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낭떠러지 추락 일보 직전이다. 이제 진짜 '1패'면 1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대기록은 무산된다. 롯데의 마지막 경기 승패 여부를 지켜보기 위해서는 무조건 3연승밖에 길이 없는 삼성이다.
삼성은 지난 22일 문학구장서 가진 SK와의 시즌 18차전에서 선발 윤성환의 0.1이닝 4실점이라는 최악의 피칭과 화력의 침체로 1-6으로 패했다. 그나마 위안거리는 같은 시각 목동에서 히어로즈가 롯데를 5-1로 꺾어줬다는 점. 이날 롯데가 이기고 삼성이 패했으면, 롯데의 4위가 확정되는 터였기에 사자군단으로서는 천만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여전히 삼성의 4강행은 너무나 어렵다. 실낱같은 희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2일 경기 결과에 따라 삼성은 64승 66패를 기록, 여전히 롯데(66승 66패)와의 승차가 1게임이다.
이제 삼성은 오늘(23일) 문학 SK전, 24일 잠실 두산전, 25일 대전 한화전을 모두 승리하고, 이틀간 휴식을 취한 롯데가 25일 잠실 LG전에서 패해야만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다. 상대전적에서 열세인 터라 동률로도 4강 입성이 불가능한 탓이다. 25일까지 갈 것도 없이 SK나 두산에게 한 번이라도 패하면 삼성은 그대로 5위가 확정된다. 그야말로 한 발짝도 물러설 수 없는 천길 낭떠러지에 몰린 셈이다.
이런 와중에 16연승을 내달린 SK를 쓰러뜨리기 위해 선동열 감독은 '신예좌완' 박민규 카드를 뽑아들었다. 박민규는 엔젤스초-경남중-경남고를 졸업하고 2차 1라운드(전체 5순위) 지명을 받아 올 시즌 계약금 1억6천만원(연봉 2천만원)에 입단한 고졸 신인이다. 23일 딱히 내세울 만한 선발 투수가 없어 '고비'라고 판단한 선 감독으로서는 불안한 선택이지만, 그만한 대안도 없다.
박민규는 지난 8월 16일 첫 불펜 등판 이후 8경기(2경기 선발등판)서 승수 없이 1패만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평균자책점은 2.89로 수준급. 특히 선발투수가 조기 강판당할 경우를 대비한 긴급요원으로 활약해온 카드이기에 선 감독은 마지막 절체절명의 상황서 박민규를 선택했다.
게다가 첫 선발등판이었던 지난달 28일 SK전에서 비록 팀은 패했지만 5이닝 3피안타(1홈런) 2실점으로 호투한 바 있어 무기력하게 물러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도 섰다.
선발 맞상대는 채병용이다. 그는 지난 6월 26일 오른쪽 팔꿈치 통증으로 1군 엔트리서 말소된 뒤 수술 판정을 받았지만, 재활을 선택하고 올 시즌 복귀를 목표로 구슬땀을 흘려왔다. 그 후 지난 19일 문학 한화전서 9회초 등판해 일단 1군 복귀식은 치렀다. 그리고 17연승을 노리는 김성근 감독의 낙점을 받고 선발 등판의 기회를 얻었다. 올 시즌 삼성을 상대로는 3경기 2.2이닝 4피안타 1실점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했다.
과연 박민규는 올 시즌 삼성의 최종 성적표를 가름지을 수 있는 부담스런 상황을 딛고 선동열 감독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까. 그의 어깨에 삼성 4강의 희망이 얹혀 있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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