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세계에서 가족같이 지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자신의 팀 동료도 결국은 모두 경쟁자이기 때문이다. 동료를 넘어야 경기에 나설 수 있다. 또 '정(情)'에 흔들리면 팀 전체가 무너질 수 있다. 프로는 오직 실력으로 말하고 영원한 경쟁의 연속이다.
하지만 K리그 프로축구 클럽 성남은 다르다. 성남의 선수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은다. 가족과 같은 분위기라고. 다른 클럽에서 성남으로 이적한 선수들은 그래서 놀란다. 성남의 가족같은 분위기에 놀라고 이렇게 친근한 감독과 코치가 있는 것에 다시 한 번 놀란다. 성남도 프로이기게 당연히 팀내 경쟁은 펼쳐진다. 그런데 경쟁을 하면서도 동료애를 저버리지 않는다. 가족처럼 함께 지내고 가족처럼 서로를 아낀다.
2011시즌을 맞으면서 심각한 전력 이탈로 위기에 빠진 성남이라지만 그래도 환하게 웃을 수 있는 이유다. 축구는 팀 스포츠다. 최고 몸값의 선수 11명을 데려와도 이들이 하나로 합치지 못하면 승리할 수 없다. 축구에서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팀워크이고 조직력이다. 매 시즌 시작할 때마다 성남은 비틀거렸지만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선수 개개인의 인지도는 조금 떨어질지 몰라도 11명이 하나가 된 성남은 너무나 강했다.
가족같은 성남의 분위기. 신태용 감독이 부임한 후 달라지기 시작했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수직 리더십이 아닌, 선수들과 눈높이를 맞추는 수평 리더십이 성남을 돈독하게 뭉칠 수 있게 만들었다. '큰 형님'처럼 따뜻하고 편하게 선수들을 대해준다. 선수들과 대화도 많이 한다. 훈련도 함께 한다. 선수들에게 장난도 많이 친다. 선수들은 음료수 내기를 감독에게 요청할 만큼 성남에서는 감독과 선수들을 나누는 굵은 선이 없다.
더욱 젊어진 성남도 이런 가족적인 분위기에 한몫했다. 선수들의 연차가 그리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눈치를 봐야 하는, 가까이 가기 어려운 나이 많은 선수가 없다. 대부분 20대인 또래들끼리 똘똘 뭉치고 있다. 세대가 같다는 것은 그만큼 마음 열기도 쉽다.
성남으로 이적을 해온 한 선수는 "내가 전에 있던 팀에서는 훈련 시간 외에는 동료들을 만날 시간이 없었다. 합숙을 해도 모두 자기들 방으로 들어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성남은 다르다. 가족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매일 보고 매일 이야기를 나눈다. 성남에 스타가 없는데 왜 잘 되는지 성남에 와보니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성남의 선수는 "성남의 분위기는 너무 좋다. 감독님과 대화도 많이 한다. 감독님이 동료처럼 잘 대해주신다. 감독과 선수 간에 선이 없고 거리감도 없다. 그래서 성남이 너무나 마음에 든다"며 환하게 웃었다.
2011년 시즌을 앞두고 성남은 다시 위기 앞에 섰다. 하지만 성남은 다른 구단이 가지고 있지 않은 '가족의 힘'을 가지고 있다. 가족이기에, 서로를 믿기에, 하나로 똘똘 뭉칠 수 있기에, 성남은 환하게 웃는다.
<③편에 계속...>
조이뉴스24 /가고시마(일본)=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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