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풍류대장'에 영원한 톱10은 없다.
지난 26일 방송된 JTBC '풍류대장-힙한 소리꾼들의 전쟁' 5회에서는 톱10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소리꾼들의 역습이 치열하게 펼쳐졌다. 1라운드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톱10 자리에 앉은 소리꾼들도 언제든지 자리를 뺏길 수 있기에 절대 안심할 수 없는, 긴장의 연속이었다. 막강한 실력자들이 경연을 치르는 만큼 데스매치는 종잇장 한 장 차이로 승패가 갈렸다.
4조 해음과 이아진의 도전을 받은 '4인조 가야금 병창' 서일도와 아이들의 방어전. 1라운드에서 나훈아의 '어매'로 묵직한 울림을 선사했던 서일도와 아이들은 이번엔 걸그룹 마마무의 '데칼코마니'를 선곡했다. 어깨가 절로 들썩이는 무대였지만 파격적인 선곡은 오히려 독이 됐다.
박칼린은 "가야금 병창 팀인데 가야금이 사라졌다"면서 "잘하는 팀인데 선곡이 팀과 어울리지 않았던 것 같아서 아쉽다"라고 지적했다. 이아진이 와일드카드로 3라운드에 진출하는 드라마를 쓴 가운데, 장기하와 얼굴들의 '싸구려 커피'를 정가의 아름다움을 더해 유니크하게 표현한 해음이 서일도와 아이들을 제치고 톱10의 의자에 앉았다.
5조는 국립창극단 출신 류가양, 월드뮤직밴드 도시, 소리꾼이자 뮤지컬 배우인 박진원이 '국악과 재즈의 크로스오버' 소리맵시에게 도전장을 던졌다. 류가양은 펄시스터즈의 '커피 한 잔'을 '심청가'에 입혀 파격적인 무대를 꾸몄고, 도시는 아이유의 '에잇(eight)'을 청아한 정가와 아름다운 악기 소리로 완성하며 힐링을 선사했다.
박진원은 어머니를 떠올리며 안치환의 '내가 만일'을 열창했지만 아쉽게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소리맵시는 긱스의 '짝사랑'을 '사랑가'와 접목시켜 흥겨운 무대를 완성했다. 이적은 소리꾼에게 극찬인 "잘 논다"라고 칭찬했고, '최저점 저승사자' 박칼린도 리듬을 타며 무대를 즐겼다. 박칼린까지 사로잡은 소리맵시는 막강한 경쟁자를 제치고 톱10 방어에 성공했다.
6조는 고막을 저격하는 성량의 RC9(얼씨구), 경기민요 전수자 윤대만, 국악 유튜버 권미희가 풍물밴드 이상에게 도전했다. RC9는 백지영의 '대시(Dash)'에 '춘향가'를 접목시켜 부채 퍼포먼스와 함께 보여줬고, '신내림 소리꾼' 윤대만은 안예은의 '창귀'를 신비로운 분위기로 소화해내며 무대를 압도했다.
권미희는 숀의 '웨이 백 홈(Way Back Home)'을 자신의 국악 인생을 녹여 풀어냈지만 탈락의 쓴맛을 봤다. 박칼린이 권미희의 무대에 "소리꾼으로서 제일 눈이 갔다. 다음 무대를 기대하고 싶다"라고 극찬하며 최고점을 줬기에 더욱 아쉬움을 남겼다. 톱10 이상은 창작곡 '액맥이 타령'으로 맞섰다. 국악기와 양악기가 어우러진 풍물연주가 감탄을 자아냈다. 김종진이 "볼거리가 많았다. 꼬집어서 단점을 집어낼 수 없이 아주 좋았다. 묘한 매력의 곡이었다"라고 호평했고, 이상은 톱10의 자리를 지켰다.
'죽음의 조'로 불린 7조는 퍼포먼스 국악 밴드 V.star(브이스타), 표현력과 통성이 남다른 오단해, 글로벌 국악쇼 MC 장서윤이 '국악 싸이' 최재구에게 도전했다. 장서윤은 블랙핑크의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을 강렬하면서도 몽환적인 무대를 연출했고, 현란한 철현금 연주는 시선을 강탈했다. 또 '심청가'와의 묘한 조합이 귀를 사로잡았다. V.star는 방탄소년단의 '아이돌'을 완벽하게 국악 편곡에 녹여냈고, 박력 넘치는 퍼포먼스로 보는 재미까지 줬다. 오단해는 리쌍의 '누구를 위한 삶인가'를 통해 특유의 묵직한 카리스마로 분위기를 장악했다. 이에 맞서 최재구가 자신의 경험담을 녹인 노라조의 '사이다'로 방어전을 펼쳤지만, 자리 수성에 실패했다.
7조의 공연이 끝나자 "죽음의 조"라면서 모두 혀를 내둘렀다. 그런 와중에 V.star가 탈락자로 선정됐다. 대진운이 따라주지 않아 탈락의 고배를 마셔 아쉬움을 남겼다. 1라운드에서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전전했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던 오단해는 심사위원 점수 700점 만점에 682점이라는 경이로운 점수를 받아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에 오단해가 최재구를 향한 역습에 성공, 톱10 자리에 앉게 됐다.
피 튀기는 전쟁이 치러지는 가운데, 녹화를 잠시 쉬어가는 동안 심사위원 이적과 성시경의 깜짝 공연은 소리꾼들에게 큰 선물이었다. 리허설도 없이 진행된 '찐'라이브 무대에도 불구하고 귀호강을 제대로 시켜주는 완벽한 공연을 펼쳤고, 이를 지켜보던 소리꾼들은 기립박수를 아끼지 않으며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심사위원들이 국악의 새로운 길을 찾기 위해 크로스오버라는 어려운 도전을 하는 국악인들을 존경하기에 가능한 무대였다.
6회 예고에서는 보고도 믿을 수 없는 조대결이 공개됐다. 그야말로 결승전이나 다름없는 죽음의 조가 등장한 것. '조선팝 창시자' 서도밴드가 톱10 방어전에 나서는 가운데 강력한 우승 후보인 두 사람이 도전장을 내민다. 바로 '고막 힐링' 고영열과 '국악 아이돌' 김준수가 서도밴드와 맞대결을 펼친다. 막강한 우승 후보 세 팀이 맞붙어 어떤 결과가 탄생할지 기대감이 높아진다.
2라운드에 접어든 '풍류대장'은 매회 레전드 무대가 쏟아지고 있다. 현재까지 2라운드 7개조의 결과가 공개된 가운데 강태관, 해음, 오단해가 새로운 톱10이 됐다. 음유사인, AUX(억스), 소리맵시, 이상은 살얼음판 경연을 뚫고 방어에 성공했다. 윤세연, 서일도와 아이들, 최재구는 톱10 방어에 아쉽게 실패했다. 국악계 내로라하는 실력자들이 모인 까닭에 격이 다른 무대로 진검승부를 벌이는 '풍류대장'. 매 순간 신명나는 에너지와 영혼을 울리는 감동을 선사하며 고품격 음악 경연으로 사랑받고 있다.
하지만 시청률은 하락했다. 27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집계에 따르면 이날 방송은 유료가구 기준 전국 3.26%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방송분이 얻은 3.8%에서 소폭 하락한 수치로, 동시간대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스우파) 파이널 생방송 여파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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