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식기자] 재판을 앞둔 로저 클레멘스 측의 재판 전략이 윤곽을 나타냈다.
6일 워싱턴 D.C에서 본격적인 재판을 앞두고 열린 예비심리에서 클레멘스 측은 브라이언 맥나미의 과거 행적을 문제삼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클레멘스에게 금지 약물을 직접 주사했다고 주장하는 그의 인간 됨됨이를 공격해 그의 증언이 신뢰할 수 없는 것이라는 점을 부각시킨다는 전략이다.
이날 클레멘스 측이 문제삼은 부분은 2001년 뉴욕 양키스의 원정 숙소에서 일어난 성폭력 사건. 당시 맥나미는 이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여겨져 경찰 조사까지 받았다가 무혐의로 풀려났다.
이에 대해 클레멘스 측 변호사는 "그 사건으로 양키스에서 해고될 위기에 놓인 맥나미가 클레멘스를 움직이기 위해 금지약물과 클레멘스의 DNA를 묻힌 주사기 및 소독면으로 클레멘스를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맥나미는 2008년 의회 증언이 끝난 뒤 클레멘스에게 스테로이드를 주사할 때 사용한 약병과 주사기, 소독면 등을 검찰에 제출했다.
레지 월튼 판사는 "맥나미의 성폭행 사건 관련 여부는 그에 대한 선입견을 갖게 할 우려가 있다"고 경계하면서도 이같은 사실을 배심원들에게 밝히는 것을 금지하는 판결은 하지 않았다.
클레멘스측 변호사 러스티 하딘은 "판사도 그랬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라며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두 번째는 앤디 페티트에 대해서다. 페티트는 의회 증언에서 클레멘스가 과거 금지약물을 사용하고 있음을 자기에게 고백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클레멘스는 페티트가 기억을 잘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클레멘스 측은 기억을 잘 못하고 있다는 말 대신 잘못 이해했다는 단어로 수정했다. 기억을 잘 못하고 있다고 고집했다가는 법정에서 페티트의 기억력에 대한 심사가 이뤄질 것이고 그의 기억력에 이상이 없다는 점이 밝혀지면 이는 클레멘스에게 치명타를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과거 뉴욕 양키스 동료 선수들이 증언대에 서는 것을 막는 일. 검찰은 척 노블락, 마이크 스탠턴 등을 증인으로 불러 실제로 맥나미가 금지약물을 양키스 선수들에게 주사했고 그 안에 클레멘스도 포함돼 있다는 점을 부각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월튼 판사는 이날 클레멘스 측 요구를 받아들여 동료선수들의 법정증언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결했다. 동료 선수들이 스테로이드를 사용했다고 해서 클레멘스도 반드시 사용했다는 논리는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본격적인 재판은 다음 주 시작된다. 클레멘스는 기소된 부분에 대해 모두 유죄판결을 받을 경우 최고 30년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지만 다른 범죄 사실이 없어 유죄판결을 받아도 비교적 가벼운 형량을 선고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알링턴=김홍식 특파원 dio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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