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LG, '송신영 효과'로 웃었다

[정명의기자] 효과는 곧바로 드러났다. LG 트윈스가 2대2 트레이드를 통해 넥센에서 영입한 송신영의 활약으로 값진 승리를 거두고 공동 4위 자리를 지켰다.

LG는 2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3위 SK와의 경기에서 5-4 승리를 따냈다. 불안한 한 점 차 승부. 송신영이 있었기에 이길 수 있는 경기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LG는 이날 선발 박현준의 호투(6.2이닝 2실점 1자책)와 이병규의 투런홈런 등으로 7회초까지 5-1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7회말 바뀐투수 김선규가 상대 안치용에게 3점홈런을 내주며 5-4 턱밑까지 추격을 당했다.

8회말과 9회말 두 번의 수비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의 한 점 차 리드. 불펜진이 약하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갖고 있던 LG로서는 절대 승리를 낙관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것은 송신영이 없을 때의 이야기였다.

사실 이날 LG는 필승 계투조를 모두 투입하고도 리드 폭을 지켜내지 못했다. 5-1로 앞 서던 7회말. LG는 유격수 윤진호가 김연훈의 평범한 땅볼을 떨어뜨리며 1사 2루의 실점 위기를 맞았다. 여기서 박종훈 감독은 박현준을 내리고 좌완 이상열을 구원등판시켰다.

하지만 이상열은 최동수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1사 1,2루를 만들어줬다. LG는 다시 서둘러 사이드암 김선규를 마운드에 올렸으나 안치용에게 좌측 담장을 넘기는 스리런포를 허용하고 말았다. 필승 계투조 이상열과 김선규를 소진하고도 오히려 점수차가 좁혀지고 만 것이다.

이전 같으면 남은 불펜진은 임찬규와 한희, 이동현 정도. 이들로 남은 2이닝 SK의 공격을 막아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불안한 기운이 감돌았을 테지만, 이제 LG에는 든든한 마무리 송신영이 버티고 있었다.

송신영은 8회말 2사 1루 상황에서 LG 유니폼을 입고 첫 마운드에 올랐다. 송신영은 이호준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역전 주자를 내보내게 됐지만 김연훈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9회말에도 2사 후 안치용에게 좌전안타를 맞긴 했으나 정상호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새로운 팀 LG에 승리를 선사했다.

LG는 만약 이날 패했다면 4월 이후 처음으로 5위로 떨어질 위기를 맞고 있었다. 어느새 공동 4위로 뛰어오른 롯데가 한화를 대파하고 5연승 행진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행히 LG는 송신영의 세이브로 진땀승을 거뒀고 공동 4위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송신영을 영입한 효과가 고스란히 드러난 한 판이었다. LG는 송신영의 영입으로 거의 유일한 약점이었던 불펜의 높이가 크게 높아졌다. 기존의 필승조들은 8회까지만 리드를 지켜주면 믿고 맡길 뒷문지기가 있다. 그동안의 부담감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편안한 상태에서 공을 던질 수 있게 된 것이다.

트레이드 후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은 LG맨 송신영. 새로운 마무리투수를 보유하게 된 LG와 무서운 상승세의 롯데가 벌이는 4강 싸움이 더욱 볼 만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