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영화는 흥행이 저조하다는 충무로의 불문율을 깨고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하 우생순)'이 400만 관객 수를 훌쩍 넘기며 흥행에 성공했다. '우생순'의 흥행에는 이런 불문율을 뛰어넘기에 충분한 감동의 휴먼스토리가 있었다.

사실 '각본없는 드라마'라 불리는 스포츠는 그 자체로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갖고 있는 소재. 영화나 드라마 안에서 재창조 됐을 때 스포츠 본연의 박진감과 감동을 살리기가 쉬운 일은 아니지만 잘만 만든다면 카타르시스와 감동을 동시에 끌어내기에 이만큼 좋은 장르가 또 있을까.
1990년대 방영된 MBC '마지막 승부'가 짜릿한 승부의 세계를 연출하며 스포츠 드라마의 묘미를 안방까지 전하는데 성공했지만 이후 계속된 스포츠 드라마들이 흥행에 참패하면서 스포츠 드라마는 퇴보의 길을 걸어왔다.
그러나 2008년 장르는 다르지만 영화 '우생순'으로 스포츠가 가진 감동이 여전히 대중들에게 통할 수 있음을 확인하면서 스포츠 드라마 제작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가장 구체적인 기획단계에 접어든 스포츠 드라마는 MBC의 '트리플'이다.

이 드라마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꿈을 향해 도전하는 피겨 스케이트 선수들의 삶과 사랑을 그린 본격 스포츠 드라마다. '국민요정' 김연아가 주도하는 피겨스케이팅의 인기를 브라운에 담아내는 것만으로도 제작단계에서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미 MBC 베스트극장 '태릉선수촌'에서 국가대표팀 선수들의 고민과 꿈, 열정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호평을 받은 '커피프린스 1호점'의 이윤정 PD가 메가폰을 잡았다.
정일우는 남자주인공인 쇼트트랙 선수로 분해 부드러움과 터프함을 동시에 갖춘 남성상을 연기하고 신예 민효린이 극 중 피겨스케이팅 선수인 여주인공 하루 역을 맡는다. 올 연말 방영될 예정이다.
대중적인 스포츠 종목인 야구도 안방극장으로 들어온다.
1980년대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이현세 작가의 '공포의 외인구단'을 젊은 감각으로 각색한 드라마 '2009 외인구단'이 그것.
이번 작업에는 원작자 뿐 아니라 '레드문' 등 다양한 작품으로 유명한 순정 만화가 황미나 작가가 극본을 맡아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황미나 작가는 남성적인 야구경기와 승부 중심의 원작에 러브스토리를 가미해 본격 스포츠 멜로 드라마로 탈바꿈 시킬 예정이다.
'2009 외인구단'의 주인공이자 한 명의 여인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는 순정적인 남자 오혜성 역은 연기파 배우 윤태영이 맡았으며 오혜성의 영원한 라이벌이자 당대의 엘리트 야구선수인 마동탁 역은 박성민이 연기한다.

이 드라마는 20부작으로 제작돼 내년 상반기에 방영될 예정으로 최근 본격 촬영에 돌입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골프 선수인 최경주를 모티브로 한 골프 드라마도 논의 중에 있다.
지난해 콘텐츠 제작사인 필마픽쳐스는 최경주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드라마 '탱크의 눈물'(가제)을 20부작 미니시리즈로 만든다는 계획을 밝혔다. 골프 선수가 드라마화 되는 것은 이 작품이 처음.
더군다나 평범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세계 골프 무대에 우뚝 선 최경주의 성공 스토리는 삶과 도전 그리고 좌절과 성공을 적절히 변주하기에 좋은 소재다. 아직 이 드라마의 제작 일정은 구체적으로 잡히지는 않았다.
이처럼 스포츠 드라마 제작이 급물살을 타는 것은 꿈을 향한 열망과 성취감을 표현하기에 스포츠만큼 좋은 소재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좌절감과 고난을 이겨내고 승리를 쟁취하는 식의 틀에 박힌 스토리는 시청자들에게 진부함을 가져다 줄지 모른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판에 박힌 공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스포츠 드라마들은 다양한 소재와 개성 넘치는 캐릭터로 스포츠 드라마의 변화를 시도한다. 멜로를 가미하는 것도 대중성을 답보받기 위한 것.
이들 스포츠 드라마가 어떤 모습으로 안방극장을 찾을 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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