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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기억합니다" '탈출' 드디어 빛 본 故 이선균 유작, 더 그립다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故 이선균의 유작이 드디어 세상에 공개된다. 지난해 칸국제영화제에서 처음 베일을 벗은 후 약 1년 만이다. "故 이선균 님을 기억합니다"라는 메시지처럼, 극 속에서 다양한 얼굴을 보여주며 열연한 이선균에 그리움이 더욱 커진다.

8일 오후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이하 '탈출'/감독 김태곤)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김태곤 감독, 배우 주지훈, 김희원, 박희본, 김수안이 참석했다.

(왼쪽부터)주지훈-박희본-김태곤 감독-김수안-김희원이이 8일 오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감독 김태곤) 언론시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탈출'은 짙은 안개 속 연쇄 추돌 사고가 일어나고, 붕괴 위기의 공항대교에 풀려난 통제불능의 군사용 실험견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극한의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굿바이 싱글'을 연출한 김태곤 감독을 필두로, '기생충​' 홍경표 촬영감독, '신과함께' 시리즈의 VFX를 담당한 덱스터 스튜디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이건문 무술감독, '1987' 한아름 미술감독 등 국내 최고의 제작진이 의기투합했다.

故 이선균은 붕괴 직전 공항대교에 갇힌 안보실 행정관 정원 역을 맡아 혼신의 열연을 펼친다. 대선을 위해서라면 칼같이 냉정해지던 행정관에서 끔찍한 사투 속 부성애와 인간애를 회복하는 과정을 탁월하게 연기해냈다. 후반 이선균이 보여준 리더십은 뭉클하고 감동적이며, 속 시원한 쾌감까지 전한다.

또 주지훈은 인생 한 방을 노리는 렉카 기사 조박을, 김희원은 '프로젝트 사일런스'의 책임 연구원이자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풍기는 양 박사를 연기했다. 여기에 문성근, 예수정, 김태우, 박희본, 박주현, 김수안 등 전 세대를 아우르는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합류했다.

영화감독 김태곤이 8일 오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감독 김태곤) 언론시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탈출' 측은 엔딩크레딧에 "故 이선균 님을 기억합니다"라고 고인을 추모했다. 김태곤 감독은 "이선균 형이 이 자리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영화를 준비할 때부터 현장에서도 그렇고 대교에서 벌어지는 일이라, 모든 장치나 공간에 대한 이해도가 필요했다"라며 "저도 놓쳤던 부분을 선균 형이 머리 맞대고 동선이나 감정에 대해 굉장히 논의를 많이 했다. 요소 하나하나 마다 질문과 답을 하면서 영화 전체적인 답을 찾았다"라고 작업 과정을 전했다.

故 이선균과 부녀 호흡을 맞춘 김수안 역시 "선배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경민이 날카로운 말도 많이 하고 자유분방하다. 저도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도록 풀어주셨다"라며 "덕분에 자유롭게, 즐겁게 연기하면서 촬영에 임할 수 있었다"라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주지훈은 작품 선택 이유에 대해 "빠른 전개, 일상적인 곳에서 일상적인 캐릭터, 그럴 수 있을 법한 이야기가 버무려져서 긴장감과 스릴감으로 다가왔다"라며 "제가 맡은 캐릭터가 어느 정도의 기능성을 가진 캐릭터다. 연기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했다"라고 밝혔다.

또 망가짐을 불사한 파격 변신에 대해 "대부분 망가진다고 표현하는데, 저는 크게 망가짐의 개념이 없는 사람이다"라며 "극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캐릭터가 가진 매력을 잘 즐겼고, 제가 재미있을 것 같을 때나 그렇지 않아도 제가 극에 도움이 되면 잘 즐기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배우 주지훈이 8일 오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감독 김태곤) 언론시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그러면서 그는 "드라마와 영화 장르에서 저를 간극 넓게 써주셔서 감사하게 즐겁게 연기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사람 안에 여러 감정이 있다. 좋은 면, 나쁜 면도 있고 이기심과 배려심도 있다"라고 말한 주지훈은 "생존에 있어서 자기 안위를 먼저 생각한다. 훌륭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을 과감하게 겉으로 드러낸다"라고 캐릭터를 설명했다.

이어 "90년대 초중반 때 동네에 그런 성격의 형들이 있었다. 가스배달하는 무서운 형들이 떠올랐다. 동대문, 이태원 가면 자를 들고 가방 놓고 가라하는 형들의 이미지를 구현하면 캐릭터와 잘 맞지 않을까 싶어서 감독님께 말씀 드렸다. 여러 스타일을 해보고 만들어졌다"라고 고백했다.

김희원은 "시나리오를 봤을 때 신선하고 독특했다.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고, 저로부터 시작된 일이라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라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박희본은 "이 재난을 어떻게 시각화할지 궁금하면서 기대가 됐다. 캐릭터가 사력을 다하는 장면이 많다. 연기할 때 사력을 다하는 건 어떨지, 제가 어떻게 할지 궁금해서 안 할 이유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박주현과 자매 호흡을 맞춘 박희본은 "박주현 배우를 '인간수업'에서 봤다. 강한 에너지가 있는 친구고 이 친구만 잘 따라가면 앙상블이 좋지 않을까 했다"라며 "실제로도 그랬다. 세트에서 오래 지내면서 술도 가끔 마시고 대화도 하면서 지냈던 것 같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김수안 역시 "시나리오가 재미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읽었다"라고 밝히며 "경민의 용감하고 용기있는 모습이 저를 이끌었다"라고 전했다.

배우 김수안이 8일 오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감독 김태곤) 언론시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탈출'은 공항대교에서 벌어지는 연쇄 추돌 사고 현장을 구현하기 위해 100중 추돌 사고가 발생하는 초반 장면은 광양 컨테이너 선착장에 200m의 도로를 세트로 제작하고 실제 차량을 연쇄적으로 충돌시켜 현실감을 극대화했다. 이후 대부분의 촬영은 국내에서 가장 큰 1,300여 평의 세트장을 섭외해 바닥에 아스팔트를 깔고 중장비까지 동원했다. 제작진은 실사 수준의 세트를 각 재난 상황별로 길이 80m, 폭 30m씩 구간을 나눠 순차적으로 촬영을 진행했다.

김태곤 감독은 "좀 다른 식의 재난영화 장르영화를 만들고 싶은 욕망과 갈증이 있었던 것 같다"라며 "우리나라 최고의 스태프들이 붙어서 절 많이 도와줘서 이런 재난 영화를 만들 수 있었다"라고 자신했다. 이어 "공항대교라는 일상적인 공간에 이상한 요소가 작용해 변질되고 위압감으로 다가갔을 때, 재난 스릴러물로서 느낄 수 있는 영화적 체험이 많다"라며 "그 속에 인간 군상을 그려내면 재미있고 관객도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화 속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 중 하나는 생존자들을 공포에 떨게 만든 11마리의 군사용 실험견이다. VFX를 담당한 덱스터 스튜디오는 개의 움직임과 관련된 각종 영상을 모조리 섭렵하며 '에코'의 외형과 뼈대를 디자인했고, 실제 개를 섭외해 동작 하나하나를 관찰하며 촬영에 임했다. 김태곤 감독은 "실제 있는 개로 100% 구현하는 건 어렵다고 생각했다. 조작된 개이고 살상용으로 만들어져서 영화적 허용 범위 안에서 실제 개보다는 위협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밝혔다.

'탈출'은 오는 7월 12일 개봉된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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