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30일 오스트리아 쿠프슈타인 아레나. 중앙 수비수 곽태휘(29, 교토상가)의 축구 인생에서 절대 잊을 수 없는 날짜와 장소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을 2주도 남기지 않은 상태에서 열린 벨라루스와의 평가전에서 곽태휘는 왼쪽 무릎 내측인대 파열 부상을 당했다. 이 부상으로 그는 월드컵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서 낙마했다. 모두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지만 곽태휘는 경상도 사나이답게 훌훌 털고 일어났고,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시 그라운드를 누볐다.
6개월여가 지난 뒤 곽태휘는 조광래 감독의 '예비' 선택을 받았다. 내년 1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아시안컵 대표팀 생존 경쟁에 뛰어든 곽태휘는 굵은 땀을 흘리며 자신과의 싸움에 집중하고 있다.
칼바람이 부는 15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시민구장. 조광래호의 전지훈련에 합류해 있는 곽태휘는 김영권(FC도쿄), 홍정호(21, 제주 유나이티드) 등 강력한 포지션 경쟁자들과 맞섰다. 누가 최종 명단에 승선할지 알 수 없어 몸을 던져가며 미니게임에 집중했다.
훈련 뒤 곽태휘의 얼굴은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그는 "소집 전부터 훈련이 강할 것이라고 들었다. 힘들지만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다"라며 시즌 종료 후 몸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지만 서서히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월드컵 직전 부상의 악몽은 잊은 지 오래다. 그는 "다 지나간 이야기다"라고 쿨한 태도를 보인 뒤 "아시안컵에 대비해 모이지 않았느냐. 할 것이 많다"라고 앞만 보고 갈 것임을 강조했다.
빠른 템포의 패스 축구를 원하는 조광래 감독 스타일에 맞추느라 적응하는데 다소 애로점이 있지만 노련함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 곽태휘의 생각이다. 그는 "한 박자 빠른 패스를 원하신다. 훈련을 통해 적응하면 될 것 같다"라고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후배들과의 경쟁에 대해서는 당연하다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김영권이나 홍정호 모두 실력이 있는 선수들이다. 치고 올라오는 기세가 상당하다"라고 평가하며 "(이런 경쟁이) 좋은 것 같다"라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한편, 곽태휘는 교토상가가 일본 J2리그로 강등되면서 K리그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허정무 감독의 인천 유나이티드 입단 등 국내 복귀설이 퍼지고 있다. 그는 "아직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 시간이 지나봐야 알 것"이라고 조심스러워했다.
조이뉴스24 서귀포=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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