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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명옥의 SNS, 도로공사 선수들 뭉친 원동력


1차전이 승부처 이구동성 강조…모친상 슬픔 딛고 첫 번째 별 새겨

[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1차전 승부가 워낙 극적이었죠."

여자프로배구 한국도로공사가 마침내 V리그 최정상 자리에 올랐다. 도로공사는 지난 27일 화성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과 2017-18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3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1로 이겼다.

도로공사는 시리즈 전적 3연승으로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다. 앞선 3차례 준우승(2005 겨울리그·2005-06·2014-15시즌)에 그친 아쉬운 마음을 마침내 덜어냈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 주장 정대영(37)을 비롯한 선수들 모두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1차전 5세트를 꼽았다.

도로공사는 지난 23일 안방인 김천체육관에서 열린 1차전에서 패배 위기에 몰렸다. 세트스코어 2-2로 맞선 가운데 5세트 10-14로 몰렸다. 한 점만 더 내줬다면 도로공사 패배로 경기가 끝나는 상황. 그런데 도로공사는 거짓말처럼 14-14 듀스를 만들었고 결국 5세트를 따내며 1차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도 "돌이켜보면 너무나 아쉽다"고 할 정도로 1차전 결과는 이번 챔피언결정전 승부 향방을 가린 경기가 됐다.

그런데 김 감독은 1차전을 앞두고 걱정이 됐다. 주전 리베로 임명옥(32) 때문이다. 임명옥은 챔피언결정전 준비가 한창이던 지난 19일 모친상을 당했다.

암으로 투병하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임명옥은 장례식을 모두 마친 뒤 바로 팀으로 돌아왔다. 김 감독이 하루 정도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겠다고 얘기했지만 그는 마다했고 동료들과 함께 코트에서 땀을 흘렸다.

임명옥은 "우승을 차지해 정말 기쁘다"며 "팀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던 것은 1차전에서 좋은 경기를 치러 우승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명옥은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니 나 또한 우승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나 없으면 안된다는 그런 자만이 아니라 팀을 위해서도 내가 뛰어야한다는 생각을 했다"며 "동료들이 옆에서 정말 많이 도와줘서 어머니 생각을 많이 안하고 코트에서 웃으며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 다시 한 번 감독님과 팀 동료들에게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베테랑이자 주전 세터 이효희(38)는 "저희는 1차전이 우승을 확정한 날"이라고 웃었다. 1차전 종료 후 선수들 대부분은 눈물을 흘렸다. 임명옥도 마찬가지였다.

극적인 경기 결과 외에 그랬던 이유가 있다. 1, 3차전을 현장 중계했던 장소연 SBS 스포츠 배구해설위원은 그 뒷얘기를 전했다.

임명옥이 남긴 쇼설미디어(SNS) 때문이다. 도로공사 선수들은 임명옥의 모친상 소식을 전해듣고 문상을 가기로 했다. 그런데 임명옥은 선수단 단체 카카오톡 방(단톡방)에 '지금 빈소에 찾아오는 것보다 우승트로피를 갖고 와 선수들과 함께 어머니를 보러 오는 것이 더 낫겠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장 위원은 "선수들 모두 임명옥이 남긴 글에 울음을 터뜨렸다고 한다"며 "그메시지 하나로 선수단이 더 단단히 뭉친 것 같다. 팀 분위기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고 얘기했다.

임명옥은 누구보다 힘든 챔피언결정전 일정을 소화했다. 그러나 코트 안팎에서 꿋꿋했다. 흔들리지 않고 상대 서브와 공격을 받아냈다. 위로하는 동료를 오히려 더 다독였다. 이런 부분이 모두 모아져 도로공사가 프로 출범 후 첫 우승을 차지하는데 큰 힘이 됐다.

조이뉴스24 화성=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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