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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시즌 전력분석]②두산 베어스, '올해야말로 넘버원!'


2009 시즌 개막이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이제 프로야구 8개 구단은 사력을 다해 '가을 잔치'에 참가하기 위해, 또 우승을 향해 장기 레이스에 돌입한다.

그 중 두산 베어스는 올해야말로 지난 2년간의 한을 풀기 위해 각오를 새롭게 다지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두산은 SK에게 뒤져 항상 2인자의 설움을 겪어왔다. 김경문 감독은 베이징올림픽 당시 금메달을 목에 걸고 "평생 2인자만 할 줄 알았다. 이제 야구를 그만둬도 여한이 없다"는 소감을 밝힐 정도로 '우승'에 목말라 있다.

두산이 올 시즌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까. 목표 자체가 우승인 명가 두산의 전력을 분석해봤다.

계투진으로 살아남은 두산, 올해는?

지난 시즌 두산은 마운드 전력에서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살아왔다. 김선우를 비롯해 선발진들이 제역할을 못해주면서 미들맨이 선발 몫까지 책임졌다. 때문에 김경문 감독은 시즌 내내 "허리에 부담이 간다"고 불안감을 드러냈다. 단적으로 팀내 최다승 투수가 '믿을맨' 이재우(11승)였으니 감독 입장에서는 답답할 지경이었다.

사실 올해 선발 마운드도 장밋빛 전망은 아니다. 일단 김선우가 지난 시즌 후반부터 살아나면서 제1 선발로 낙점됐지만, 2선발감으로 꼽혔던 '효자 용병' 랜들이 허리 부상으로 퇴출됐다. 또 좌완 마당쇠 역할을 해줬던 이혜천은 야쿠르트로 이적했다. 물론 이혜천은 기복 있는 피칭으로 김 감독에게 큰 신뢰는 못줬지만, 전력의 공백이 발생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마운드에 새롭게 변화된 부분도 눈길을 끈다. 우선 지난 시즌 마무리로 활약했던 정재훈의 선발 변신이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마무리 보직에 대한 부담감 탓에 심적 고통을 호소했던 정재훈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김 감독은 과감히 정재훈을 선발로 돌렸다.

마무리는 강속구 투수 이용찬이 담당할 예정이다. 김 감독은 만에 하나 경험 부족으로 이용찬이 고전할 경우, 이재우를 마무리로 돌릴 복안까지 마련해두고 있다.

올 시즌 기대되는 신예투수 박민석, 홍상삼, 박정배 등도 지난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구슬땀을 흘렸다. 게다가 신인 성영훈도 최고의 피칭으로 김경문 감독의 '루키 카드'로 자리매김했다. 이혜천의 부재는 금민철이 담당하게 되지만, 원용묵과 진야곱, 신인 유희관도 두산의 약점인 좌완 공백 메우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넘치는 내야자원을 활용한 트레이드는 언제든 써먹을 수 있는 보험과도 같다.

결국 현 시점에서 가장 큰 문제는 선발의 한 축을 책임져주던 랜들의 공백을 기존 선수들이 어느 정도 메워줄 수 있느냐다. 새 용병투수를 영입할 때까지 김경문 감독은 일단 김선우-정재훈-김명제-김상현으로 이어지는 4선발제로 시즌을 맞이할 생각이다.

두산의 마운드도 여러모로 색깔이 바뀌었다. 마운드 새판짜기의 성공 여부가 두산의 우승 레이스를 좌우할 것은 분명하다.

타선의 변수는 맷 왓슨

두산 팬들에게 맷 왓슨의 존재는 클 수밖에 없다. 2004년 알칸트라 이후 무려 5년만의 타자 용병이다. 특히 지난 시즌 롯데로 이적한 프랜차이즈 스타 홍성흔의 대역으로 영입했기에 그의 역할이 타선에서 키플레이어가 될 것은 자명하다.

사실 김 감독은 용병 타자를 선호하지 않는다. 용병이 합류할 경우, 포지션이 겹치는 토종 선수들의 설 자리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는 홍성흔의 이적과 김동주의 일본행이 타진 등으로 김 감독도 타자 용병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고, 결국 맷 왓슨을 선택했다.

하지만 시범경기를 모두 치른 상황에서도 아직까지 맷 왓슨은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시범경기(12경기)에 모두 출장해 36타수 7안타로 타율 1할9푼4리에 머물렀고, 2홈런 9사사구 10삼진을 기록했다.

김경문 감독은 "시범경기는 시범경기일 뿐 아무런 의미가 없다. 시즌 들어가서 한두 달 지켜보겠다"고 말했지만 왓슨을 그다지 탐탁치 않게 여기는 분위기다. 왓슨이 우려를 떨치고 불방망이를 과시한다면 두산은 김현수-김동주-맷 왓슨으로 이어지는, 지난 시즌 못지않은 중심타선을 구축할 수 있다.

이외에 테이블 세터는 건재하다. 이종욱과 고영민도 부상없이 WBC까지 잘 소화해냈고, 오재원, 민병헌까지 두산 발야구를 지원하는 이들도 완벽하게 뒤를 받치고 있다. 하위타선의 보강이 문제인데 두산은 워낙 많은 재원을 보유한 팀이라 상황에 따라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기용하면 문제는 없다.

또 이성열의 '잠재력'도 두산이 바랄 수 있는 '행운' 요소 중 하나며 신인 정수빈의 거침없는 방망이도 간과할 수 없다.

군전역 선수의 가세... 그리고 무한경쟁 체제

올 시즌 두산은 두터운 보강전력으로 무한경쟁 체제에 돌입할 수 있다. 한 포지션에 1군급 선수들이 평균 3~4명씩 되는 터라 웬만한 선수들은 감히 붙박이라는 단어를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우선 2005년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 출신 손시헌이 상무 제대 후 복귀했고, 홍성흔의 FA 보상선수로 이원석을 영입함에 따라 내야진은 포화상태다. 또 입대 전까지 주전 외야수로 활약했던 임재철과 잠수함 투수 김성배의 복귀도 든든하다. 포수 용덕한도 '포수왕국' 두산의 옛 명성을 이을 재목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선수들의 가세로 특히 두산 내야진은 터지기 일보 직전이다. 김 감독은 일단 손시헌과 이대수를 유격수 포지션에서 활용하고, 고영민-최주환-김재호를 2루수 자리에서 경쟁시킬 생각이다. 또 이성열, 최준석, 정원석, 오재원은 1루 베이스를 놓고 혈투를 벌이고 있다. 3루는 김동주와 이원석이 번갈아가면서 볼 확률이 높다.

하지만 사실 이조차도 기본 포지션에 지나지 않는다. 김 감독은 시즌에 돌입하면서 더블포지션이 가능한 선수들은 모두 최소 두 개 포지션에서 활용하면서 이런 저런 조합을 찾아볼 생각이다. 시즌 초반 완벽한 포지션이 구축되면, 내내 붙박이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기에 선수들로서는 '4월'에 최대한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해야 한다.

외야 역시 마찬가지다. 김현수와 이종욱이 만약 붙박이 좌익수, 중견수로 경기에 나선다면 나머지 선수들은 답답한 상황이다. 왓슨(지명타자 가능), 유재웅, 정수빈, 임재철, 민병헌 등 나머지 선수들은 글러브를 손에 끼기가 힘들어져 눈에 띄는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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