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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진 시간' 강동원, 신인 감독 춤추게 하는 시너지(인터뷰)


"현장에서 제일 베테랑, 할 일 많았다"

[권혜림기자] 배우 강동원이 '가려진 시간'을 통해 또 한 번 신인 감독과 수작 영화를 만들어냈다. 또래 감독과의 협업을 통해 신선한 결과물을 이끌어낸 경험들을 살려 이번에도 독특한 색채와 서사의 작품으로 관객을 만난다. '흥행작 제조기'로 불리며 관객들의 뜨거운 지지를 얻어온 강동원은 자신의 티켓파워를 신인 감독과의 시너지에 성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2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가려진 시간'(감독 엄태화, 제작 ㈜바른손이앤에이)의 개봉을 앞둔 배우 강동원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영화는 화노도에서 일어난 의문의 실종사건 후 단 며칠 만에 어른이 되어 나타난 성민(강동원 분)과 유일하게 그를 믿어준 단 한 소녀 수린(신은수 분), 세상은 몰랐던 그 둘만의 특별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극 중 어른 성민 역을 맡은 강동원은 이제껏 소화한 적 없는 색채와 줄거리의 작품에 녹아들었다. 단편 영화 '숲'과 장편 '잉투기' 등으로 재능을 인정받아온 엄태화 감독과 처음으로 함께 작업한 그는 서로 여러 아이디어를 교환하며 생명력 있는 장면들을 만들어나갔다. 편집 과정에서도 감독과 자주 생각을 나눴다고 알린 강동원은 '가려진 시간'의 작업기를 돌이켰다.

강동원은 "연기의 경우 (편집 과정에서) 더 이상 바꿀 수가 없으니, 다른 지점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누게 되더라"며 "나도 영화를 열 일곱 편 만들었으니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서로 같이 이야기하게 되는 면이 있었다. 디테일하게는 '사운드가 너무 훅 끊기지 않나' '조금 더 밀고 가다 끊어야 하지 않나' 등의 이야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최근 강동원은 블록버스터 영화는 물론이고 상업 영화 치고 많지 않은 예산이 투입된 중예산 영화까지 다양한 규모의 작품들로 관객을 만났다. 군 전역 후 '군도:민란의 시대'부터 '두근두근 내 인생' '검은 사제들' '검사외전' 등으로 극장가를 누볐다.

특히 '검사외전'과 '검은 사제들'의 경우는 톱배우인 그가 신인 감독과 함께 작업해 흥행 성과까지 내놨던 작품이다. 이에 대해 강동원은 "일부러 여러 규모의 영화를 섞어 출연하려 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업적인 영화만 하면 지치지 않겠나"라고 말하며 웃어보였다.

"아무래도 제가 투자가 안되는 배우는 아니잖아요. 타율이 나쁘지 않거든요. 요즘 제 타율이 꽤 좋아요. 홈런이 없었는데 올 초에 있었고요. 제가 출연하면 투자에 수월하긴 하죠. (웃음) 이번 영화의 경우 감독도 신인, 프로듀서도 입봉인 작품이었어요. 프리프로덕션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어 촬영이 두 달 정도 미뤄지기도 했죠. 그러면서 시나리오에서 걷어낼 부분은 어떤 부분이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어요."

'가려진 시간'의 현장에서 주연 배우 강동원은 가장 풍부한 경험을 가진 영화인이었다. 강동원은 "(미술 감독을 제외하고) 스태프들을 통틀어 제가 제일 베테랑이었다"며 "촬영기사님도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로 데뷔한 분이라 작품 수가 많지 않았다. 당연히 연출부 친구들은 다 저보다 어렸다"고 돌이켰다.

"그래서 현장에서 제가 할 일이 많았어요. 이 영화는 끝까지 찍고 싶었고 중간에 포기하는 게 아깝더라고요. 그래서 회의도 많이 하고 제작진을 만나서 이야기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완성본 속 중요한 장면들을 못 찍었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도 그 장면들을 잘 찍어나갈 수 있었죠."

영화는 외로운 소녀, 그리고 가려진 시간 속에 어른으로 자라버린 남자 아이의 이야기다. 강동원은 이 영화를 본 관객들이 감정의 과잉을 느끼기보단 보편적 정서의 감상을 가져갈 수 있길 바랐다. 그는 "이 영화를 찍으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내 또래 남자 어른들이나 40~50대 남성들이 봐도, 말하자면 '안 오글거리는' 포인트를 잡고 싶었다"고 답했다.

"그에 더해 10~20대 여성 감성도 잡고 갈 수 있게, 그런 포인트를 잡으려 했어요. 개인적으로 톤은 만족해요. 내가 봐도 아슬아슬하게 가더라고요. 막 오글거리려다 넘어가는, 그 톤은 잘 잡아간 것 같아요.(웃음) 그렇다고 완전히 ('오글거리는' 표현을) 안할 수는 없었어요. 13세에서 멈춰 혼자 살다 온 느낌을 표현해야 했으니까요. 그런 지점을 많이 고민하며 연기했어요."

영화는 오는 16일 개봉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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