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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5년] 특별 인터뷰… 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①, "꿈나무 육성으로 월드컵 16강을 넘어..."


"변화에 대한 두려움 넘자"며 초, 중, 고 주말리그제 강력 드라이브

국내 인터넷 스포츠 신문의 선구자 '조이뉴스24'가 창간 5주년 특별 인터뷰로 대한축구협회 조중연(63) 회장과의 만남을 요청하자 홍보국 이원재 홍보부장은 "날짜가 맞을지 모르겠어요. 워낙 스케줄이 많아서..."라며 고민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취임 일성에서 최고경영자(CEO)형 회장이 되겠다는 말을 실천하고 있어 시간 내기가 하늘의 별을 따기보다도 더 어렵다는 뜻이었다. 전국일주는 다반사. 각종 회의에, 축구인을 만나 의견을 청취하는 등 빡빡한 업무 때문에 즐기던 테니스나 골프를 할 시간이 없을 정도. 기껏해야 주말에 청계산을 오르내리는 정도로 심신을 달래고 있다고 한다.

지난 1월 22일 제51대 대한축구협회 회장으로 취임해 10개월여를 달려온 조중연 회장의 일상이다.

"축구 강국 돌아보면서,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조중연 회장과 인터뷰가 이뤄진 지난달 27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로비는 전국 64개 고등학교에서 온 지도자들로 가득했다. 2009 대교 눈높이 전국 고등축구리그 왕중왕전 대표자회의가 있었기 때문이다.

흐뭇한 표정으로 대표자회의와 조추첨을 지켜본 뒤 회장실에서 취재진과 만난 조 회장은 시간을 쉽게 내지 못하는 부분을 미안하게 생각하며 "초중고 주말리그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시, 도 축구협회도 많이 협조해주면서 축구협회 출범 후 가장 많은 5천500 경기를 했다"라며 현장으로 나설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대표자회의에는 축구협회 주요 부서 직원들이 총출동했다. 그는 "지도자들도 전직원이 동원된 것을 보고 놀랐을 것이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축구협회 입장에서는 지도자들이 큰 재산이다. 때문에 친절하게 안내하고 큰 손님이 온 것처럼 행사를 하라고 지시했다"라며 작은 변화를 전했다.

지난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직후 기술위원장에서 물러난 뒤 유소년분과 위원장으로 나섰던 조 회장은 권역별 전임지도자제 및 유소년리그를 도입해 전국에서 축구 뿌리를 내리기에 집중했다.

유소년 축구에 대한 집착은 프랑스 월드컵에서 본선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대표팀의 저조한 성적이 한 몫 했다. 같은 해 프랑스, 이탈리아, 스웨덴 등 주요 유럽 축구 강국을 돌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는 조 회장은 "선진국들을 돌아다니면서 우리도 무엇인가 달려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소질 있는 선수들을 발굴하는 게 중요해서 권역별 상비군 제도와 리그제를 도입했고 이것이 잘 정착해 주말 리그제로 확대됐다"라고 설명했다.

"리그제가 확실히 뿌리내리는 것보다 더 큰 사업은 없다"

때문에 조 회장 취임 후 주말 유소년리그 정착은 축구협회 정책의 핵심이 됐다. 각 시, 도 축구협회의 협조는 필수다. 자연스럽게 회장실이 아닌 현장을 발이 부르트도록 다닐 수밖에 없는 것이다.

주말리그제 시행에 있어서는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대학 진학을 앞둔 고교생 학부모과 지도자들이 대거 시위를 하는 등 후유증이 상당했다.

취임 초부터 정책 수행능력 시험대에 오른 조 회장은 대학 진학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문화체육관광부, 교육과학기술부와 머리를 맞대고 해결 방안을 찾는데 골몰해 일부 대학들의 입시제도에 변화를 이끌어내는 등 나름대로 성과를 냈다. 지도자들에게는 1인당 연구비 50만 원씩을 지급하는 등 처우개선에 집중했다.

다행히 주말 리그제는 순항을 거듭했고 왕중왕전이라는 결산 대회로 연결됐다. 그는 "누구든지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설득과 설명을 해야 했는데 잘 따라줘서 협회도 고마움을 표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유소년 시스템의 구축은 결과적으로는 한국 축구의 형태를 바로잡는 일로 연결된다. 2013년까지 4년의 임기를 수행하는 동안 조 회장은 "지금은 초, 중, 고 리그를 확실하게 뿌리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보다 더 큰 사업이 없다. 각급 상비군을 만들어 좋은 선수들 발굴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라며 재차 '유소년'을 강조했다.

'차범근 축구대상' 시상, 축구회관 로비에서 하기로 결정

유소년 축구 올인으로 차범근 수원 삼성 감독과의 관계 회복에도 성공했다. 프랑스 월드컵에서 멕시코(1-3), 네덜란드에(0-5) 연이어 패한 이후 당시 선수단장이었던 조 회장은 여론에 밀려 차 감독을 경질하며 '악연'을 만들었다.

야인이 된 차범근 감독은 중국 등을 떠돌면서도 축구인생 최대의 목표인 유소년 선수 양성이 희망이라는 것을 잊지 않았다. '차범근 축구교실' 등을 통해 선수들이 양성됐고 '차범근 축구대상' 제정을 통해 어린 선수들에게 희망을 불어넣었다.

조 회장은 지난 2월 '차범근 축구상' 시상식에 나타나 "내년부터는 축구회관에서 시상식을 치렀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는 등 '유소년'이라는 공통분모로 화해 분위기를 연출했다. 차 감독의 그간 노고를 이제는 '주류'에서 보상해주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차범근 축구대상'의 축구회관 개최를 다시 한 번 확인한 조 회장은 "FA컵 결승전 미디어데이(10월 15일) 때 차 감독과 차를 한 잔 하면서 시상식을 (축구회관에서) 하기로 결정했다. 과거에는(경질에 대해) 어쩔 수 없었던 입장에 있었지만 누구보다 아끼는 사람 중 하나다. 고려대 후배고 그가 3학년 때 코치로 함께 해 전국 선수권대회를 우승하기도 했다"라며 과거의 거북한 기억은 완벽히 지워졌음을 선언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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