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의 신인 투수 임찬규가 자신의 등번호와 이제는 고인이 된 대투수 최동원과의 관계를 설명했다.
임찬규는 LG에 입단하면서부터 공식 인터뷰를 통해 "최동원이 우상"이라는 말을 해왔다. 1992년생인 임찬규는 최동원이 활약하는 모습을 직접 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TV 하이라이트나 인터넷 동영상을 통해 최동원을 만나며 가슴 속 영웅으로 삼았다.
SK와의 경기를 앞둔 16일 잠실구장 라커룸에서 만난 임찬규는 "고등학교 때 11번을 달았던 것도 최동원 선배님 때문이었다"며 너무 빨리 찾아온 영웅과의 이별을 아쉬워했다. 임찬규에게 등번호는 최동원같은 대투수가 되고 싶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던 셈이다.
그렇다면 프로에 와서 등번호 1번을 달고 뛰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미 LG에 11번의 주인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SK 와이번스에서 트레이드를 통해 이적해온 박현준이 그 주인공. 임찬규는 11번에서 1 하나를 뺀 1번을 달면서 11번에 대한 아쉬움을 달랬다.
하지만 1번도 달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임찬규 이전 1번의 주인이었던 우규민이 경찰청에서 제대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임찬규는 "(우)규민이 형이 오면 다시 드려야 한다"며 "다음에는 (심)수창이 형이 달았던 67번을 달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임찬규는 신인왕에 대한 솔직한 생각도 드러냈다. 정말로 욕심이 없지만 주위에서 신인왕과 관련된 이야기를 너무 많이 듣다 보니 살짝 신경이 쓰였던 것도 사실이라고. 하지만 아직까지도 거의 좌절된 팀의 가을야구에 대한 아쉬움이 더 크다.
임찬규는 "가을야구는 꼭 해보고 싶다.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이 다르고, 포스트시즌도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가 다르지 않나"라며 "큰 경기에 나가 본다는 것이 분명히 큰 경험이 될 텐데…"라고 가을야구에 대한 식지 않는 열망을 드러냈다.
신인으로 바로 1군에 합류해 한 번의 이탈도 없이 풀타임 시즌을 소화하고 있는 임찬규. 승승장구하다 슬럼프를 겪기도 했고, 팀 성적 역시 2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추락해 결국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렵게 됐다. 또 가슴에 품고 있던 영웅을 떠나보내는 일까지 있었다. 그야말로 임찬규는 다사다난한 프로 데뷔 시즌을 보내며 하루하루 성장해가고 있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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