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NOW]윤여정, 아카데미도 폭소케 한 '레전드 수상소감' 또 탄생

[조이뉴스24 정지원 기자] 배우 윤여정이 영화 '미나리'로 오스카를 품에 안았다. 그 과정에서 윤여정만의 위트 넘치는 수상 소감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윤여정은 26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유니언스테이션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한국 영화사에 새 역사를 썼다.

이날 윤여정의 수상소감은 아카데미 시상식에 모인 배우들을 웃게 했다. 한국 방송에서 선보이던 윤여정만의 쿨하고 솔직한 면모를 세계적 시상식에서도 드러내며 시상식을 웃음으로 물들였다.

윤여정은 수상을 위해 단상에 오르자마자 '미나리'의 제작자 브래드 피트를 보고 "드디어 만나게 됐다. 반갑다. 우리가 영화를 찍을 때 어디 있었냐"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윤여정은 "내 이름은 '윤여정'이다. 유럽에서는 '여영', 어딘가에선 '유정'이라 부르는데, 오늘은 여러분 모두를 용서하겠다"고 재치있게 말하며 수상소감을 이어갔다. 윤여정은 "나의 두 아들에게 고맙다. 나를 일하러 나가게 만든 아이들의 잔소리 결과가 이 상이다. 고맙다"고 말해 재차 모두를 폭소케 했다.

그러면서도 윤여정은 여우조연상 후보에 함께 오른 배우들에게 "우린 다 다른 영화에서 다른 연기를 했다. '이긴다'는 경쟁이 있을 수 없다. 그저 내가 좀 더 운이 좋았던 것"이라 겸손하게 답한 것은 물론 첫 영화를 함께 했던 고(故) 김기영 감독을 언급하며 "내 첫 감독이었던 김기영에게 고맙다. 살아계셨다면 내 수상을 기뻐했을 것"이라 말해 뭉클함을 자아냈다.

이렇듯 윤여정의 재치 넘치면서 쿨한 수상소감은 전세계에서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윤여정은 지난 11일 열린 제74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뒤 인상적인 소감으로 전세계를 들었다 놨다 했다.

당시 윤여정은 "모든 상이 의미 있지만 이번은 특히 기쁘다. 고상한 체(Snobbish) 하는 영국인들에게 인정받아 무척 특별하고 행복하다"고 소감을 남겼다. 온라인을 통해 전해진 수상소감에도 당시 시상식장은 웃음으로 가득 찼다.

이에 미국 연예지 버라이어티는 "윤여정은 이날 밤 가장 큰 웃음을 선사했다"고 평했고, 로이터 통신, 인디펜던트지 역시 윤여정의 수상소감에 호평을 이어갔다. 영화감독 에드가 라이트 역시 "(윤여정의 수상소감으로) 전체 시상식 시즌에서 우승했다"고 인디펜던트지를 통해 전했다.

또한 윤여정은 수상 이후 버라이어티와 인터뷰에서 "영국을 여러 차례 방문했고 10년 전 케임브리지대에 있을 때도 (영국인은) 모두 고상한 체한다고 느꼈다. 영국은 역사가 길고 자부심이 있어서 아시아 여성으로서 그렇게 느꼈던 것이다. 안 좋은 건 아니었다"고 솔직하게 답해 눈길을 끌었다.

윤여정의 겸손과 위트가 넘치는 수상소감은 또 한 번 세계 영화계를 달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