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지수기자] 선동열호가 첫 출항에서 성공적인 세대교체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2017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 대표팀은 지난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의 대회 결승전에서 0-7로 완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지난 16일 일본에 7-8로 석패한데 이어 이번 대회 한일전 2경기를 모두 패했다.
패배는 아프지만 전혀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선 감독은 지난 8월 취임 당시부터 오는 2020년 도쿄 올림픽까지 팀을 완성해나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조금만 멀리 본다면 이번 대회를 통해 대표팀은 많은 수확을 얻었다.
첫 번째는 올해 신인왕 이정후(넥센 히어로즈)다. 이정후는 이번 대회 3경기에서 13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일본과의 개막전에서 2타점 2루타로 강한 인상을 남긴 뒤 대만전에서 결승 1타점 3루타를 쳐내며 한국의 1-0 승리를 견인했다. APBC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 시즌 한층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키스콘 콤비 역시 젊은 피들의 활약이 빛났다. 유격수 김하성(넥센)과 2루수 박민우(NC 다이노스)는 공·수에 걸쳐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김하성은 대표팀의 4번타자를 맡아 11타수 3안타 1홈런 1타점으로 제 몫을 해줬다. 유격수 수비에서도 안정감 있는 플레이로 한국의 내야를 든든하게 지켰다.
박민우도 10타수 4안타 3볼넷으로 톱타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일본과의 개막전에서 송구 실책을 범하며 체면을 구겼지만 이후 맹타를 휘두르며 만회했다. 이번 대회만큼 만 활약해준다면 내년 아시안 게임과 2020년 올림픽까지 대표팀의 '리드 오프'는 박민우의 차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마운드에서는 장현식(NC)과 임기영(KIA 타이거즈)이라는 걸출한 선발투수들을 발굴했다. 장현식은 일본과의 개막전에 선발등판해 5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했다. 최고구속 150㎞의 직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앞세워 일본 타자들을 제압했다. 선 감독은 대회 기간 내내 장현식의 성장세에 만족감을 나타내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임기영은 새로운 대만 킬러로 떠올랐다. 17일 대만전에 선발등판해 7이닝 무실점으로 대만 타선을 틀어막았다. 탈삼진 7개를 기록하며 대만 타선을 완벽하게 압도했다. 지난달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승리투수가 됐던 임기영은 한국시리즈 우승에 이어 국제 무대에서 자신의 기량을 입증했다.
대표팀 최고참이었던 장필준(삼성 라이온즈)도 존재감을 과시했다. 장필준은 일본과 개막전에서 1이닝 무실점, 대만전에서 1.1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선동열호의 뒷문을 든든하게 지켰다. 정규시즌 때보다 안정감 있는 피칭으로 위기 때마다 대표팀을 구해냈다. 박진형(롯데 자이언츠)도 일본과 개막전 1.2이닝 무실점, 대만전 0.2이닝 무실점으로 값진 경험과 함께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선동열호는 비록 숙적 일본에 두 차례나 패하는 아쉬움을 남겼지만 분명 승리 이상의 성과를 얻었다. 선 감독의 기대대로 이번 대회를 통해 경험을 얻은 젊은 선수들이 한층 더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조이뉴스24 김지수기자 gsoo@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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