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일 아프리카의 '강호' 코트디부아르와 평가전을 가지는 허정무호에 '반지의 제왕' 안정환(34, 다롄 스더)이 돌아왔다.
1년9개월 만에 태극마크를 다시 가슴에 단 안정환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이 높다. 지난 월드컵에서 선보인 '판타지 스타'의 모습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한 명의 '슈퍼스타' 이동국(31, 전북)에 대한 기대감도 식지 않고 있다. 지난 동아시아대회 일본전에서 골을 기록한 이동국의 A매치 연속골에 대한 기대감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간판' 공격수 안정환과 이동국이 한 팀에 들어왔다. 자연스레 팬들은 또 하나의 기대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바로 안정환과 이동국이 함께 그라운드에 등장하는 것이다. 이동국과 안정환이 나서는 '투톱'은 그 자체만으로도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
시대를 풍미한 공격수들의 조합. 이동국의 위치선정과 골 결정력에 안정환의 테크닉과 센스가 합쳐진다는 것. 상상만으로도 전율이 흐른다. 한국 최고의 빅&스몰 조합이 탄생될 것만 같은 기대감이다.
하지만 허정무호에서는 안정환-이동국 '투톱'을 볼 수가 없다. 코트디부아르와의 평가전 뿐만 아니라 이동국과 안정환 모두 남아공월드컵 본선까지 간다고 해도 이들은 함께 그라운드에 나설 수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허정무 감독이 이동국-안정환 '투톱'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코트디부아르전을 위해 영국 런던으로 떠나기 전 인천공항에서 만난 허정무 감독은 이동국-안정환 '투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허정무 감독은 "이동국과 안정환이 투톱으로 함께 나가는 것은 효과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한다"며 잘라 말했다.
허정무 감독은 노장 축에 속하는 안정환과 이동국을 동시에 내보낸다는 것은 효율적이지 못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투톱은 경험으로 무장한 베테랑과 젊음과 패기가 넘치는 신예를 내세워 조화를 이루려는 심산이다. 박주영(AS모나코)이 부상으로 빠진 이번 코트디부아르전에서 투톱을 쓴다면 이동국-안정환 중 한 명과 이근호-이승렬 중 한 명씩을 내세워 투톱을 만들 것으로 보인다.
안정환이나 이동국 중 한 명이 투톱으로 선발 출전한 후 후반 분위기 전환을 위해서, 또 체력적 문제로 인해 교체할 상황이 되면 안정환과 이동국 서로가 맞교대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원톱을 내세워도 마찬가지다. 안정환과 이동국 중 누구를 선발로 출전시킬 지는 미지수지만 이동국 안정환 둘 중에 한 명은 조커로서의 역할을 맡긴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오히려 허정무 감독의 머릿속에는 안정환-이동국 조합보다는 전체 포메이션 변화가 깊이 자리잡고 있었다. 허 감독은 "박주영의 파트너를 고르는 것도 아니고, 경우에 따라 포메이션이 달라질 수 있다. 3-5-2, 4-3-3, 4-5-1 등 어떤 형태로도 갈 수 있다"며 원톱으로의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동국은 "안정환을 오랜만에 봐서 너무 반갑고 기뻤다. 안정환과 경기장에서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고 안정환은 "이동국과 코트디부아르전에서 함께 뛴다면 내가 골을 넣기보다 이동국이 골을 넣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며 내심 함께 뛰는 것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허정무호에서는 안정환과 이동국 '투톱'은 출격하지 않는다. 이들이 함께 만드는 효과는 허정무호에서는 볼 수 없게 됐다. 이들은 공격수 신·구 조화의 일원이 되거나 후반 조커로서 각자의 길을 걷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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