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를 잇는 판소리 영화 '소리꾼'이 찾아온다.
3일 오전 온라인으로 영화 '소리꾼'(감독 조정래) 제작보고회가 생중계됐다. 현장에는 조정래 감독, 배우 이봉근, 박철민, 이유리, 김동완이 참석했다.
영화 '소리꾼'은 소리꾼들의 희로애락을 조선팔도의 풍광명미와 아름다운 가락으로 빚어낸 가장 한국적인 뮤지컬 영화로, 국악계의 명창 이봉근과 판소리 고법 이수자 조정래 감독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은다.
스크린에 첫 도전하는 이봉근은 사라진 아내를 찾아나서는 지고지순한 소리꾼 학규 역으로, TV드라마에서 강렬한 연기를 펼쳐 온 이유리는 그의 사라진 아내 간난 역을 맡아 새로운 변신을 보여준다.
또한, 학규의 든든한 조력자이자 북 치는 장단잽이 대봉 역은 박철민, 능청스러운 매력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몰락 양반 역은 김동완이 연기한다.
이날 조정래 감독은 "'서편제'가 제 인생을 바꿔놨다. '서편제'를 굉장히 좋아하고 임권택 감독님을 존경한다. 그 이후 계속해서 영화도 하고 소리도 알게 됐다. 그 때부터 제 인생이 지금까지 오지 않았나 싶다"며 "북치는 자원 봉사 공연을 하면서 위안부 할머니들을 알게 됐고, 그렇게 영화 '귀향'이 나왔다. 운명처럼 온 거다. 영화 인생 시작이 '소리꾼'이었다"고 의미를 전했다.
영화 '서편제'를 너무나 좋아해서 개인적으로 '서편제2' 시나리오도 썼다는 조정래 감독은 "'서편제'에 대한 오마주가 꿈이었는데. 이 영화가 잘 되어서 임권택 감독님께 칭찬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또한 '서편제'처럼 주인공은 실제 소리도 잘하고 연기도 잘하는 이로 캐스팅을 하고 싶었고, 그래서 이봉근을 캐스팅했다고 밝혔다.
'소리꾼'으로 첫 영화에 도전한 이봉근은 "'소리꾼' 첫 촬영 회차 때 무서웠다. 스태프분들도 무섭고 그랬었다. 그런데 자연스럽게 할 수 있도록 저를 기다려주셨다"라며 "그 뒤로는 편해졌다. 없을 때도 보고 싶고 현장이 지금도 그립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축복받았고 영광이었다. 판소리를 들려드릴 수 있어서 행복했다. 저에게는 딱 맞아떨어지는 배역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아내 간난 역의 이유리는 "한복을 너무 좋아해서 한복이 나오는 영화나 드라마를 찍고 싶었다. 예쁜 한복은 아니었지만 편한 한복 찍고 촬영 했다"고 만족스러움을 드러냈다.
이어 "저도 소리 영화는 정말 처음이고 영화도 너무 오랜만에 하게 됐다. 솔직히 부끄럽지만 소리에 대해 많이 모르고 시작했다. 잘 알지 못했는데 '우리 소리가 이렇게 좋구나' 싶었다"며 "여태 해보지 못한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저의 또 다른 모습, 재발견이다"라고 강조했다.
또 이유리는 "분장도 많이 기억에 남는다. 처음에는 27호로 시작해서 35호로 끝난다. 보통 여성 분들이 21호를 쓴다. 굉장히 어두워지고 말라가고 못 먹는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유리 역시 '소리꾼'을 위해 피나는 노력을 기울였다고. 조정래 감독의 아내에게 직접 바느질을 배웠고, 영화 속 노래를 위해 개인 레슨까지 받았다고. 이에 조정래 감독은 "정말 대단하다. 제가 더 많이 배웠고 존경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유리는 "이봉근 씨가 연기를 정말 잘한다. 우리의 소리, 우리의 한을 다 녹녀낸다. 그 소리 안에 모든 것이 들어있는 것 같다. 그 소리를 들으시는 분은 우리의 소리가 이렇게 좋구나 생각하실 것"이라며 "대단한 연기자이자 소리꾼이다. 우리의 소리 들어보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러자 이봉근은 "집중을 하기 위해 여러 과정이 있었다. 모든 분들이 저를 잘 이끌어주셔서 그렇게 나오지 않았나 싶다"고 공을 돌렸다.
이 말을 들은 김동완은 "모든 분들이 훌륭하게 연기를 하는데, 봉근 씨는 무대에서 오랫동안 소리를 한 분이라 의심치 않았다. 다만 영화가 처음이라 현장에서 집중력이 떨어지는 일이 있을까봐 걱정이 되는 부분이 있었는데 이유리 씨가 늘 현장에서 '봉근아, 이리와. 해보자'는 말을 늘 하셨다. 진정한 내조를 해줬다. 극과 케미를 위해 애를 쓰는 모습을 보면서 힘이 세다 생각했다"고 이유리의 배려와 리더십을 칭찬했다.
소리를 하지 않지만 극중 등장하는 '얼쑤' 장단을 위해 국악을 하신 사부님께 3주 훈련을 받았다는 김동완은 "흔히들 알고 있는 '서펀제'나 국악 콘텐츠를 많이 보면서 체득했다. 이봉근 씨가 얼마나 험난한 길을 걸어오고 감독님이 왜 깊이 빠져 계시는지를 알게 됐다. 소리는 정말 디테일한 음악이다. 악보가 없어서 리듬만 있는 줄 알았는데 정말 세밀하게 만들어놔서 쉽게 따라하기 어렵고, 했을 때 짜릿하다. 어떤 음악보다 세밀하게 즐길 수 있는 음악이다"라고 우리의 소리가 주는 경이로움에 감탄했다.
'소리꾼'은 오는 7월 1일 개봉된다.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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