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저돌적인 '황소' 황희찬(22, 잘츠부르크)이 스스로 골을 창조했다. 없던 공간을 만들었고 쉽지 않았던 골까지 넣으며 잘츠부르크와 오스트리아의 유럽 클럽대항전에 4강 진출이라는 새역사를 선물했다.
잘츠부르크는 13일 오전(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의 레드불 아레나에서 열린 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8강 2차전 라치오(이탈리아)와 경기에서 4-1로 이겼다. 1차전에서 2-4로 졌던 잘츠부르크는 1, 2차전 합계 6-5로 구단 역사상, 오스트리아 축구 역사를 끌어 들여도 처음으로 4강에 오르는 기적을 연출했다.
4강 진출을 위해서는 무조건 골이 필요했던 경기였다. 1차전에서 경고 누적으로 빠졌던 황희찬은 2차전에 선발로 나섰다. 저돌적이고 활동량 많고, 직선적이면서 곡선적인 움직임까지 모두 갖춘 황희찬의 능력이 잘츠부르크 공격진에는 필요했다.
전반 시작도 황희찬의 슈팅이었다. 4분 만에 첫 슈팅이 나왔다. 비록 골키퍼 손에 걸렸지만, 이날 잘츠부르크가 어떻게 경기를 끌어갈 것인지에 대한 컨셉트가 확실하게 나왔다.
라치오는 황희찬의 슈팅에 놀라 이후 수비 대형을 더 내리며 틈을 주지 않는 데 집중했다. 막아내면 1차전 승리를 지키며 4강에 가는 것이 가능했다. 이탈리아 특유의 밀집 수비도 잘츠부르크를 당황하게 했다.
그러나 체력이 좋았던 황희찬이 후반 분위기를 완벽하게 바꿔 놓았다. 1-1로 맞선 27분 아마두 아이다라의 골에 움직임으로 슈팅 공간을 만들어줬다. 페널티지역 왼쪽에 있던 황희찬은 린홀드 야보의 패스에 앞으로 나가며 수비진이 뒤로 물러나는 효과를 냈다. 아이다라는 압박이 없는 상태에서 슈팅해 골을 터뜨렸다.
움직임 하나가 라치오 수비를 허물었다. 이후 29분 황희찬의 모든 장점이 섞인 골이 터졌다. 중앙선 부근에서 칼레타-카의 땅볼 패스가 나왔다. 황희찬은 미드필드 왼쪽에서 수비 앞선에 있다가 순간적으로 뒤쪽으로 돌아 들어갔다. 페널티지역 오른쪽까지 침투해 볼을 잡은 황희찬은 슈팅했고 골망을 흔들었다. 수비에 맞고 굴절되는 행운이 있었지만, 부지런함이 만든 골이었다. 칼레타-카를 향해 손을 흔든 뒤 크게 돌아 들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 골로 양팀은 1, 2차전 점수 5-5 동률이 됐다. 황희찬은 탄력이 넘쳤고 31분 슈테판 라이너의 골을 만든 코너킥을 제조하는 데 일조했다. 전방에서 자리를 지키면서 수비에 절대로 밀리지 않는 모습이 없던 기회를 만들어냈다.
황희찬은 지난달 28일 폴란드와 유럽 원정 평가전에서도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동점골을 만든 경험이 있다. 자신이 잘하는 수비 압박과 공간 창출을 이번에도 보여주며 재미를 봤다. 기적의 승부에 주인공 중 한 명으로 완벽하게 자리 잡은 황희찬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