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홈런 치더니 목에 힘 들어갔다고 놀려요."
한화 이글스의 거포 유망주 김회성이 19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팀 선배 이양기를 가리켜 볼멘 소리를 했다. 데뷔 첫 홈런 이후 주위에서 자신의 자세가 달라졌다며 놀린다는 것이다.
김회성은 2009년 1차 지명으로 한화에 입단한 유망주. 지난 13일 두산전에서는 고대하던 프로 데뷔 첫 홈런을 뽑아냈다. "자신감이 생겼다"는 김회성은 한편으론 "사람들이 홈런 치더니 변했다고 놀린다"며 씩 웃었다.
누가 놀리냐는 질문에 김회성을 즉답을 피했지만 주인공이 누군지는 곧 알 수 있었다. 올 시즌 대타로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이양기였다. 이양기는 김회성을 가리켜 "쟤랑 이야기하면 안된다"며 "홈런 치더니 어깨에 힘 들어갔다"고 장난을 시작했다.
김회성이 이에 질세라 "형도 검색어 1위 되더니 변했다"며 "얼마 전 주키치 퍼펙트 경기도 깨고, 그 전에는 조인성 선배님이랑 신경전 때문에 검색어 1위 했다"고 선배의 장난을 맞받아쳤다. 이양기는 "왜? 사인이라도 해줄까?"라며 지지 않는 모습.
이양기는 지난 7월 6일 잠실 LG전에서 고의로 투구에 맞으려 한다는 이유로 조인성과 신경전을 벌였고, 양팀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몰려드는 벤치클리어링의 원인 제공을 했다. 8월 5일에는 8회 2사까지 퍼펙트를 기록하고 있던 LG 선발 주키치를 상대로 좌전안타를 쳐내며 대기록을 가로막아 화제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두 사람의 대화는 등번호로 이어졌다. 현재 이양기가 달고 있는 5번이 주제였다. 입단 후 유독 부상에 시달렸던 김회성은 "양기 형이 5번의 저주를 깼다"며 "저도 5번 달고 다쳤고 (백)승룡이 형도 그랬다. 5번 달면 다 다쳤는데 (이)양기 형은 5번 달고 성공했다"고 신기한 듯 이양기를 바라봤다.
그러자 이양기는 "이게 성공한거냐"며 펄쩍 뛰었다. 올 시즌 주로 대타로 출장해 타율 2할6푼 10타점을 기록하며 제 몫을 하고 있지만 스스로 만족할 수 없다는 눈치. 이어 이양기는 "원래 6번 달려고 했는데 (오)선진이가 달아야 한다길래 양보했다"고 등번호와 관련된 숨겨진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두 선수는 한화 팀내에서 쓰임이 유사하다. 장타력을 갖춘 오른손 타자로 주로 대타로 경기에 나선다. 이양기는 "어제(18일) 내가 나갔어야 했는데 얘가 나갔다"며 옆에 있던 김회성에게 핀잔을 준다. 김회성은 말 없이 웃으며 방망이를 챙겨 연습 타격에 나설 채비를 했다.
경기에 나서기 위해서는 서로를 넘어야 하는 경쟁자다. 하지만 두 선수는 토스 배팅볼을 던져주며 서로 훈련을 도왔다. 웃음이 끊이지 않는 둘 사이에서는 선후배간의 돈독함이 느껴졌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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