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라면 누구나 '상상'을 한다.
지금 처해 있는 현실에 만족하면서도 다른 선택, 다른 길을 걸었다면 자신의 인생이 어떻게 변했을까 하는 상상을 해볼 때가 있다. 또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을 법한 꿈같은 일들을 상상하며 잠시나마 고달픈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는 도피의 길(?)을 걷기도 한다.
유병수(21, 인천 유나이티드). 그는 이제 겨우 프로 1년을 다 채워보지도 못한 새내기다. 하지만 2009 K리그 신인 돌풍을 일으키며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우뚝 서기까지 그의 앞에 많은 일들이 있었다. 몇 번이나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하는 갈래길을 만났고, 상상할 수도 없었던 일들이 현실로 등장하기도 했다.
창간 5주년을 맞이한 '조이뉴스24'가 유병수를 만났다. 유병수가 여기까지 온 길은 많은 팬들이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래서 다른 길을 선택했으면 인생이 어떻게 변했을까를 물었다. 또 상상만으로도 행복한 일이 있냐고 물었다. 조이뉴스24는 유병수가 전하는 '짜릿한 상상'을 들을 수 있었다.
현재 한국축구의 대세는 '쌍용' 이청용(21, 볼턴) 기성용(20, FC서울)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바로 프로행을 택했다는 것이다. 이청용은 중학교를 중퇴하고 일찍 축구에 매진했고, 기성용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바로 FC서울에 입단했다.
일찍 프로맛을 본 '쌍용'은 프로무대에서도 국가대표팀에서도 발군의 기량을 선보였고 해외리그 진출에도 성공했다. 이청용은 프리미어리그 볼턴으로 이적했고 기성용은 스코틀랜드 명문 셀틱으로 이적할 예정이다.
한국축구의 중심 '쌍용'은 공교롭게도 유병수의 동갑내기 친구다. 친구들은 이렇게 한국축구의 중심, 해외리그 진출 등으로 잘나가는데 유병수는 프로 1년차에 현재 국가대표팀 소속도 아니다. 어쩌면 잘나가는 친구들에 비해 많이 초라해보일 지도 모른다.
유병수가 '쌍용'처럼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바로 프로행을 선택했다면 어떻게 변해 있을까. 유병수도 쌍용처럼 될 수 있었을까. 유병수는 한참을 상상했다. 그리고 결론을 내렸다. 'K리그를 뜨겁게 달궜던 신인왕 후보 유병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유병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프로로 갈 자신이 없었다. 그는 "대학을 가지 않고 바로 프로로 왔다면 오히려 적응도 못하고 좋은 시간을 보내지 못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직 프로에 가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대학에 가서 노력해 부족한 점을 보안하려 했다. 아버지도 대학에 가기를 원하셨다"고 말했다.
그래서 유병수는 별 고민 없이 언남고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로 입학했다. 그리고 2년 동안 대학 생활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잘나가는 '쌍용'도 경험해보지 못한, 대학생만이 느낄 수 있는 삶과 철학을 경험하고 배웠다. 이런 경험이 분명 유병수 축구인생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유병수는 "프로에서는 나이차가 많이 나지만 대학에서는 거의 다 또래다. 경기하면서 빠르게 친해질 수 있다. 그리고 경기에 많이 투입될 수 있다. 대학에서 실전 경험과 적응력 등을 배울 수 있었다. 이청용, 기성용은 프로에 와서 바로 1군 경기에 투입되지 못했다. 나는 인천으로 와서 바로 경기에 투입됐다. 대학을 거치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대학생활 덕분에 프로에 와서 바로 적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홍익대 2년을 다닌 후 유병수는 프로에 가겠다고 결심해 자퇴를 택했다. 그리고 드래프트 1순위로 인천 유나이티드에 입성한다. 유병수가 K리그에 몰고 올 폭풍은 아직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②편에 계속>
조이뉴스24 인천=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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