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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① '댓글부대' 김성철 "주연 책임감 있지만, 분량은 중요치 않아"


(인터뷰)배우 김성철, 영화 '댓글부대' 팀알렙 리더 찡뻤킹 열연
"애매모호한 캐릭터, 표현 못한 아쉬움 있다…대사량은 처음보다 분산"
"팀알렙 신선한 조합, 역할 분담 확실한 한 팀처럼 보이길 바랐다"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김성철이 '댓글부대'로 돌아왔다. '올빼미'로 강렬한 존재감을 뽐내고,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등에서 남다른 무대 장악력을 보여준 김성철이 이번엔 댓글 조작하는 팀알렙의 실질적 리더로 변신했다. 매 작품마다 기대를 뛰어넘는 연기 내공을 뿜어내며 큰 사랑을 받아왔던 김성철의 무한 성장세가 '댓글부대'를 만나 어떤 시너지를 낼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오는 27일 개봉되는 '댓글부대'(감독 안국진)는 대기업에 대한 기사를 쓴 후 정직당한 기자 임상진(손석구 분)에게 온라인 여론을 조작했다는 익명의 제보자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온라인 여론 조작이라는 현실과 맞닿아 있는 소재, 한 번도 다뤄진 적 없는 신선한 스토리와 눈을 뗄 수 없는 연출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배우 김성철이 영화 '댓글부대'(감독 안국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주)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를 통해 비범하고도 독특한 각본과 연출로 제52회 백상예술대상 영화 부문 각본상을 수상하는 등 언론과 평단의 주목을 받은 안국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다시 한번 독보적인 색채를 담아냈다.

여기에 대세 배우 손석구와 충무로 라이징 스타인 김성철, 김동휘, 홍경이 폭발적인 연기 시너지를 보여준다. 김성철은 '팀알렙'의 실질적 리더인 '찡뻤킹'을, 김동휘는 작가 지망생인 '찻탓캇'을, 홍경은 키보드 워리어 '팹택'을 연기하며 한 팀이 됐다.

김성철이 연기한 찡뻤킹은 빠른 두뇌 회전으로 여론 조작을 주도하는 '팀알렙'의 실질적인 리더. 우연한 기회로 온라인 여론 조작을 시작한 찡뻤킹은 빠른 상황 판단과 스마트한 면모로 생각보다 쉽게 돈을 벌게 되면서 찻탓캇, 팹택과 '팀알렙'을 만들어 조직적으로 움직인다. 점점 판을 키워가던 중 의도하지 않은 사건이 발생하고, 그 사건으로 온라인 여론 조작을 그만하려 하지만 꼬여가는 상황에 두려움이 커지는 인물이다. 김성철은 능글맞으면서도 상황 대처가 빠르고 민첩한 캐릭터인 찡뻤킹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화해냈다. 다음은 김성철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개봉을 앞둔 소감은?

"긴장이 많이 되고 개봉이 얼마 안 남았다 보니 걱정보다는 기대가 많은 것 같다."

- 어떻게 이 영화를 함께 하게 됐나?

"작년, 재작년에 시나리오 자체가 없었다. 제작에 들어가는 작품이 많이 없었는데 '댓글부대'라는 시나리오를 보고 재미있을 것 같았다. 또 안국진 감독님 팬이라 메가폰을 잡으시면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배우 김성철이 영화 '댓글부대'에서 찡뻤킹을 연기하고 있다. [사진=(주)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 찡뻤킹 캐릭터는 어떻게 접근했나?

"사실 표현하는 것이 어려웠다. 궁극적인 목표가 정확하지 않다. 이 인물이 댓글부대를 만들어서 뭘 할 것이며, 돈을 어느 정도 벌 것이다가 아니라 알바로 하다 보니까 이렇게 되는 캐릭터라 애매하다. 그래서 도전하고 싶었다. 애매모호함 속에서 어떤 것을 찾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스타일링의 차별점을 뒀다. 또 두뇌 회전이 빨라서 명석함을 강조하려 했다. 상황 판단을 하고 뭔가를 만들어내고 싶어 하는 느낌, 눈으론 휴대폰을 보면서 귀가 열려있는 것 같이 하고 싶었다. 누군가를 만났을 때도 듣는 입장이지만, 그때도 눈알이 굴러가는 게 보이게끔 하고 싶은 것이 목표였다."

- 그렇다면 만족도는 어떤가?

"아쉽다. 조금 더 단순히 생각만으로는 안 되는구나를 느꼈다. 좀 더 표현했어야 했다 싶고, 다음에 또 이런 캐릭터에 도전하게 된다면 조금 더 표현하는 방식에 대해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간담회에서도 언급했는데, 저는 모든 작품을 주관적으로 본다. 객관적으로 이게 아쉬웠다 그런 것보다는 '저런 인물이 있구나', '쟤는 저렇구나'라고 보는데, 이번 영화도 촬영 때 모니터를 보며 '조금 아쉬운데, 더 표현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이런 생각을 했던 것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저의 표현에 한계를 느꼈다."

- 표현을 못해서 아쉽다는 건가? 아니면 했는데 안 나와서 아쉽다는 건가?

"했는데 안 나온 것 같다.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했는데 '그게 최선의 선택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한다. 물론 감독님이 오케이 하셨고, 영화를 편집하고 본인이 생각했을 때 이런 느낌이 맞으면 오케이가 되는 거다. 왜냐면 저는 그때 당시 그 신만 촬영하지 완성본을 그리는 건 쉽지가 않다. 그래서 감독님이 오케이 하면 된 건데, 만약 시간을 되돌린다면 감독님과 얘기를 더 많이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인 거다. 이건 제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다. 사실 제가 명확한 걸 좋아한다. 애매모호한 역할이니까 이 모호함을 더 명확하게 했어야 됐다. 그걸 제가 못한 것 같다. 그런 부분이 조금 아쉽다. 하지만 이 작품 전체적으로 되게 좋다.(웃음) 너무 아쉽다 그런 거 절대 아니다. 팀 케미도 좋고 캐릭터도 전 좋다. 배우는 자신의 연기에서 다 아쉬움이 남기 마련이다. 전 공연할 때도 '오늘 공연은 이게 아쉬웠다'라는 생각을 거의 매 회차 하는 거라 문제는 없다."

- 세 명이서 한 팀을 이루다 보니 분량도 나눠 가져야 하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처음 대본보다 더 많이 분산을 시켰다. 흔히들 대본을 보면 대사량이 많다, 적다는 거로 분량을 얘기하기도 하는데, 사실 저는 그것보다는 애초에 캐릭터의 느낌을 더 많이 본다. 맨 처음엔 대본에 찡뻤킹의 말이 많았다. 말을 저 혼자 많이 하면 팀처럼 안 보일 것 같아서 리허설 하면서 서로 대사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의논하고, 팀처럼 보이게 하려고 했던 것 같다. 그래서 다 같이 3분의 1씩 가져간 느낌이다."

배우 김동휘, 김성철, 홍경이 영화 '댓글부대'에서 연기 호흡을 맞추고 있다. [사진=(주)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 스타일링에서 차별화를 뒀다고 했는데, 본인이 아이디어를 낸 것도 있나?

"4~5가지를 주시면 그중에서 제일 괜찮고 잘 어울리는 것을 선택했다. 지금보다 더 세고 화려하고 강렬한 것도 많았는데, 그러면 너무 셀 것 같아서 적당히 했다. 제 아이디어는 여러 색이 있는 가운데 빨간색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 다들 또래이기도 해서 다 같이 대화를 나누고 의견을 모을 때 합이 너무 잘 맞아서 좋았다고 했던 순간은 언제인가?

"저희끼리 리허설을 진짜 많이 했다. 아침 8시 콜이라 모이면 오전 10시까지는 리허설을 하는 것이 하루의 시작이었다. 그만큼 이 신을 어떻게 재미있게 만들어낼까, 배우들과 감독님, 스태프들 다 모여서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너무 재미있었다. 또 애드리브를 날리기도 하고 서로 생각하는 것에서 이랬으면 좋겠다, 말하면서 절충안을 찾아가는 것이 재미있었다. 팀알렙 나오는 장면은 캐릭터에 맞게 잘 찍었다."

- 홍경 배우가 공주라고 부르는 이유는 무엇인가?

"저도 이해를 할 수가 없다. 그 친구가 가끔 그렇게 튀어나오는 특이한 말이 있다. 아무래도 생각이 많은 친구다 보니 고차원적인 생각을 하는 거다. 단순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 워낙 생각이 많고 표현하는데 되게 신중한 편이다. 하지만 전 아직도 저에게 왜 공주라고 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웃음) 공주는 팬분들이 가끔 해주시는 거였는데 당황스러웠다."

- 찡뻤킹이 처음엔 댓글부대를 이끌었지만, 극이 진행되면서 가장 내면의 갈등이 많은 인물로 그려진다. 그런 표현에 있어서 어떻게 접근했나?

"그런 부분에서 애매모호함이 있어야 했다. 대기업 임원을 만나 얘기를 듣는다. 그 상황을 판단하고 이 사람이 지금 나에게 무슨 얘기를 하는 것인지 얘기를 해야 하는데, 두 사람에 가서 말하는 것도 아니라 가지고만 있는다. 내면의 갈등이 있는데 그걸 표현하는 것이 좀 많이 어려웠다. 그 갈등 때문에 일어난 싸움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내면에 갈등이 있어서 예민하다. 사람이 잠을 못 자거나 어떤 환경적인 이유 때문에 피곤하고 힘들면 괜히 막 시비 걸고 싸우게 된다. 저의 모습도 접목을 많이 했다. 옳고 그른 것이 없는, 정답이 없을 때 '이게 맞나? 아닌가? 모르겠어'가 되면 되게 예민해진다. 짜증이 나고 산책을 가서 음악을 들어도 '왜 이래?' 이렇게 되기도 한다. 그런 느낌을 많이 담으려고 했다."

배우 김성철이 영화 '댓글부대'(감독 안국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주)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 캐스팅 순서가 어떻게 되나? 이 캐스팅을 들었을 때 어떤 느낌이었나? 그리고 이 조합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은 무엇인가?

"석구 형이 처음이고 저희는 비슷한 시기에 다 된 걸로 안다. 이 조합이 신선하고 재미있을 것 같다. 저도 마찬가지고 영화에서 많이 보는 얼굴이 아니다. '저 사람 누구야?' 하실 텐데 신선함이 좋게 다가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하나로 보이는 것이었다. 축구로 예를 들면, 수비수가 있고 공격수가 있고 미드필더가 있는 것처럼 각자 역할 분담이 정확하고 한 팀처럼 보였으면 했다. 저는 밖에 나가서 일을 물어오는 역할이고, 찻탓캇은 글을 쓰고 팹택은 이걸 어디에 뿌릴지 역할 분담에 따른 캐릭터를 만든 것 같다. 팹택은 더 적극적으로 뭔가를 하는 느낌이라면 찻탓캇은 약간 관망하면서 글을 어떻게 쓸지 큰 그림을 보는 느낌이고, 저는 이걸 가지고 오면서 '너희가 생각하는 걸 좀 펼쳐봐' 이런 느낌으로 팀 구성이 됐다."

- 손석구 배우와는 호흡하는 장면이 없어서 아쉬웠을 것 같다.

"아쉬웠다. 중간 회식 할 때, 촬영장에 놀러왔을 때 얘기 나눈 것이 다였다. '짠한 형'도 다 같이 스케줄 맞추는 것이 어려웠다. 저는 한 시간 정도 찍고 일찍 퇴장을 했는데 그것도 아쉬웠다."

- 주연으로서의 무게감, 부담감은 어떤가?

"아무래도 주연 배우로서 그만큼 표현해야 할 것이 많고 노출해야 할 것이 많아 그만큼의 책임감은 당연히 있다. 하지만 저는 어떤 캐릭터를 하든 분량이 적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예전부터 워낙 작은 역할부터 시작했다. 지금도 큰 역할을 맡아서 좋다거나 감회가 새롭다는 느낌은 없다. 그냥 '내가 더 표현해야 하고, 더 책임져야 할 것이 많아졌구나'라는 생각을 하는 정도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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