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3 대패의 후유증을 잊고 빠른 회복을 통해 온두라스전 승리를 거둔 뒤 하늘의 선택을 기다려라.
1무1패로 친황다오에서의 경기를 마친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이 11일 오전 항공편을 통해 상하이로 이동,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축구 D조 조별리그 마지막 상대 온두라스와 13일 경기를 갖는다.
10일 이탈리아와의 경기가 끝난 뒤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주영을 제외한 선수들은 통상적으로 거치는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도 거른 채 숙소로 돌아갔다. 패배의 충격이 그만큼 컸다는 이야기다.
많은 양을 뛰며 체력을 소진한 대표팀 선수들의 육체적인 회복은 물론 심리적인 위축에서 빠르게 벗어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자칫 선수들이 이탈리아전 패배를 오랫동안 마음에 담아둘 경우 남은 온두라스와의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패를 한 온두라스보다는 그래도 나은 여건이다. 온두라스의 질베르투 이어우드 감독은 "한국전에는 국가의 명예를 걸고 꼭 승리하겠다"라며 쉽게 경기를 내주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한국의 정신 재무장이 필요한 이유다.
대표팀의 8강 진출 가능성은 어렵지만 남아 있다. 한국 축구가 큰 대회에 나갈 때마다 등장하는 경우의 수를 따져보면 이탈리아가 카메룬에 1-0으로 승리한다는 가정을 할 때 한국이 온두라스를 세 골 차 이상으로 이기면 8강에 진출할 수 있다.
행여 승패와 골득실이 같아지면 다득점까지 따지는 만큼 온두라스를 강하게 몰아붙여야 한다. 물론 이탈리아와 카메룬이 안정적으로 조별리그 통과를 원한다면 여유있는 경기 운영으로 비기기 작전을 할 것이다. 그럴 경우 한국은 8강 진출에 실패하지만 이것저것 따질 때가 아니다. 마지막 한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한다.
지난 2004년 아테네올림픽 말리와의 조별리그 3차전은 기적의 대표적인 사례로 남아 있다. 1승1무를 한 상태에서 만난 말리의 은디아예에게 후반 10분까지 세 골을 허용하며 탈락 위기에 몰렸던 대표팀은 조재진의 헤딩을 통한 두 골과 탐부라의 자책골까지 더해 3-3으로 무승부를 기록, 극적으로 8강에 진출했다.
과거의 사례가 현재를 바라보는 창이 될 수 있다면 극적인 8강 진출을 못하라는 법은 없다.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나 처음 경기하는 것 같은 마음가짐이 선수들에게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점이다.
조이뉴스24 /친황다오=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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