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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범의 광저우 취재기]철통보안? 일상이 된 라이터 해프닝


제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의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지난 12일 성대한 수중 개막식을 시작으로 광저우 곳곳에서는 40억 아시아인을 대표한 각국 선수들이 각 종목에서 치열한 경기를 벌이고 있다.

광저우시는 이번 아시안게임을 위해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아부었다. 70여개의 경기장과 도로망을 정비하는데 20조원 가까이 투자했다. 런던 올림픽 개최 비용보다 4조원이나 더 많다니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 실제로 광저우시를 다녀보면, 깔끔하게 정비된 간선도로와 고층건물의 화려한 장식, 경기장 규모 등에 탄성이 터져나온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그만큼 보안도 까다롭다. 경기장은 물론 각종 행사장에는 보안대가 설치돼 이상없이 통과가 돼야만 들어설 수 있다. 아시안게임 분위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시 외곽지역에도 검색대가 설치돼 있을 정도다.

그런데 면면을 살펴보면 허술한 면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대회 개막 후 각 보안검색대를 지키는 인원은 수십 명에 달하지만, 대부분 형식적인 수준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보여주기식 검문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다.

때문에 광저우에서는 웃지못할 상황이 일상이 됐다. 바로 입장객들 사이에서 '유행'이 돼버린 라이터 숨기기다.

경기장에 들어서기 전 일반 관람객이 가장 먼저 빼앗기는 물폼 1호가 바로 라이터다. 인화물질이 포함된 탓에 반입 금지 품목이다. 자원봉사자들은 주머니 혹은 가방에서 라이터가 나오면 가차없이 압수한다. 이 탓에 처음 경기장을 찾은 흡연자들은 라이터를 압수당해 때아닌 금연을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요령이 생기기 시작했다. 바로 라이터를 양말 안에 숨기거나 손목시계 안에 끼워넣어 검문을 통과하는 방법이다. 이런 묘안을 깨달은 흡연자들은 이후 라이터 반입에 별 문제없이 성공할 수 있었다.

재미있는 점은 검문하는 담당자들도 이를 뻔히 알면서 모른 척한다는 것이다. 소지품에 담배는 있는데 라이터가 없어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다. 분명 어디에 숨겼을 것이라는 점을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 통과를 시킨다.

심지어 검색대에서 나오자마자 라이터를 빼내 담배를 물어도 상관이 없다. 간혹 깐깐한 검문자들은 라이터를 내어놓으라고 닥달하지만 열에 하나다. 검문요원들도 이제는 이러한 장면에 익숙해 흡연자들이 검문대를 통과하자마자 라이터를 빼내는 모습은 일상적인 일이 됐다.

형식적인 보안검색을 엿볼 수 있는 대표적인 장면으로, 그저 웃고 넘기기에는 뭔가 찜찜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조이뉴스24 광저우=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사진 김현철기자 fluxus1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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