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이라고 해야 하나...그게 우리 팀 힘의 원천이다."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개막 3연전의 부진을 털고 3연승으로 완연한 상승세를 탔다. 요미우리는 9일 열린 요코하마전에서 올 들어 팀 최다인 18안타를 폭발시키며 9-2로 대승했다.
요코하마와의 주중 원정 3연전을 모두 쓸어담은 요미우리는 3승1무2패의 성적으로 히로시마와 함께 공동3위에 랭크됐다.
우승 후보로서 썩 좋은 시즌 출발은 아니지만 지난해 구단사상 첫 개막 5연패에 빠졌던 것에 비춰보면 그리 나쁜 행보도 아닌 듯하다. 결국 우승까지 차지한 지난해 요미우리는 6월18일 오릭스전에서 승리를 거두고서야 비로소 승률 5할을 넘어섰다.
요미우리의 상승세의 원동력은 폭발적인 타선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요미우리는 최근 승리한 세 경기 동안 팀 타율 3할4리(공동1위)를 기록하며, 26점이나 뽑아냈다. 때려낸 안타수만도 40개다. 게다가 개막전서 부진했던 선발 그레이싱어가 다시 위력을 되찾았고, 마이클 나카무라, 마크 크룬 등 불펜도 점점 안정돼가고 있다. 팀 평균자책점도 2.53(1위)으로 낮췄다.
하라 다쓰노리(51) 감독은 요미우리의 연승 비결에 대해 '생존경쟁이 낳은 결과'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에 이승엽이 포함된 것이 국내팬들에게는 씁쓸하다.
하라 감독은 이승엽이 찬스 때마다 삼진이나 범타로 물러나 타선의 맥을 끊자, 지난 7일 경기서 과감히 경기 도중(4회) 교체했으며, 이후 두 경기에서는 상대 선발이 좌투수란 이유로 아예 선발 명단에서도 제외시켰다. 대신 타격감이 좋은 우타자 다니를 5번에 배치하고, 1루수에는 알폰소를 선발 명단에 넣었다.
이틀 연속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 이승엽으로선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그렇다고 이승엽에게 찬스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라 감독은 8일 대타로 한 차례 이승엽을 기용했고, 9일 경기서도 6회 2사 만루에서 대타로 내보낸 뒤 계속 수비로 출장시켰다. 하지만 꾸준한 출장을 못한데다 안 그래도 타격감이 좋지 못한 이승엽은 8일 1타석, 9일 3타석 타격에서 안타 하나 치지 못했다.
하라 감독은 개막전부터 가메이-스즈키로 이어지는 테이블 세터를 기용했으나 결과가 신통치 않자, 즉각 스즈키-기무라 '노장 콤비'로 변화를 줘 대성공을 거뒀다. 부진한 이승엽을 빼고 기회를 준 다니도 좋은 타격을 해줬고, 알폰소도 8일 경기서 홈런 한 방을 날리는 등 기대에 부응했다.
일본 언론들은 하라 감독의 이런 '고양이 눈 용병술'(주위환경에 따라 눈동자가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고양이 눈처럼 상황에 따라 타순에 변화를 주는 것을 의미함)이 WBC 우승을 이끌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을 내놓고 있다.
하라 감독의 의중이 생존경쟁을 통해 팀 전력을 극대화시키는 것이라면 이승엽은 스스로의 실력으로 생존경쟁을 뚫을 수밖에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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