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진(27, 전북 현대)은 지난해 7월 5일 시리아와의 친선경기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축구대표팀의 중앙 공격수로서 입지를 구축하는 듯했다. 하지만 허정무 감독 부임 이후엔 지난 3월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3차 예선 북한과의 경기에만 선발됐을 뿐 그 이후 대표팀 유니폼을 입지 못했다.
조재진을 중용하지 않는 데 대해 허 감독은 조재진이 겨우내 소속팀을 찾지 못하다 어렵게 국내로 유턴한 탓에 체력 및 정신적인 면에서 완성되지 못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가운데 포지션 경쟁자라 할 수 있는 후배 공격수 서동현(23), 신영록(21, 이상 수원 삼성) 등이 올림픽대표팀과 K리그에서의 활약을 통해 치고 올라오면서 조재진의 입지는 서서히 좁아지는 듯했다.
그러나 조재진은 이미 2006 독일 월드컵에서 위력적인 포스트플레이를 보여주며 검증된 선수였다. 185cm의 신장으로 상대와의 공중볼 다툼에서 밀리지 않으며 주변 동료에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했다.
K리그로 돌아와서도 조재진은 머리와 발을 이용해 8골 2도움을 기록하며 리그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으로 거듭났다. J리그 진출 전 K리그에서 4년 동안 4골 3도움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장족의 발전을 한 것이다. 머리는 물론 발로도 골을 기록하며 반쪽 선수라는 이미지도 벗어던졌다.
이런 매력적인 카드를 허정무 감독이 버릴 수 없을 터. 조재진은 6개월여 만에 다시 대표팀으로 돌아왔다. 수비형 미드필더 김남일(31), 골키퍼 김용대(29)의 뒤를 이어 선참급의 위치가 됐다.
조재진은 5일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요르단과의 친선경기에 선발 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요르단은 수비를 구축한 뒤 역습에 나서는 스타일로 북한과 비슷해 조재진의 포스트플레이를 시험해볼 절호의 기회다. 북한과의 3차 예선에서는 전반 45분밖에 활약하지 못하며 교체된 굴욕을 겪은 바 있어 이번에는 골로 허 감독의 믿음에 보답할 차례가 됐다.
다만, 연습 과정에서 동료에 왼쪽 발등을 찍히는 경미한 부상을 당한 것이 마음에 걸린다. 그래도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진을 교란하며 골을 노린다는 각오다. 인터뷰를 통해 조재진은 "신선한 자극은 내게 도움이 된다. (신영록, 서동현 등) 후배들의 좋은 활약은 내가 발전할 자양분"이라며 활약을 예고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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