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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이병헌·송강호, '놈놈놈' 3인 3색 스타일 분석


올해 한국 영화계 최고의 화제작이자 대작인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감독 김지운ㆍ제작 바른손엔터테인먼트ㆍ이하 놈놈놈)이 지난 17일 개봉돼 예상대로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놈놈놈'은 정우성 이병헌 송강호 등 대한민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세 배우의 공동 주연에 제작비 200억원의 블록버스터, 칸 영화제 기립박수 등 이미 세계적인 주목을 한몸에 받았다.

특히 국내 최고의 스타일리시 감독 김지운은 마카로니 웨스턴을 토대로 60년대식 충무로 만주 활극과 액션 어드벤처를 병립시키며 영화 속에 정우성 송강호 이병헌 3인의 개성과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담아냈다.

박도원 '좋은 놈' by 정우성

현상 수배범이자 웨스턴 무비에 가장 걸맞은 스타일과 액션을 선보인다. 그런데 사실 돈 되는 건 뭐든 사냥하는 현상금 사냥꾼이다. 좋은 녀석이긴 하나 그닥 좋은 녀석만은 아닌 듯하다. 하지만 도원의 스타일 만큼은 정말 끝내준다.

3명의 주인공 중에서 가장 말을 잘 탈 뿐더러 말을 타고 달릴 때 가장 멋있다. 특히 긴 팔과 다리를 가진 그에게 롱 스웨이드 재킷을 입힌 의상팀은 펄럭이는 실루엣이 정우성의 극중 스타일을 가장 잘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원의 황토색 롱재킷은 대지(大地)를 의미한다. 만주 벌판의 황량하고 드라이하기만 한 사막을 표현함으로써 맹수를 사냥하고, 현금을 찾는 사냥꾼의 야성미를 여실히 드러낸다. 또 카키톤을 살짝 입힌 가죽 질감의 스키니 팬츠는 정우성의 늘씬한 몸매를 더욱 돋보이게 할 뿐만 아니라 날렵하게 달려가는 말과 조화를 이뤄 남성미를 물씬 풍긴다.

의상을 맡은 권유진 감독은 "정우성은 스키니 팬츠에 웨스턴 스타일의 롱재킷이 매우 잘 어울린다. 물론 말을 타는 신에서는 팬츠에 다소 여유를 줬지만, 그외의 신에서 입은 바지는 가죽 특유의 거친 질감을 그대로 살린 스키니 팬츠였다"며 "매우 불편했을 텐데 현장에서 내내 입고 있는 모습이 프로다웠다"고 토로했다.

또 자주색 베스트로 변화를 줬으며 모자는 웨스턴 스타일을 배제하고 앞뒤쪽을 꺾은 독특한 모자를 코디했다. 의상 감독이 호주의 모자 쇼핑몰을 뒤져 찾아낸 것이라고 한다.

권 감독은 "정우성의 스타일 중 가장 포인트는 뭐니뭐니해도 말타고 달릴 때 펄럭이는 재킷자락이다. 처음에 가죽으로 제작하고 테스팅 촬영을 했더니 무게감 때문에 전혀 날리지 않았다. 몇 번에 걸쳐 다양한 원단으로 제작한 끝에 인조 스웨이드의 촬영 의상이 탄생했다"고 밝혔다.

정우성은 자신의 스타일에 관해 '매우 모험적이고 재미있는 스타일'이라며 '촬영장에서 마치 진짜 도원이 된 양 뻔뻔하게 행동하게 됐다'고 말했다. 말을 타고 달리면서 장총을 한바퀴씩 돌려서 장전해 쏘는 그의 멋진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는 '좋은 놈'이 맞다.

박창이 '나쁜 놈' by 이병헌

최고가 아니면 참을 수 없는 마적단 두목 박창이. 살인쯤은 아무 것도 아니며 부하들 조차도 눈하나 깜짝 안하고 쏘아 죽이는 냉혹한 남자다. 최고가 되고 싶다는 강한 욕망 때문에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나쁜 녀석 이병헌은 그 동안 갈고 닦은(?) 좋은 놈 이미지를 이 영화에서 한순간에 뒤집어 엎는다.

구릿빛으로 그을린 피부와 한쪽 눈이 가려질 만큼 길게 내려오는 머리 사이로 보이는 눈빛을 바라보고 있으면 순간 섬뜩함이 느껴질 만큼 '나쁜 놈'의 모습 그 자체다.

이병헌은 강렬하고 남자다운 이미지를 위해 블랙 컬러의 복고풍 수트를 선택했다. 다소 사이코틱한 모습을 그리기 위해 넥타이를 배제하고 스탠딩 칼라의 정장용 와이셔츠의 깃을 세워 냉혹함을 살렸다.

1930년대 정장 스타일을 그대로 재현한 블랙 수트와 스트라이트 그리고 모닝코트가 전부일 만큼 정장 스타일을 고수한다. 광란의 총격신, 액션신에서 조차도 하나의 흐트러짐 없이 셔츠의 깃을 세우고 도도하게 총을 쏘는 모습은 소름이 끼칠 만큼 완벽하다.

권유진 의상 감독은 "창이는 냉혹하고 카리스마를 넘어 공포감마저 들게 만드는 리더십을 지니고 있다. 부하들 조차도 그를 존경하기 보다는 두려워한다. 그의 그러한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풀을 먹여 빳빳하게 다린 화이트 셔츠를 제작했다"며 "액션신에서 조차도 먼지를 안묻히게 하기 위해 수십벌의 똑 같은 셔츠를 대기하고 있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병헌은 극 초반 하트 재킷 등 다소 변형된 수트로 변화를 주다가 극 후반 격렬한 액션신을 위해 모닝 코트로 바꾼다. 앞단의 길이가 짧은 형태의 모닝코트는 조끼와 함께 입어 포멀한 스타일을 연출하는 것이 특징. 말을 타고 달리며 총을 쏴야 하는 만큼 활동적으로 보이기 위해 바꾼 것.

특히 이병헌이 조끼만 입고 등장하는 장면을 눈여겨 보라. 골반에 두른 탄창 밑으로 보이는 힙선의 탐스러움(?)은 여배우도 부러워할 지경이다.

블랙 수트에 깃을 세운 화이트 셔츠를 입고 가려진 머리 사이로 뿜어져 나오는 광기 어린 눈빛을 보고 있으면 카리스마를 넘어 '정말 나쁜 놈' 소리가 저절로 나온다.

윤태구 '이상한 놈' by 송강호

잡초 같은 생명력의 '독고다이' 열차털이범 윤태구. 오토바이를 타고 만주의 열차를 터는 잡초 같은 생명력을 지녔지만 그의 꿈은 크게 한탕해서 고향에 내려가 할머니와 소 키우고 닭 키우는 것이다.

권 의상 감독은 송강호가 맡은 태구의 캐릭터를 잡을 때 가장 힘들었다고 한다. 태구는 초원을 의미한다. 푸른 풀밭, 밀밭, 보리가 흩날리는 모습이 그의 이미지다.

그의 꿈 그대로 할머니와 농사 지으며 자연과 동화되는 거친 모습의 캐릭터. 때문에 군용 깔깔이로 촌스러워 보이는 태구의 모습을 잡아보자는 것에서부터 시작, 디자인 컬러 조금씩 다르게 수십벌의 샘플을 제작했다. 누빔 재킷에 국적 불명의 거친 질감을 살린 핏빛 가죽 조끼를 코디함으로써 다소 우스꽝스럽게 연출했다.

누빔 재킷 아래 펑퍼짐한 승마바지를 입고, 부츠에 각반을 차고 열차털이범 특유의 거칠고 서민적인 느낌을 표현했다. 또 쌍권총을 쏘는 송강호는 이병헌이 허리에 총을 차는 것과 달리 어깨에 메기로 했다. 느와르 속 옛 형사들의 방식을 따라 가슴에서 쌍권총을 뺄 수 있도록 했다. 다소 코믹한 포즈가 이상한 놈 태구의 이미지와 딱이다.

비행사 모자에 깔깔이를 입고 어정쩡하게 쌍권총을 꺼내지만, 돈을 향한 불타오르는 집념 만큼은 그 누구보다 강하다. 역시 '이상한 놈'이 틀림없다.

2시간이 조금 넘는 러닝타임으로 인해 다소 지루할 수 있는 '놈놈놈'은 3인의 독특한 스타일만큼이나 볼거리가 넘친다. 정체 불명의 지도 한 장을 둘러 싼 엇갈리는 추측 속에 일본군, 마적단까지 이들의 레이스에 가담, 결과를 알 수 없는 대 혼전 속에 과연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 것인지 사뭇 궁금하다.

조이뉴스24 홍미경기자 mkho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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