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송건희가 '선재 업고 튀어'로 제대로 날았다. 로코 감성을 완벽히 살리며 드라마 인기에 한 축을 담당한 그다. 변우석과 마찬가지로 송건희가 아닌 '김태성'이라 불리는 것이 더 기분 좋다는 송건희는 긴 고민과 노력 끝에 만들어낸 김태성이라는 캐릭터에 애정을 한껏 담아내며 밝은 에너지를 뿜어냈다.
오는 28일 종영을 앞둔 tvN 월화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극본 이시아, 연출 윤종호 김태엽)는 삶의 의지를 놓아버린 순간 자신을 살게 해준 밴드 이클립스의 보컬이자 톱배우 류선재(변우석 분)와 그의 죽음으로 절망했던 열성 팬 임솔(김혜윤 분)의 타임슬립 쌍방 구원 로맨스 드라마다.
송건희는 미니홈피 방문자 수가 인기의 척도였던 그때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얼짱 김태성 역을 맡아 변우석, 김혜윤과 풋풋한 삼각 로맨스 라인을 형성했다. 날티 폴폴 풍기는 외모에 밴드부 베이스인 김태성의 인기는 2008년 하늘을 찔렀다. 임솔 역시 처음엔 김태성을 좋아해 고백했는데, 하루아침에 딴사람이 된 것처럼 잔소리를 해댄다. 이런 임솔에 점차 끌리게 되는 김태성은 류선재의 질투 자극제가 된다. 하지만 김태성 역시 류선재 못지않은 순정남. 34살이 될 때까지 한결같이 임솔의 옆을 지키며 든든한 힘이 되어준다. 송건희는 이런 김태성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포인트를 제대로 살리는 동시에 애틋한 순애보까지 장착해 시청자들의 설렘을 자극하고 있다.
시청자들의 열렬한 지지 속 송건희 역시 변우석, 김혜윤과 함께 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상위권을 지키며 호평을 이끌고 있다. 또 '선재 업고 튀어'는 K-콘텐츠 온라인 경쟁력 분석 기관인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5월 3주 차 TV-OTT 드라마 화제성 조사 결과에서 '선재 업고 튀어'는 3주 연속 1위를 차지하며 신드롬급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드라마 측은 뜨거운 사랑을 준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자 깊은 논의 끝에 변우석, 김혜윤, 송건희, 이승협 등 배우들과 함께 하는 최종화 단체 관람 이벤트를 준비했다. 해당 이벤트는 예매 오픈 전 서버가 다운될 정도로 엄청난 관심을 모았고, 순식간에 전석 매진돼 '선재 업고 튀어'의 역대급 인기를 실감케 했다. 송건희 역시 이런 인기에 많이 놀랐다고 밝히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다음은 송건희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이제 종영까지 단 2회만을 남겨놓고 있다. 인터뷰를 하다 보니 끝이 난다는 것이 실감 날 것 같은데, 어떤 마음인가?
"종영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후련하기도 하면서 아쉽기도 한데, 시원섭섭한 것이 맞는 것 같다. 많은 분이 큰 사랑을 보내주셔서 떠나보내기 아쉽다."
- 이렇게 뜨거운 사랑을 받을 거라는 걸 예상했나?
"진짜 예상 못 했다. 당연히 잘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지만, 진짜 이렇게 잘될 거라는 건 생각해본 적도 없고 믿지도 않았다."
- 2회 엔딩에서 선재가 사실은 솔을 먼저 좋아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드라마에 완전히 빠져들었다는 시청자 반응이 굉장히 많다. 이런 시청자처럼 놀랐다, 훅 빠져들었다 했던 지점이 있었나?
"저도 2회를 보고 놀랐다. 대본을 봤기 때문에 알고 있었지만 영상으로는 처음 보다 보니 거기서 오는 다른 감정이 있었다. '우와! 되게 좋아하시겠다' 싶을 정도로 재미있었다. 대본을 봐서 알고 있었음에도 재미있는데 그걸 모르시는 분들은 얼마나 좋을까. 되게 많은 분이 보실 수 있겠다 생각했다. 그런데 예상보다 더 많은 분이 애정을 보내주시니까 기분이 오묘하고 이상하기도 하고 좋기도 했다."
- 드라마의 높은 화제성을 실감했던 때는 언제인가?
"정확한 시기는 기억나지 않지만, 친구들에게 3, 4회부터 연락을 많이 받기 시작했다. 그러다 중반 회차가 지나자마자 다른 느낌이 들었다. 제가 늘 집에 있다 보니 그런 걸 느낄 기회가 전혀 없었고, 조심스럽기도 했다. 혹시 제가 밖에 나가서 실수라도 하면 안 되지 않나. 혹여라도 드라마에 피해가 가면 안 되니까 조심했다."
- 집돌이인가?
"그건 아니다. 드라마 촬영 끝내고 휴식차 발리로 일주일 정도 여행을 다녀왔다. 평소 여행을 좋아하고 카페나 맛집 다니는 걸 좋아한다. 공연 보는 것도 좋아한다."
- 맛집 추천 하나만 해달라.
"합정에 있는 국밥집인데, 어제도 다녀왔다. 너무 유명한 곳이다. 자주 가는 집인데 맛집 자부심을 가질만한 곳이다."
- 마음을 사로잡았던 김태성 캐릭터의 매력은 무엇인가?
"2008년을 연기한다는 것이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았다. 태성이가 가진 여유와 능글맞은 모습을 꼭 해보고 싶었다. 허세가 있는데 미워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이걸 연기로 잘 만들어보면 재미있을 것 같았다. 자뻑이어도 미워 보이지 않는 친구다. 그리고 태성이가 굉장히 유연하다. 붙임성이 좋고 사람들을 대할 때도 누군가를 미워하지도, 편견을 가지지도 않는다. 그런 부분이 매력적이라 재미있게 할 수 있겠다 생각했다."
- 다른 드라마의 서브 남주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질척거림 없는 쿨함 속 순정남 면모가 돋보인다. 티격태격하면서도 솔이를 정말 다정하게 챙겨주지 않나. 쌍방은 아니지만 짝사랑남으로서 설렘 포인트를 잡아갈 때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솔이와 친구처럼 보이되 시청자들에게는 제 마음이 보이길 바랐다. 솔이가 그 마음을 보면 부담스러울 수 있다. 15, 16회엔 태성의 마음이 그려지기는 하지만, 태성이 스스로도 엄청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이 있다. 최대한 그런 부분을 살리려고 했다. 꼭 설레게 해야겠다기보다는 진심으로 챙겨주고 다정하게 안고 가려고 했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좋게 봐주셨던 것 같다."
- 13회에서 취한 솔이를 업고 갈 때 태성이가 너무 자상하고 다정해서 더 애틋한 마음이 들었다. 목도리를 둘러주고 챙겨주는 동시에 너무 꿀 떨어지는 눈으로 바라보지 않나. 그 짧은 순간에서도 솔이에 대한 태성의 마음이 다 느껴져서 좋았던 장면이다.
"그 장면에서 애드리브를 섞었다. 솔이가 "가만 안 둬!" 할 때 "어 가만 안 둬"라고 솔이를 따라 말하는데, 솔이 마음에 공감해주자는 생각이었다. 그래야 솔이 마음이 풀릴 것 같았다. 또 솔이 머리에 떨어지는 눈을 손으로 막아주는 것도 애드리브다. 제가 어깨를 잡아주거나 위로를 해주기엔 솔이가 누군가를 떠올리며 너무 많이 슬퍼했다. 그건 제가 아니다. 제가 해줄 수 있는 걸 생각했을 때 울고 있는 솔이가 눈이라도 안 맞았으면 하는 마음에 손을 올렸던 것 같다. 그게 제가 해줄 수 있는 딱 한 가지였다."
- 좋아하는 사람이 내 앞에서 다른 남자 때문에 울고 있는 걸 볼 때의 마음은 어떤가?
"착잡하다. 그 순간 그 모습을 보는데 '그래도 이 친구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내가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라는 생각도 있다. 내가 마음을 고백한 건 아니다. 그럼에도 위로해 줄 수 있다면 그 곁을 지켜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 혹시 촬영하기 전에 캐릭터를 위해 도움을 받았던 작품이나 캐릭터가 있나?
"성격은 다르지만, 허세 같은 경우엔 '나의 소녀시대' 왕대륙 배우님을 참고했다. 표현할 때 밉지 않고, 캐릭터가 귀엽고 매력 있어 보인다. 그 포인트를 많이 찾으려고 했다. 또 순수한 장난기는 '상견니'의 리쯔웨이를 연기한 허광한 배우님을 참고했다. 두 작품 다 정말 좋아한다. 태성이가 솔이에게 한국 시리즈 우승팀을 알려달라고 하는 장면이 있는데, '상견니' 리쯔웨이도 과거로 온 황위쉬안(가가연 분)에게 미래에 대해 물어보는 대사를 한다. 그런 점들을 참고했다. 또 매력 포인트는 '치즈인더트랩'의 서강준 선배님을 떠올리며 잡았다. 약간 능글맞은 건 '주토피아'의 닉이 주디와 얘기할 때의 톤을 생각했다."
- 이렇게 많은 캐릭터를 떠올리며 김태성을 만들어갔는데, 이제는 김태성이라는 고유의 캐릭터를 먼저 떠올리게 됐다. 그런 점에서 굉장히 뿌듯할 것 같다.
"그렇게까지 생각해주실 줄 몰랐기 때문에 더 많이 기분이 좋은 것 같다. 태성이로 불릴 수 있다는 것도 좋다. 배우 이름으로 불리는 것보다 캐릭터 이름으로 불리는 것이 더 의미가 있다. 그 캐릭터로 바라봐주신다는 것이니까 기분이 좋다. 며칠 전에도 어떤 분들이 "태성이다"라고 하셔서 '내 얘기를 하는 건가?' 싶어서 귀를 쫑긋 세웠다. 다른 사람일 수도 있지 않나. 그런데 "'선업튀' 태성이"라고 바로 해주셔서 좋았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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