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운명이라 여기겠습니다."
남자프로배구 삼성화재가 사령탑을 바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조기 종료된 2019-20시즌 도드람 V리그까지 3년 동안 팀을 맡았던 신진식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놨다.
삼성화재는 신 전 감독을 대신해 고희진 수석코치를 새로운 사령탑으로 지난 20일 선임했다. 그런데 고 신임 감독 앞에 주어진 과제가 만만치 않다.
베테랑이자 삼성화재 선수단 구심점 노릇을 하고 있던 주전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박철우 없이 2020-21시즌을 준비해야한다. 박철우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한국전력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고 감독은 당장 박철우의 빈 자리를 어떻하든 메워야할 상황을 맞았다. 그는 "(박)철우가 팀을 떠나 너무 아쉽다"면서 "감독 선임 전 그 소식을 들었지만 정말 많이 놀랐다"고 말했다. 여기에 백업 세터 권준형도 역시 FA가 돼 OK저축은행으로 떠났다.
고 감독은 이제 과거가 아닌 미래를 위한 팀 밑그림을 그려야한다. 그는 "삼성화재에서 선수로 뛸 당시에도 위기는 있었다"고 말했다. 2010-11시즌이 대표적이다.
당시 삼성화재는 가빈(캐나다)이 버티고 있었지만 석진욱(현 OK저축은행 감독)의 부상과 손재홍(현 현대건설 코치)의 컨디션 난조로 리시브 라인이 불안해지면서 라운드 최하위까지 떨어졌다. 그런데 삼성화재는 오뚜기 처럼 일어났다.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쳐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라갔다. 봄배구 마지막 승부에서 영원한 라이벌 현대캐피탈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석진욱의 시즌 아웃 부상으로 당시 선수단 주장을 맡았던 주인공이 바로 고 감독이다.
고 감독은 선수 시절 "삼성화재가 아니었다면 지금의 내가 있을 순 없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그만큼 소속팀에 데한 애정과 자긍심이 남달랐다. 이제는 지도자로 그리고 코치에 이어 선수단을 책임지는 자리까지 왔다.
그는 "주축 선수를 비롯해 전력이 빠진 부분이 분명히 있다"면서도 "좋은 상황은 아니지만 오프시즌 동안 남아있는 선수들을 잘 추스려 다가올 시즌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 나쁘게 생각하면 한도 끝도 없다. 긍정적으로 보갰다"고 힘줘 말했다.
한편 고 감독 선임으로 삼성화재는 V리그 남녀 13개팀 중 가장 젊은 사령탑을 둔 팀이 됐다. 1980년생인 고 감독은 남녀프로농구를 비롯해 프로축구(K리그) 프로야구(KBO리그)를 통틀어 유일한 1980년대생 사령탑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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