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신태용(48) 축구대표팀 감독의 '돌려치기'가 본격 가동을 알렸다.
축구대표팀은 22일 오후(한국시간) 아일랜드 더블린의 아일랜드 축구협회(FAI) 내셔널 트레이닝센터에서 세트피스 활용 능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 훈련에 돌입했다.
신 감독은 더블린 입성 이틀째인 21일 훈련부터 부분 공개로 전환했다. 이날도 마찬가지, 시작 30분이 지난 뒤 취재진을 밖으로 내보냈다. 오는 24일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북아일랜드와 평가전을 앞두고 세밀함을 다듬기 위해서다.
감기몸살 기운으로 빠진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을 제와한 전원이 칼바람을 극복하며 훈련에 집중했다. 인상적인 장면은 전날에 이어 세트피스 다듬기였다. 이전까지 세트피스 훈련이 페널티지역 안에 몰린 특정 선수의 머리에 정확하게 배달하고 수비는 상대를 막는 데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달랐다. 소위 세트피스 돌려치기가 가동됐다.
이를테면 코너킥의 키커는 인접한 동료에게 연결하고 이를 가까운 골대 방향으로 가로지르기(크로스)를 시도하거나 코너킥이 낮게 가까운 페널티지역 밖의 동료에게 연결하면 안으로 침투하는 동료에게 연결하는 방식이다.
이는 코너킥을 연결받은 동료가 상대의 압박을 피해 빠르게 패스한 뒤 곧바로 움직여 공간을 창출한 뒤 슈팅 또는 패스로 결론을 내는 방법이다. 좁은 공간에서 속도와 세밀함으로 상대 수비를 제압하기 위함이다.
신 감독은 지난해 20세 이하(U-20) 대표팀 감독을 맡으면서 '돌려치기'를 시도한 바 있다. 뻔한 세트피스 대신 상대를 좀 더 효율적으로 공략하자는 의도다. 연령대가 어린 선수라 실패가 많았고 크게 효과를 보지 못했고 A대표팀에서도 확률은 조금 낮았지만, 지난해 12월 동아시아 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과 1월 터키 안탈리아 전지훈련 평가전을 통해 가능성을 봤다.
가상의 스웨덴인 북아일랜드는 '선 수비 후 역습'에 능하다. 힘을 앞세우는 대신 스피드가 다소 느린 편이다. 이런 점은 힘 대신 속도를 앞세워 활용하기에 적격이다. 생각대로 된다면 상당히 무서운 공격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높이가 있는 김신욱(전북 현대)의 머리에 바로 연결 가능함은 물론 후방 침투 능력이 뛰어난 이근호(강원FC), 황희찬(잘츠부르크)에게 연결도 가능하다.
키커는 이창민(제주 유나이티드), 권창훈(디종FCO) 등이 나섰다. 인접 지역에는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이재성(전북 현대) 등이 볼을 받았다. 가끔은 손흥민이 후방에서 연결된 볼을 받아 슈팅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돌아 들어오는 플레이를 하는 손흥민의 특징을 고려하면 더욱 효과적으로 활용 가능하다. 상대 수비가 손흥민의 두 발 플레이에 현혹되기에도 딱 맞다. 손흥민에게 몰린 수비를 분산시켜 다른 동료가 기회를 얻은 연쇄 효과인 셈이다.
선수들 사이에 섞인 신 감독은 "1번은 여기, 2번은 여기"라며 킥의 방향과 위치를 지정해줬다. 선수들도 신 감독의 신호에 따라 적절히 섞여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약속된 플레이에 몸을 녹이는 데 집중했다.
신 감독은 "필드 플레이도 중요하다. 상황에 따라서 볼이 정지된 세트피스에서 골을 넣으면 상당히 유리하다. 신체 조건에서 불리할 수 있지만, 조직적으로 섬세하게 세트피스를 준비하면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다양한 방법의 세트피스로 그동안 성공률이 낮았던 것을 만회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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