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손세이셔널' 손흥민(25, 토트넘 홋스퍼)이 날이 갈수록 진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부터는 손흥민이 가는 길이 곧 역사가 된다.
손흥민은 전날인 1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열린 2016~2017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2라운드 AFC본머스전에서 1-0으로 앞선 전반 19분 해리 케인의 패스를 놓치지 않고 골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로 골을 터뜨렸다.
리그 12호골이자 시즌 19호골이다. EPL 12골, FA컵 6골,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1골이다. 리그 4경기 연속골을 넣었고 FA컵을 포함하면 최근 6경기 8골이다.
지난 1일 번리 원정 골을 시작으로 6일 스완지시티전 결승골, 8일 왓포드전 멀티골에 1도움에 이어 본머스전까지 골맛을 보며 기복이 있다는 편견을 완벽하게 날려 버리고 있다. 지난달 12일 밀월과의 FA컵 8강전 해트트릭까지 포함하면 한 달 사이 치른 8경기 8골로 경기당 1골이라는 놀라운 득점력을 자랑하고 있다.
차범근 20세 이하(U-20) 월드컵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이 1985~1986 시즌 레버쿠젠(독일)에서 새운 아시아 선수 유럽리그 한 시즌 최다골(19골) 기록과도 타이를 이뤘다. 차 부위원장은 38경기에서 19골(정규리그 17골, DFB 포칼 2골)을 넣었다. 손흥민은 40경기 19골을 해냈다.
기록을 깬다는 보장이 없었다. 아시아 선수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 특히 한국 선수의 경우 설기현 현 국가대표팀 코치는 2004년 EPL 울버햄턴에 입성해 레딩, 풀럼FC에서 2010년까지(2009년 알 힐랄 임대 제외) 5시즌 동안 117경기 13골을 기록한 게 전부다.
한국 축구의 전설인 박지성도 2005년 멘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성해 2014년 퀸즈 파크 레인저스(QPR)에서 뛴 8년 동안 27골(리그 19골)을 기록했다. 전문적인 골잡이들이 아니라는 점에서 과연 선배들의 기록에 가까이 갈 수 있을지에 의문이 있는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해냈다. 기성용(스완지시티)이 2014~2015 시즌 넣은 리그 8골을 뛰어넘으며 아시아 선수 최다골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다. 본머스전에서 리그를 포함한 각종 대회 19골을 기록하며 차범근 부위원장의 역사에 함께 이름을 올렸다.
아직 욕심을 내야 하는 손흥민이다. 차 부위원장이 기록한 리그 17골에 도전해야 한다. 리그는 6경기가 남았고 크리스탈 팰리스(원정) 아스널(홈)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원정) 맨체스터 유나이티드(홈) 레스터시티(원정) 헐시티(원정) 순이다.
크리스탈 팰리스부터 웨스트햄까지는 모두 런던 연고지 팀간 경기다. 이동이 사실상 없어 컨디션 유지에도 문제가 없다. 크리스탈 팰리스전에 앞서 첼시와 FA컵 4강전을 치르는 것이 변수다. FA컵 결과에 따라 리그 득점 레이스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FA컵은 6골로 득점 선두다. 오는 23일 첼시를 이긴다면 결승에 오른다. 득점왕은 시간문제다. 손흥민의 마음을 뜨겁게 만들기에도 그만이다.
본머스전은 결정력과 이타적인 플레이가 잘 섞인 한 판이었다. 골 외에도 해리 케인과 크리스티안 에릭센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넣어줬다. 손흥민도 1골을 넣은 뒤 추격의 고삐를 계속 당겼다. 후반 35분 무사 뎀벨레와 2대1 패스로 본머스 수비 공간을 무너뜨린 뒤 슈팅하는 슈팅하는 지능적인 플레이를 보여줬다. 얼마든지 더 골을 넣을 수 있음을 보여준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또한, 현재의 추세라면 4월의 선수상 수상도 가능할 전망이다. 손흥민은 지난 9월 리그에서만 4골 1도움으로 아시아 선수 최초의 'EPL 이달의 선수상'을 받았다. 4월에만 리그 4경기 5골 1도움이다. 두 번 수상이라면 이 역시 새역사가 된다. 한국 축구의 살아있는 전설을 향해 성큼 다가선 손흥민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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