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수기자] "역대 녹화 중 오늘이 단연 최고입니다."
KBS '자유선언 토요일-불후의 명곡2'의 연출을 맡은 권재영 PD의 얼굴에 웃음이 번졌다.
13일 오후 KBS 신관공개홀에서 진행되는 '불후의 명곡2: 전설을 노래하다' 녹화현장을 찾았다. '불후의 명곡2'는 아이돌 6인이 선배 가수들의 '전설의 노래'를 자신만의 느낌으로 새롭게 재해석해 무대 위에서 경합을 펼치고, 200인의 일반인 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우승자를 선정하는 프로그램이다.
홍기, 지오, 준수 합류…1992년 '가요톱텐' 1위곡 경연
이날은 초창기 멤버였던 비스트 요섭, 슈퍼주니어 예성, 샤이니 종현이 빠지고 FT아일랜드의 홍기, 엠블랙 지오, 2PM 준수가 새롭게 합류했다. 기존의 씨스타 효린, 2AM 창민, 시크릿 송지은은 새로운 멤버들과 또 한번 새로운 경연에 나섰다.
이날의 경연 주제는 1992년 '가요톱텐' 1위곡으로 정해졌다. 오랜시간 '뮤직뱅크' 연출을 맡았던 권재영 PD다운 선택이었다. 그는 "녹화를 시작한지 한달 가까이 지나니 아이들이 무대를 즐길 수 있게 됐다"며 "새롭게 합류한 가수들도 방송 모니터링을 통해 프로그램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는 이어 "목에 핏발을 세워 부르는 처절한 노래도 아이들이 부르면 신나고 발랄해진다"며 "오늘 녹화는 단연 최고로 기억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불후의 명곡' 보려고 회사에 월차냈어요"
녹화를 2시간여 앞둔 2시30분부터 사람들이 하나둘 공개홀 앞으로 모여들었다. 초반 '아이돌판 나가수'로 알려진 만큼 시청자들의 관심 역시 뜨거웠다.
'불후의 명곡2'는 지난 4일 첫방송에서 시청률 7.9%(AGB닐슨미디어리서치)를 기록했다. 이후 11일 시청률 6.0%로 잠시 주춤한 듯 보였으나 출연가수 6인에 대한 관심 만큼은 MBC '나는 가수다' 못잖다.
시청자들은 그간 화려한 비주얼과 퍼포먼스에만 집중됐던 아이돌 가수들의 가창력과 노래를 향한 열정을 주목한다는 점에서 '불후의 명곡2'의 가능성을 높이 샀다.
현장에서 만난 회사원 민정욱(30)씨는 "프로그램 방청을 위해 월차를 쓰고 퇴근했다"며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는 "외모나 퍼포먼스보다는 노래에 집중할 수 있어 좋다"며 "허스키 보이스에 깊은 감성이 느껴지는 효린이 1등하면 좋겠다"고 삼촌팬다운 솔직한 바람을 드러냈다.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은 격주로 출연하는 '전설의 가수'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1회 심수봉에 이어 지난 2회에는 그룹 부활이 출연했다. 오는 3회에 출연하는 '전설의 가수'는 가수 민혜경이다.
주부 변영자(53)씨는 아들의 신청으로 평가단에 합류했다. 그는 "오랫동안 좋아했던 가수 심수봉이 TV에 나오는걸 보고 채널을 고정했다"며 "젊은이들이 7080 노래를 부르니 신기하고 신선하더라. 아이돌을 다시 보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구세대와 신세대가 공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 것 같다"며 "오늘 전설의 가수는 대체 누구냐?"고 되묻기도 했다.
오후 3시30분 좌석표 배부에 이어 4시30분, 드디어 방청객들이 공개홀 입장을 시작했다. 계단을 내려오는 방청객들의 얼굴에는 긴장과 설렘이 공존했다. 방청객들은 "좌석이 무대와 엄청 가깝다"며 웅성거렸다. 방청객 신청에는 특별한 나이 제한이 없었지만 200명의 방청단에는 10대부터 50대까지 고르게 분포돼 있었다.
기존 이미지 탈피하는 반전 무대…설렘과 긴장, 환호와 박수 가득
오후 5시께, 무대 위 화려한 조명이 켜지고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와 함께 송지은이 무대에 올랐다. 1회에 이어 또한번 첫타자로 나선 송지은은 경험자답게 초반의 어색한 분위기를 깨고 관객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이날 첫 녹화에 나선 지오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가요계의 유명한 패셔니스타답게 올 블랙으로 코디한 지오는 그간의 파워풀한 댄스음악을 탈피해 깊고 풍부한 감성을 노래에 오롯이 담아내 여성팬들의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어 발랄한 댄스와 함께 파워풀한 록발라드로 무대를 장악한 창민, 가슴을 뻥 뚫어줄 만큼 시원한 가창력으로 호소력 넘치는 리듬앤 블루스를 선보인 효린이 경연을 마치자 객석은 '과연 누구를 1위로 뽑아야 하는가' 하는 고민에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독특한 기합소리와 함께 요란하게 등장한 홍기는 무대에 오르자마자 객석을 향해 공손하게 배꼽인사를 올렸다. 그리고 특유의 흥을 이끌어내며 무대를 종횡무진했다. 어느새 방청객들은 어깨를 들썩이며 무대를 즐겼다.
그리고 드디어 마지막 공연의 주인공인 준수가 피아노에 기댄 채 등장하자 객석은 또한번 소란스러워졌다. "렛츠고!"를 외치며 노래를 시작한 그는 랩과 동시에 격렬한 댄스까지 선보여 "과연 2PM"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무대는 끝이 났지만 관객들은 객석에서 서둘러 일어나지 못했다. 1시간 30분 가량 진행된 공연의 아쉬움도 컸지만, 1명의 가수만을 선택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적잖은 탓이었다.
6인의 아이돌 스타들이 펼쳐내는 화려한 노래의 향연 '불후의 명곡2'는 오는 25일 방송에서 확인할 수 있다.
조이뉴스24 김양수기자 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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