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먹구름이 잔뜩 끼고 비가 오락가락하는 하늘 아래 본부석 위의 조명탑 힘으로 치른 경기에서 포항 스틸러스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포항은 21일 오후 제주시 제주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08 하나은행 FA컵 전국축구선수권대회' 결승전 경남FC와의 경기에서 황진성, 김재성의 골을 앞세워 2-0으로 승리, 1996년 원년 대회 이후 12년만에 통산 두 번째 우승컵을 차지했다.
우승으로 포항은 상금 2억 원과 함께 내년 AFC(아시아 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얻어 올해 첫 출전에서 조별리그 탈락했던 한을 만회할 기회를 얻었다.
경남은 4강전 고양 KB국민은행과의 경기 때와 똑같은 선수구성으로 나섰다. 반면, 포항은 부상에서 회복한 데닐손을 선발로 내세웠다. 중원에서도 노련한 김기동 대신 신형민과 황진성을 투입해 초반부터 승부수를 던졌다.
노림수가 맞아들어갔는지 포항은 전반 3분 황진성이 선제골을 터뜨렸다.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 최효진이 질풍같은 드리블로 페널티지역 안까지 파고들어 골 지역 안으로 패스했고 뒤에서 달려들던 황진성이 왼발로 밀어 넣었다.
다급해진 경남은 인디오와 김동찬이 포항 수비진을 헤집으며 골을 노렸지만 미드필드에서 볼이 연결되지 않아 고립되는 일이 많았다. 전반 29분 왼쪽 측면 미드필더 박윤화가 직접 아크 정면까지 치고 들어와 슈팅을 시도하는 등 동점골을 노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느긋해진 포항은 양 측면 미드필더 박원재-최효진이 경남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며 공격에 적극 가담했다. 경남은 박재홍과 김종훈이 수시로 위치를 바꾸며 막는데 온 힘을 기울였다.
후반 14분 경남은 수비 전체를 지휘하는 산토스를 대신해 미드필더 김영우를 투입했다. 18분에는 이상민을 빼고 공격수 김진용을 투입해 실점 만회를 위한 총공세에 나섰다.
경남은 측면을 돌파하며 포항을 공략했다. 공세가 거세지자 포항도 후반 24분 스테보를 빼고 '특급 조커' 이광재를 투입해 맞대응했다. 정신없이 공방이 오갔고 후반 30분 경남은 공격수 정윤성까지 투입해 전원 공격에 나섰다.
그러나 후반 33분 포항의 두 번째 골이 터지며 승부가 완전히 기울었다. 박원재가 왼쪽 페널티지역 밖에서 연결한 가로지르기를 김재성이 헤딩 슈팅으로 그물을 갈랐다. 경남은 1분 뒤 이상홍이 아크 정면에서 시도한 회심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는 등 불운의 연속이었다.
경남은 후반 44분 김동찬이 아크 정면에서 프리킥 찬스를 얻었지만 골대를 빗겨나갔고 더 이상 반전 기회가 오지 않으면서 포항의 승리로 종료됐다.
조이뉴스24 /제주=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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