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코리안특급' 박찬호(38, 오릭스)가 시즌 2승에 재도전한다.
박찬호는 5일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리는 니혼햄 파이터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로 예고됐다. 지난 4월 29일 라쿠텐을 상대로 8이닝 3실점 호투하고도 완투패를 당한 박찬호는 올 시즌 처음으로 상대하는 니혼햄을 제물로 시즌 2승째를 노린다.
박찬호의 2승 도전 성패는 오릭스의 타선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찬호는 라쿠텐전 완투패를 포함, 올 시즌 등판한 세 번의 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음에도 단 1승에 그치고 있다. 팀 타선이 점수를 뽑아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첫 등판이던 4월 15일 라쿠텐전, 박찬호는 6.2이닝을 3실점으로 막으며 제 몫을 다했으나 팀 타선은 2득점에 그쳤다. 첫 등판에서 패전투수가 된 박찬호는 22일 세이부전에서는 7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그러나 이날도 오릭스 타선은 2점밖에 올리지 못했다. 29일 완투패한 라쿠텐전에서는 달랑 한 점을 뽑아냈다.
오릭스 타선이 침묵을 지키는 것은 비단 박찬호의 선발 경기뿐만이 아니다. 오릭스는 4일 현재 2할1푼의 팀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퍼시픽리그 6개 팀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다. 센트럴리그를 둘러봐도 오릭스보다 약한 방망이를 가진 팀은 주니치(팀타율 2할9리) 뿐이다.
반면 박찬호가 5일 상대해야 하는 니혼햄은 팀 타율이 2할8푼에 이른다. 18경기 82득점으로 경기당 평균 4.6점을 올리고 있다. 20경기 50득점으로 경기당 평균 2.5득점에 그치고 있는 오릭스 타선의 거의 두배에 이르는 높은 득점력이다.
오릭스가 올 시즌 니혼햄에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도 걱정거리다. 오릭스는 지난 3일까지 니혼햄전 4연패를 당하다 4일 선발 데라하라 하야토의 완봉 역투에 힘입어 첫 승리를 거뒀다. 그것도 1-0 신승이었다. 니혼햄과 5경기를 치르는 동안 오릭스 타자들은 총 11번만 홈을 밟았다. 경기당 평균 2.2득점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박찬호가 점차 일본 야구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시범경기 때부터 지적돼온 보크도 첫 등판에서 한 차례 지적당한 이후 자취를 감췄다. 지난 3경기에서 83개-108개-110개의 투구수를 기록하며 점점 투구수를 늘려 스태미너 측면에서도 전혀 문제가 없음을 몸소 증명했다. 타선만 뒷받침이 된다면 언제든지 승리를 따낼 수 있다는 강한 믿음을 심어주고 있는 박찬호다.
박찬호의 선발 맞상대로는 6년차 좌완 야기 토모야가 예고됐다. 지난해 1승 4패 평균자책점 6.92를 기록했던 그다지 위력적이지는 않은 투수다. 니혼햄과의 4경기에서 '일본 최고의 우완'으로 통하는 다르빗슈 유만 두 차례 상대했던 오릭스로서는 야기를 상대로는 좀 더 활발한 공격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좌완 야기가 선발 등판하면서 이승엽(35)이 출장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진다. 타율 1할5푼에 그치며 극도의 부진을 보이고 있는 이승엽은 4일 경기에 좌완 다케다 마사루가 선발로 나오자 올 시즌 처음으로 경기 내내 벤치를 지켰다.
박찬호에게 그동안 시원하게 득점지원을 해주지 못한 오릭스 타선의 책임에서 이승엽도 자유로울 수 없다. 부진하던 이승엽이 호쾌한 타격으로 부활을 알리고 박찬호는 시즌 2승째를 수확하는 것. 한국 팬들이 기다리는 가장 좋은 소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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