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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펄럭인 한반도기


분단 이후 처음으로 서울에서 열린 남북 A매치. 그동안 화합과 친목을 도모하는 성격의 축구경기는 남북을 오가며 몇차례 열렸지만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하는 A매치가 서울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때문에 22일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최종전 경기는 종전 남북전과는 많이 달랐다.

남북한은 모두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지은 상황. 하지만 두팀 모두 처음으로 제대로 된 경쟁 의식을 갖고 그라운드 위에 섰다.

이처럼 각별한 경기 성격 탓인지 때문에 남북전에 대한 축구팬들의 관심도 어느 A매치보다 높았다. 축구팬들은 경기 당일인 이날 3시간 전부터 서울 월드컵경기장 주변을 가득 메웠다. 경기시작 30분 전 관중석은 어느새 수많은 인파로 발디딜 틈이 없게됐다.

킥오프 15분전 양측 대표팀이 국기와 함께 그라운드에 입장하자, 관중석의 열기는 한껏 달아올랐다. 축구팬들뿐만 아니라 취재진들의 취재열기도 뜨거웠다. 50명이 넘는 사진기자들은 북한대표팀을 향해 연방 플래시를 터뜨렸다.

이날 특이한 점은 북측 국가가 연주될 때 대형 한반도기가 관중석을 뒤덮었다는 것. 통상 원정팀 자리에는 어떤 대형깃발도 올라가지 않았으나 이날은 흰색 바탕에 파란색 한반도가 그려진 깃발이 아래서 위로 올라갔다.

이후 애국가가 연주되자 붉은악마 자리에서는 태극기가 올라갔다. 원정팀 응원석에선 한반도기를 흔들며 "조국 통일, 우리는 하나다"를 반복해서 외쳤다.

승부를 가려야하는 경기였지만, 축제 분위기는 경기장을 한껏 뒤덮고 있었다. 팬들에겐 승리와 패배가 큰 의미를 갖지 못하는 듯 보였다.

이날 가장 뜨거운 박수를 받은 선수는 북한의 정대세였다. 안전을 이유로 서울 경기를 피해왔던 북한은 뜨거운 환대에 무슨 생각을 떠올렸을까. 몹시 궁금하다.

조이뉴스24 상암=이진영기자 asal@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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