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양승호 롯데 감독이 단기전에서의 운용지론을 밝혔다. 분명 '자율'을 강조하는 전임 제리 로이스터 감독의 스타일과는 확연히 달랐다. 한 마디로 양 감독은 '나를 따르라'고 확언했다.
롯데는 23일 SK와 운명의 플레이오프 5차전을 치른다. 당초 예정된 22일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된 관계로 하루 연기됐다.
롯데로서는 천금의 휴식이다. 4차전서 선발 부첵의 뒤를 이어 4이닝을 소화한 장원준의 기용폭을 더욱 넓힐 수 있게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비가 내릴 경우, 내야타구가 빨라져 수비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어 SK보다 안정감이 뒤진 롯데의 내야진을 감안한 양 감독은 우천순연을 반겼다.
하루를 푹 쉰 양승호 감독은 23일 활짝 웃는 얼굴로 덕아웃을 찾았다. 여전히 쾌활한 모습으로 말문을 연 양 감독은 1~4차전까지의 경기를 복기하고 취재진에게 농담을 건네는 등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특히 눈길을 끈 대목은 양승호 감독이 단기전에서 해야할 사령탑의 역할에 대해 언급했다는 점이다.
페넌트레이스 때만 해도 선수들에게 "알아서 하라"고 등을 두드려주던 양 감독이지만, 이번 플레이오프서는 중요한 고비마다 직접 지시를 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수비시프트를 비롯해 볼카운트에 따른 유인구 및 직구 선택과 견제에 이르기까지 양 감독은 선수들이 선택하기 애매한 상황에서는 확실하게 사인을 내고 있다. 투수교체 부문에서도 코치의 의견을 듣기보다는 스스로 직접 결단한다.
이는 선수들에게 결과에 따른 스트레스를 주지 않기 위해서다. '자율'에 맡겼다가 성적이 좋지 않을 경우, 해당 선수의 멘탈이 급격히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어 양 감독은 선수들이 느끼는 큰 경기 압박감을 덜어주기 위해 모든 책임을 스스로 지고 있다.
양 감독은 "단기전에서는 본인이 판단해 플레이하게 시키면, 선수들은 정말 머리가 아프지 않겠느냐"며 "모든 것을 감독이 지시해야한다. 그래야 선수들이 고민하지 않고 편하게 경기를 치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 감독은 "페넌트레이스에서는 사실 잘 못한다고 해도 공부가 되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맡겨놓을 수 있다. 하지만 단기전에서만큼은 그렇지 않다"며 "결과는 감독이 책임질 테니까 내 말을 듣게 한다. '네가 알아서 해라'고 해서 못하면 그 선수는 스트레스를 받아 죽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단기전에서 양 감독은 정규 시즌 때와 다르게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2승 2패로 대등하게 시리즈 전적을 일궈내며 성공적인 흐름을 타고 있다.
조이뉴스24 사직=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사직 최규한기자 dreamerz2@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