒤지지 않았다. 두 선수는 KBO리그 데뷔전도 같은날 같은 장소에서 치렀다. 7월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 팀의 맞대결이었다. 서캠프는 선발로 등판해 4.1이닝 2실점(1자책)으로 제 몫을 해냈다. 허프는 중간 계투로 나서 1.2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두 번째 등판이던 7월20일 kt 위즈와의 경기에서도 서캠프는 6이닝 1실점 호투로 KBO리그에 연착륙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서캠프의 호투는 거기까지였다. 이후 3경기 연속 부진을 보였다. 7월26일 SK 와이번스전 6이닝 5실점을 시작으로 31일 두산 베어스전 2이닝 6실점, 지난 6일 NC 다이노스전 1이닝 5실점 등 3연패의 늪이다.
결국 한화는 서캠프를 2군 캠프로 이동시켰다. 아직 1군 엔트리 말소는 아니다. 그러나 1군 선수단에서 제외시켰다는 것만으로도 서캠프가 현재 얼마나 신뢰를 잃었는 지를 알 수 있다. 현역 메이저리거로서의 자존심도 상하는 일이다.
반면 허프는 안정적인 제구력을 바탕으로 꾸준히 잘 던지고 있다. 7월21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6이닝 4실점을 기록한 뒤 7월27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는 7이닝 1실점으로 데뷔 첫 승을 따냈다. 2일 두산전에서는 수비 실책에 흔들리며 2.2이닝 8실점(0자책)으로 조기강판했지만 구위는 나쁘지 않았다. 이어 7일 kt전에서 6이닝 3실점 호투하며 시즌 2승 째를 챙겼다.
두 선수의 차이는 결국 팀 성적으로 이어졌다. LG는 허프와 함께 선발진이 안정을 찾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7월말 부터 4연승을 달린 뒤 8월초 다시 5연승이다. 4연속 위닝시리즈도 달성했다. 순위도 7위로 상승하며 5위와의 승차를 2.5경기로좁혔다. 허프가 2승을 거둬준 공이 컸다.
한화도 최근 10경기에서 6승4패로 나쁘지 않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LG의 기세가 워낙 좋아 7위 자리를 내줬다. LG의 10경기 성적은 8승2패. 만약 서캠프만 제 몫을 했다면 중위권 도약도 충분히 가능했다는 점이 한화로선 아쉽다. 한화는 서캠프가 선발 등판한 5경기에서 1승만을 따내고 있다.
LG가 한화에 겨우 반 경기 차 앞서 있는 가운데 두 팀 모두 5위 이상의 순위를 노리고 있다. LG는 허프의 꾸준함이 이어지길 바란다. 한화는 서캠프가 서산 캠프에서 각성해 돌아오길 기대한다. 메이저리거 출신인 두 좌완이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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