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4연패를 끊고 한숨을 돌렸다. 지난달(5월)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주말 원정 3연전 마지막 날 경기에서 8-3으로 이겼다.
이날 경기는 전날(30일)과 비슷하게 흘러갔다. 롯데는 30일 두산과 맞대결에서 앞서가다 동점을 허용했고 연장 끝에 11회말 허경민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패했다.
31일 경기도 그랬다. 3-0 리드를 지키지 못했고 이틀 연속 연장전을 치렀다. 그런데 이번에는 롯데가 웃었다. 11회초 두산 수비 실책으로 만든 기회를 잘 살렸다. 오랜만에 타선 집중력을 보이며 해당 이닝에만 5점을 뽑았다.
마운드에서 연패를 끊는 스토퍼 노릇을 한 주인공이 있다. KBO리그 7년 차 시즌을 맞은 우완 이인복이다. 그는 이날 소속팀 5번째 투수로 나와 3이닝 2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고 승리투수가 됐다.
이인복이 두산 타선을 잘 막아내 롯데 승리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그는 서울고와 연세대를 나와 지난 2014년 롯데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데뷔했다. 대졸 신인으로 기대주 중 한 명으로 꼽혔지만 1군 진입 벽은 높았다.
경찰청에서 군 복무를 하며 퓨처스(2군) 리그에서 가능성을 한층 더 끌어올린 뒤 롯데로 복귀했다. 그러나 성장은 더뎠다. 지난 시즌 11경기 등판에 그쳤고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11.68로 부진했다. 군 입대 전까지 1군 등판 경험은 2014, 2015시즌 합쳐 12경기 뿐이었다.
올 시즌은 예년과 견줘 조금 다르다. 중간계투진에서 '필승조'로 자리 잡은 것은 아니지만 조금씩 팀과 코칭스태프가 바라는 장면을 마운드 위에서 보여주고 있다.
그는 두산전이 끝난 뒤 "데뷔 첫승을 의식하고 마운드 위로 올라가지 않았다"면서 "승리투수가 된 것은 팀 동료들이 도와줬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인복은 "접전 상황에서 등판한 적이 거의 없어서 사실 정신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인복은 이날 다소 급하게 등판했다. 4번째 투수 진명호가 8회말 선두타자 김재환과 최주환에게 연달이 볼넷을 내주자 롯데 벤치는 이인복과 교체했다. 이인복은 3-1로 앞선 가운데 등판했따.
첫 타자 허경민을 1루수 앞 땅볼로 유도했다. 그러나 1사 2, 3루 상황에서 상대한 박건우에게 적시타를 맞았다. 주자 두 명이 모두 홈으로 들어왔고 3-3이 됐다. 진명호가 내보낸 주자라 이인복에게는 실점이나 자책점으로 기록되지 않았다. 하지만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두산으로 분위기가 넘어간 것처럼 보였다. 롯데는 이런 상황에서 추가 실점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이날 만큼은 달랐다. 이인복은 후속타자 김재호를 2루수 앞 병살타로 유도한며 더이상 점수를 내주지 않고 이닝을 마쳤고 뒤이은 2이닝도 잘 막아냈다.
이인복은 "박건우를 꼭 잡아야한다는 생각이 앞서 실투가 나온 것 같다"고 실점 상황도 되돌아봤다. 그는 "결과가 좋지 못했지만 다음에 접전 때 등판한다면 쉽게 안타를 맞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데뷔 첫 승에 대해 "마냥 기쁘진 않다"면서 "약간은 떨떠름 한 기분도 든다"고 했다. 그 동안 기대에 모자란 투구를 했다는 자책이 더 앞섰기 때문이다.
이인복은 지난 시즌 종료 후 어깨를 다쳤다. 호주 질렁코리아 파견을 위해 몸 상태를 끌어올리다 탈이 났다. 그는 "어깨 통증은 고질적으로 안고 있는 상태였는데 무리를 한 것 같다. 오른쪽 어깨 극상근이 파열되는 부상을 당했다"고 말했다.
재활을 거쳐 다행히 1군 마운드에 오를 수 있게 됐다. 이인복은 "다음 번에도 보다 많은 활약을 하고 싶고 팀이 이길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고 했다. 이인복이 '추격조'에서 자리를 잘 잡는다면 롯데 중간계투진은 더욱 힘을 얻을 수 있다.
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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