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6명이 함께 하는 배구에서 득점을 많이 올리고 공격을 책임지는 '에이스'의 역할은 무척 중요하다.
하지만 혼자 경기를 치를 순 없다. 에이스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이 유기적으로 팀플레이를 해야만 승리를 거둘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주전 뿐만 아니다. 웜업존과 벤치에서 대기하고 있는 백업 선수도 항상 코트에 투입될 수 있는 준비를 마쳐야한다. 주전이 아닌 백업 전력이 탄탄해야하는 이유다.
남자 프로배구 한국전력은 최근 토종 에이스 전광인의 발목 상태에 신경을 쓰고 있다.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도 마찬가지다. 신 감독은 "순위 경쟁에 있어 중요한 시기이지만 (전)광인이의 몸상태와 컨디션을 살필 수밖에 없다"고 했다.
만에 하나 전광인이 부상 정도가 심해져 결장하는 경기가 많아진다면 한국전력에게는 치명타다. 주포 바로티(헝가리)를 비롯해 서재덕과 베테랑 센터진이 있긴 하지만 전광인이 없다면 팀 전력의 50%정도가 빠지는 셈이다.
부상 부위에 무리를 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전광인의 휴식 시간을 보조할 백업 멤버의 중요성은 높아진다. 신 감독이 올 시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부상 방지다. 그는 "주전, 백업 모두 다치는 선수가 나와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발목 상태가 좋지 않은 전광인의 휴식 시간은 주로 안우재가 커버했는데 최근 다른 선수가 이자리를 맡았다. 베테랑 윙스파이커(레프트)인 주상용이다. 그는 지난 3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OK저축은행과 원정경기에서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 출전했다.
한국전력은 당시 세트스코어 3-0으로 이겼다. 주상용은 경기 후 "정말 오랜만에 선발로 코트에 나왔다"며 "(전)광인이가 아픈데도 이렇게 열심히 뛰고 있는데 꼭 힘을 보태주고 싶다"고 했다.
주상용의 프로 입단 당시 포지션은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였다. 하지만 현대캐피탈 시절 후인정(현 한국전력 코치) 박철우(현 삼성화재) 등에 자리를 내줘야했다. 포지션을 윙스파이커로 이동했지만 좀처럼 기회가 찾아오지 않았다.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으로 트레이드기 돼 새로운 기회를 잡나 했지만 역시나 쉽지 않았다. 이경수(현 남자배구대표팀 트레이너) 김요한 등 쟁쟁한 윙스파이커 자원에 유망주도 많았다. 주상용은 자신에게 세 번째 팀이 된 한국전력으로 다시 옮겼다.
보장된 출전 시간은 아니지만 주상용은 "내가 도움을 줘야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며 "광인에게 모든 걸 맡길 수 없지 않느냐. 원 포인트 블로커로 들어가더라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전광인이 컨디션을 회복할때까지 주상용, 안우재 등이 얼마나 잘 버텨주고 빈자리를 메우느냐도 관건이다. 한국전력은 8일 안방인 수원체육관에서 현대캐피탈과 만난다. 두팀은 올 시즌 치열한 2위 경쟁을 하고 있다. 2위 현대캐피탈과 3위 한국전력의 승점 차는 1점이다. 당일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는 뒤바뀐다.
주상용이 OK저축은행과 경기처럼 전광인보다 먼저 코트에 나선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주상용은 "친정팀과 맞대결이라 기대는 조금은 된다. 아주 잠깐 코트에 들어가더라도 팀이 승리를 거둘 수 있게 보탬이 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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