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접전을 펼치고 있는 수목 안방극장은 '女人天下'다. 톱 여배우들의 자존심을 건 팽팽한 대결이 흥미롭다.
거친 말투와 독기서린 눈빛으로 변신한 문근영(신데렐라 언니), 더 이상 망가질 수 없을 만큼 완벽하게 망가진 손예진(개인의 취향), 그리고 '된장검사'라는 이색 별명까지 얻은 김소연(검사 프린세스)의 연기 변신 성적표가 궁금하다.
◆ '악역' 문근영...독기서린 눈빛 섬뜩
문근영은 KBS2 '신데렐라 언니'에서 독기서린 냉혈녀로 변신했다. 3회 연속 정상을 차지하며 수목대전에서 가장 먼저 승리의 깃발을 올린 그는 섬뜩할 만치 독기어린 눈빛 연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지난 7일 3회분에서 넘어져 무릎에서 피가 철철 흐를 정도로 상처가 났지만 눈하나 깜짝 하지 않고 "아파, 아픈 게 뭐 어떻다고"라며 소리 지른다. 더욱이 상처를 꿰메는 과정에서도 무심한 듯 앉아 있는 표정은 보는 이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을 따뜻하게 불러준 기훈(찬정명 분)을 향해 조금씩 마음을 열면서 섬세한 감정 변화를 선보였다.
시청자들은 이같은 문근영의 변신에 대해 "국민 여동생 이미지가 강했는데, 냉정한 이미지도 잘 어울린다", "냉기 흐르는 눈빛에 보는 이까지 서늘하다"며 호평을 보냈다.
일각에서는 소리지는 톤 등에서는 어색함이 묻어나와 감정이입이 흐트러진다는 평도 나오고 있다.
◆ '엉뚱녀' 손예진...이보다 더 망가질 수 없다
이보다 더 망가질 수 없다. 청순가련형의 상징, 남자들의 로망이었던 손예진이 망가질대로 망가졌다.
MBC '개인의 취향'에서 엉뚱녀 박개인 역으로 변신한 손예진은 예상을 뛰어넘는 코믹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아무렇게나 묶어 흐트러뜨린 머리, 촌스러운 의상에 두꺼운 뿔테안경은 기본이고 어리숙한 말투와 황당한 행동까지 '변신을 하려면 이 정도는 해야지'라고 말하는 듯 완벽하다.
특히 2회에서 친구에게 남자 친구를 빼앗기고 홀로 집에서 슬픔을 되뇌이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거실에 웅크리고 앉아 눈물을 흘리는가 싶었지만 볼이 미어져라 밥을 우겨 넣으면서 어깨를 들썩이는 장면은 단연 돋보였다.
손예진의 무너짐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다크서클이 뺨까지 내려온 모습으로 담요를 뒤집어쓰고 발가락 양말을 신은 발가락을 만지작 거리는 모습에서 정점을 찍었다.
그간 패셔니스타로 각종 시상식에서 여신의 포스를 자랑하던 그녀이기에 시청자들은 천연덕스러운 손예진의 코믹 연기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 '된장검사' 김소연... 여전사 탈피
SBS '검사 프린세스'에서 여검사로 분한 김소연의 변신 역시 흥미롭다. 영화 '금발이 너무해'에서 모범생들만 있는 하버드 법대에 등장한 금발의 된장녀 리즈 위더스푼을 연상시키는 김소연의 설정은 완벽에 가깝다.
김소연은 첫방송부터 휘황찬란한 의상과 액세서리로 눈길을 끌었다. 그는 매회 5천만원에 가까운 패션을 선보이며 화려한 럭셔리룩으로 여성 시청자들의 눈을 즐겁게 하고 있다.
시크한 쇼트커트에 카리스마 넘치는 '아이리스'의 여전사에서 '된장녀 검사'로 180도 달라진 모습이 배우 김소연을 다시 보게 만든다.
'된장녀 검사'라는 극한 설정으로 인해 일각에서는 '과한 설정'이라고 보기도 하지만 김소연의 연기 변신에는 박수를 보내고 있다.
한날 한시에 막을 올린 방송 3사의 수목극 대전은 현재 문근영의 '신데렐라 언니'가 약간 앞서가고 있지만 아직은 누가 우위라고 할 수 없을 만큼 박빙의 승부다. 때문에 앞으로 선보일 이들 세 여배우들의 개성 넘치는 변신 대결이 더욱 기대된다.
조이뉴스24 홍미경기자 mkho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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