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새 감독은 국내 지도자로 러시아월드컵 본선까지 지휘해야 한다."
울리 슈틸리케(63) 축구대표팀 감독이 중도 경질됐다. 이용수(58) 기술위원장도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이 위원장은 15일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파주 NFC)에서 열린 제5차 기술위원회 도중 기자회견을 통해 슈틸리케 감독과의 상호 합의에 의한 계약 해지와 자신의 동반 사퇴를 알렸다. 말이 상호 합의지 슈틸리케 감독은 사실상 경질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2014년 9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2015 아시안컵과 동아시안컵 준우승과 우승을 이끌었지만 최종예선에서의 부진한 경기력이 결국 빌미가 됐고 경질을 피하지 못했다.
이 위원장은 "슈틸리케 감독이 최근 카타르 원정에서 좋지 못한 결과를 냈다. 결론적으로 슈틸리케 감독과 축구협회가 상호 합의 하에 계약을 해지했다. 나 역시 대표팀의 발전을 위해 노력했지만 그렇지 못했고, 사임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당장 8월 31일 이란, 9월 5일 우즈베키스탄과의 2연전을 누가 지휘할 것인지 모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물러나는 마당에 답을 드리기는 어렵다"면서도 개인적인 의견을 전제로 "2경기 밖에 남지 않았다. 대표팀 감독의 범위는 상당히 축소될 수밖에 없다. 기술위에서 몇 가지 건의 사항이 나왔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국내 감독님이 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견해를 드러냈다.
이어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준비 상황이나 선발 등의 할 일이 많다. 시간이 많지 않다"며 선수 파악이 용이한 국내 지도자가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정리했다.
◆이용수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기술위원회 회의 결과는.
"슈틸리케 감독이 지난 2014년 9월 부임해 나름 애를 썼지만 최근 카타르 원정에서 좋지 못한 결과를 냈다. 결론적으로 슈틸리케 감독과 축구협회가 상호 합의 하에 계약을 해지했다. 저 역시 대표팀의 발전을 위해 노력했지만 그렇지 못했고, 사임을 결정했다."
-남은 2경기는 대행체제인지 아니면 새 감독을 뽑을 것인지.
"사실 이 부분은 내가 답을 내면 안되는 부분인다. 마지막 두 경기를 앞두고 시간적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 좋은 기술위원장을 선임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려운 시기에 물러나는 아쉬움이 있지만 좋은 결과를 만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 상황에서는 이대표팀 감독 범위는 상당히 축소가 불가피하다. 지금 상황은 국내 감독이 맡아야 한다. 어떤 분이 좋겠다는 정도의 건의사항은 기술위에서 검토해서 다음 위원회와 위원장에게 전달하겠다."
"위원장 선임에 대해서는 회장단에서 결정할 것으로 본다. 위원장이 누가 되는지는 내가 말하기 어렵다. 누가 되더라도 잘 이끌 것이다. 역대 사례를 보면 최종예선은 힘들었다. 감독이 바뀌고 그랬지만 늘 발전을 해왔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다음 위원장과 감독이 위기를 돌파하기를 기대한다."
-계약 조건은 어떻게 되나.
"계약 내용은 구체적인 것은 모른다. 그러나 경질이든 사퇴든 상호 합의를 하든 문구 자체는 계약서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 남은 연봉을 포함한 문제는 계약서대로 진행이 된다. 계약 내용은 개인적인 것이라 나도 모르고 공개도 하지 않을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과 통화를 했다고 했는데 반응은.
"(카타르전이) 끝난 후 이런저런 이야기를 짧게 나눴다. 경기 후 비행기를 타고 오면서까지 의견을 나눴다. 감독님도 기술위원회에서 어떤 결정을 하더라도 존중하겠다고 했다. 짧은 시간이지만 이야기 하면서 결론을 내렸다. 먼저 말을 하는 것이 기자회견을 통해 알려지는 것보다는 예의라고 생각한다."
-국내 감독 중에서 선택을 해야하는데 어떤 지도자가 필요한가.
"대표팀 감독은 기본적인 역량이 있는 분이 선임이 되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위기 관기 능력이 중요하다고 본다. 어려운 상황에서 경기를 꼭 이겨야 하는 현실 아닌가. 선수들을 심리적, 환경적으로 준비시키고 경기장에서 경기력으로 끌어낼 수 있는 부분이 중요하다. 지금은 선수들도 여러가지 요인으로 마음적으로 많이 가라앉아 있다.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준비 상황이나 선발부터 경기까지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새롭게 맡아야 하는 상황에서 마음을 어떻게 잡느냐가 누가 하더라도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최종예선 두 경기만 봐야하나. 아니면 본선까지인가.
"두 경기만 지휘하는 선임은 어렵다고 본다. 두 경기 실패하면 계약이 종료 되겠지만 어떻게든 한국인이 한다면 두 경기를 포함해 러시아월드컵 본선까지 계약해야 한다."
-과거 기술위원장이 사퇴하면 기술위원들도 동반 사퇴를 했는데.
"회의를 하면서 기술위원들에게 다음 위원장이 오면 결정하도록 오늘은 사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도 내가 기술위 구성을 하면서 당연직으로 포함되는 이들도 있었다. 조긍연 위원장이 그렇다. 수석 전임지도자 역할을 하는 최영준 위원도 협회 기술교육실에서 계속 일을 해왔다. 누가 오더라도 역할을 하는 분들은 계속 해야 한다. 새 위원장이 자신의 스타일을 만들어갔으면 한다."
"몇몇 기술위원이 대표팀 감독 거취와 (기술위가) 연계되어 가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하더라. 마지막 건의로 기술위원회와 대표팀 감독 선정위원회로 분리해서 임기를 보장 받고 일을 했으면 한다. 기술위원회 추천을 받아 감독을 선임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것을 건의하려고 한다."
-슈틸리케 감독 선임 당시 기준은 유효한가.
"많이 비슷하다. 적어도 최종예선을 치열하게 경험했던 사람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2012년 말부터 축구협회 미래 기획단 일을 하다가 기술위는 2014년 8월부터 해왔다. 아쉬움이 있다면 최종예선 준비 과정에서 출발점에 손흥민이 없었다는 점이다. 리우 올림픽에 차출하기 위함이었는데 토트넘과의 협상 과정에서 토트넘은 리우 차출 조건으로 9월 두 경기 중 중국전은 홈에서 치르니 시리아전은 뛰지 말고 보내라는 요구가 있었다. 그 안을 놓고 슈틸리케 감독과 의논할 때 나오자마자 고개를 돌렸다. 몇 번을 같은 안으로 이야기를 했고 세 번째 대화에서 그렇게 하라고 하더라. 손흥민이 있고 이겼다면 편안하게 최종예선을 치르지 않았을까."
-감독과 기술위원장이 공석이다. 기록에 대한 연속성이 있어야 하는데.
"말로 할 필요가 없다. 협회 일을 다시 시작하면서 모든 연령별 대회 준비 과정에서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와 지원스태프가 반드시 시작 전에 전략 회의를 하도록 했다. 준비 과정을 문자화했다. 감독은 어떤 준비를 하고 의무진은 선수단 영양 관리, 수분 섭취, 체온 조절 등 단계적으로 준비하게 했다. 문자화 시켜서 기술교육실의 자료로 남게 했다. 자료는 언제라도 코칭스태프에게 전달이 되도록 했다."
-국적을 떠나 위기 타계를 위한 지도자가 필요한데.
"국내 감독이 해야 한다는 판단은 시간이 없어서 그렇다. 외국 감독으로 국내 선수 파악이 짧은 기간으로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한국 감독이 하면 적어도 최근 선수들 파악은 분명히 할 수 있다. 슈틸리케 감독이 마지막 외국인 감독이 됐으면 한다는 생각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외국인 지도자를 활용하는 것은 14·16세 등 유소년 팀에 필요하다고 본다. 우수 선수 육성과 국제 수준 성장에 더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조이뉴스24 파주=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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