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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첫 은' 카바디계가 진심으로 바라는 일


국민들 관심 필요해…저변 넓혀 강국 되겠다 선수단 각오

[조이뉴스24 김동현 기자] 카바디는 국내 스포츠계에서는 낯선 종목이다. 그러나 선수들은 다른 종목 선수들 만큼이나 열심히 운동했고 아시안게임에서 메달 색깔을 바꾸는 데 성공했다.

한국 카바디는 지난 2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가루다 극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카바디 남자 결승에서 이란에 16-26으로 졌다. 금은 놓쳤지만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메달이 국내 카바디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카바디 대표팀 입장에서는 아쉬운 생각이 많이 들 수 밖에 없는 결과지만 성과도 있었다. 지난 2014 인천 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면서 인도를 비롯한 서남아시아 강팀에게 도전장을 던진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결승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금메달 획득까지 한 걸음이 모자랐지만 이번 대회에서 거둔 성적은 박수와 격려를 받아야하는 일이다.

단순히 메달 색깔로 카바디 대표팀 성과를 말하기에는 모자르다. 카바디는 인도의 국기다. 당연히 인도와 인접 국가들의 강세가 도드라진다. 파키스탄은 물론, 이란 등도 강팀으로 꼽힌다.

서남아시아와 중동 강호들 속에서 한국은 동아시아 지역에 속한 팀으로 유일하게 결승까지 오른 것이다. 일본과 대만 등도 한국과 비슷하게 카바디 역사가 짧다. 일본과 대만이 답보 상태인 가운데 한국은 지난 대회보다 더 나은 성적표를 손에 넣었다.

이런 성과를 거두기까지 힘든 일도 많았다. 결승을 하루 앞둔 지난 23일 문병선 대한카바디협회 전무 이사는 현장을 찾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열변을 토했다.

문 전무이사는 "대한체육회 준가맹 단체라 지원을 받지 못했다. 단복도 급하게 공수했고 신발도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체 참가한 카바디 선수들이 입은 검은색 산악 의류는 한국 선수단 공식 단복과 차이가 크다.

디자인도 색상도 달랐다. 급하게 지원을 받느라 생긴 문제다.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여러가지 어려움을 해쳐나가야했다.

결승전에 나선 선수들 대부분은 무릎과 허리쪽에 부상을 안고 뛰었다. 카바디 대표팀에서 '에이스'로 꼽히는 이장군도 마찬가지다.

그는 지난 시즌 당한 허리 부상에서 회복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러나 트레이너가 부족해 부상 치료와 재활 과정에서 애를 먹고있다. 선수촌에서 다른 종목 선수나 팀이 개별 트레이너를 두고 관리를 받는 모습은 그야말로 언감생심. 이날 경기에서도 카바디 대표팀의 딱한 사정을 아는 대한체육회 소속 트레이너가 자원해 경기장까지 따라왔다.

부족한 지원 속에서도 카바디는 금메달을 눈앞에 뒀다. 종주국 인도 스타일을 앞세운 이란에 졌지만 지원 규모와 국내 170명 남짓한 등록 선수 숫자를 고려한다면 은메달이라는 성적은 쾌거가 틀림없다.

문 전무는 "기적이 아니다. 선수들이 운동 외에 투잡을 뛰고 용돈을 벌어 훈련하면서 만든 결과"라고 감격했다. 이번 대회가 끝난 뒤 카바디가 거둔 좋은 성적에 따라올 일은 많다.

준가맹단체에서 정가맹 단체로 승격, 지원 규모 확대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국내 카바디계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따로 있다.

선수들과 문 이사는 "국민들에게 친숙한 스포츠가 되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런 이유로 감독, 선수, 협회 관계자 등이 카바디가 갖고 있는 매력에 대해 어필했다.

조재호 총감독은 결승전이 끝난 후 "카바디는 정말 좋은 운동"이라며 "어디서나, 어느곳에서나 누구나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스포츠"라고 주장했다. 그는 "야구를 하기 위해선 300시간 이상을 연습해야하지만 카바디는 2시간이면 충분하다"며 "초등학생들도 카바디를 좋아하고 즐기고 있다"고 얘기했다.

은메달을 목에 걸고 대표팀에서 에이스 노릇을 하고 있는 이장군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이렇게 손을 잡고 경기를 치르는 종목이 없다. 손을 잡고 협동하다보니 마음이 잘 통한다. 카바디는 팀 워크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전무이사도 마찬가지다. 그는 "카바디처럼 손을 잡고 하는 운동이 드물다. 또한 생활체육에서 아이들의 사회생활 등에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종목에 대한 친숙함은 해당 운동을 즐기는 스포츠 인구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 협회 관계자는 "170명 남짓한 등록 선수 수도 유동적"이라면서 "100명 안팎이 될 때도 있다"고 설명했다.

얇은 선수층 탓에 기량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 카바디의 이번 대회 은메달 획득은 가치가 크다. 협회 측 얘기대로 카바디는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저렴한 스포츠다.

취재 현장에서 지켜본 본 카바디는 박진감이 넘치고 규칙도 간단했다. 무엇보다 상당히 재미있는 종목이었다. 이번 은메달을 계기로 카바디가 좀 더 일반인에게 친숙하게 다가간다면 저변 확대와 함께 국제무대에서 경쟁력도 함께 끌어 올릴 수 있다. 국내 카바디계는 진심으로 그러한 날이 오기를 바라고 있다.

조이뉴스24 자카르타(인도네시아)=김동현기자 migg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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