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우승의 여운이 가시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좋은 팀에 지명까지 받게 되다니, 한마디로 겹경사인 셈이죠. 정말 행복해요."
지난 9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K-리그 2011 신인선수 드래프트 행사에 참석한 윤성현(22. 연세대4)은 1라운드 4번째로 FC 서울행이 결정되었다.
"서울은 굉장히 세련되고 조직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팀이잖아요. 꼭 한 번 뛰고 싶었던 팀이었거든요. 탄탄한 전력을 바탕으로 젊은 선수 위주잖아요. 나이대가 비슷한 선수들도 많은 만큼 만약 1군에서 뛸 기회가 온다면 정말 재미있을 거 같아요."
178cm 74kg의 다부진 체격의 윤성현은 측면 윙어로 크로스를 통한 어시스트 능력도 갖추고 있지만 골 결정력도 뛰어나다. 특히 웡어의 필수조건인 드리블을 하면서 치고 나가는 돌파 능력도 수준급이다.
"달리기가 빠른 편은 아니지만 오른쪽 사이드에서 한두 명을 제치고 나가는 것만큼은 자신있어요. 1대1 상황에서는 절대 볼을 놓치지 않는다는 게 장점이라면 장점입니다.(웃음)"
클럽활동으로 축구를 시작했다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선수의 길을 선택한 윤성현은 서울경신중-용인백암고를 거쳐 연세대에 입학했다. 그리고 2010년 11월, 드디어 꿈에 그리던 프로무대 진출에 성공했다.
"어릴 때부터 공으로 하는 건 다 좋아했고 운동신경도 남보다 뛰어났어요. 축구 농구 야구 다 잘했어요. 그 중에 꼭 하나는 할 거라고 생각했죠."
중3이던 2003년 15세 대표팀에 발탁이 되어 유망주라는 꼬리표를 달았지만 2년 뒤엔 상비군까지만 이름을 올리는 데 그쳤다. 다시 2년 뒤 20세 월드컵 대회 소집을 앞두고 부상으로 대표팀 제외가 되는 등 윤성현은 태극마크와는 큰 인연이 없었다. 특히 어린 나이에 찾아온 부상과 수술이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늘 그를 괴롭혔다.
"왼쪽 무릎이 문제였죠. 고2 때 십자인대 파열로 독일까지 가서 수술하고 재활하고, 다시 또 끊어져서 재수술했어요. 또 대학에 와서 연골에 이상이 생겨 수술하고... 제대로 축구를 해볼 기회가 없었어요."
다행히 현재는 '이상무'라고 덧붙였다. 윤성현은 드래프트 행사에 참가하라는 연맹측의 연락을 받고도 반신반의 했다고 털어놓았다.
"지명은 되나 싶었죠. 하지만 1라운드는 기대도 하지 않았어요. 서울이 저를 불러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죠. 친구들도 좋은 결과를 얻어 너무 기뻐요."
이번 드래프트에 8명이 지원한 연세대는 4명이 1라운드에서 뽑히는 등 총 7명이 프로행을 확정지었다. 이는 연세대가 2010 U-리그 왕좌에 오른 것과 무관하지 않다. 전국 66개 대학이 8개월간의 대장정에 나선 U-리그에서 연세대는 수도권 A-리그 1위로 왕중왕전에 진출했고, 지난 5일 경희대학교 운동장에서 개최된 결승전에서 경희대를 1-0으로 물리치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 경기에서 윤성현은 천금같은 결승골을 어시스트, 팀을 3년 만에 전국대회 우승으로 이끌었다.
"32강전에서 발목부상을 당해 4강 이후엔 조커로만 뛰었어요. 모두 저를 믿고 잠깐이나마 교체를 해주신 감독님 덕분이죠. 저희는 작년 동계 때부터 아예 다른 대회는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U-리그만 바라보고 달려왔어요. 저 말고도 좋은 선수들이 많아 우승을 할 수 있었다고 봐요."
윤성현은 며칠 간격을 두고 좋은 일이 '빵 빵' 터지고 있다며 활짝 웃으면서도 이내 다가올 프로 무대에서의 피할 수 없는 냉엄한 경쟁구도를 뚫고 살아남아야 할 것이라며 굳은 다짐을 잊지 않았다.
"대학축구는 관중이 없어 늘 어딘지 모르게 허전했죠. 이젠 최고의 팬을 확보하고 있는 명문구단 서울이 제 팀입니다. 정말 모든 것이 설레고 기대됩니다."
올 시즌 정규리그 1위 축포를 터트렸고 프로스포츠 사상 역대 한 경기 최다관중, 역대 정규리그 최다 관중, 역대 한 시즌 최다 관중 동원 등 실력과 인기에서 NO.1인 FC서울, 그 명문팀의 새식구가 된 윤성현이 내년 시즌 어떤 활약을 펼쳐보일지 지켜보자.
조이뉴스24 홍희정 객원기자 ayo3star@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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