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이대호가 오릭스 유니폼을 입고 뛰게 될 포지션은 어디일까.
이대호는 오는 6일 부산에서 오릭스 구단 관계자들과 오카다 아키노부(54) 감독이 참가한 가운데 입단식을 치른다. 정식으로 오릭스 구단의 일원이 되는 것이다. 이제 관심사는 이대호가 일본에서 어떤 성적을 올릴 지다.
성적을 내기 이전에 꼭 필요한 게 있다. 경기에 출전하는 거다. 거액의 몸 값을 받을 이대호가 벤치를 지킬 일은 없겠지만 어느 포지션에서 뛰느냐는 것은 중요하다.
일단 이대호가 뛸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포지션은 3개나 된다. 1루수와 3루수, 그리고 지명타자다. 일본 '스포츠호치'는 최근 오카다 감독이 이대호에게 지명타자와 3루 수비를 맡기기 위해 다이어트를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오카다 감독은 "전력 보강이 끝나야 결정되겠지만, 이대호를 지명타자로 고정시킬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오릭스는 올 시즌 1루수로 활약한 이대호를 3루수로 기용할 생각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체중 감량도 3루 수비와 관련이 있다. 체중이 많이 나갈 경우 안 그래도 관절에 무리가 가는 3루수 수비의 특성상 버텨내기가 힘들다.
지난해까지는 이대호도 팀의 주전 3루수였다. 2006년과 2007년만 해도 1루수 골든글러브를 차지했지만 2008년 미국 출신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부임하면서부터 주로 3루수로 출전했다. 팀 공격력을 극대화 시키기 위한 전략이었다. 이대호는 지난해 타격 7관왕을 차지하면서 3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전력 보강이 끝난 다음 결정하겠다는 오카다 감독의 말처럼 팀내 역학관계에 따라 이대호의 포지션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으로서는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는 상황이다.
올 시즌 오릭스의 1루는 이승엽이 지켰다. 그러나 이승엽이 국내 복귀를 선언하면서 공백이 생겼다. 이대호가 그 자리에 들어가면 간단하지만 오릭스는 또 한 명의 1루수 영입을 추진 중이다. 올 시즌 요미우리에서 뛰었던 다카하시 신지가 대상이다.
올 시즌 니혼햄에서 요미우리로 이적한 다카하시는 27경기에 출장해 1할8푼2리의 타율을 남기는데 그쳤다. 그러나 니혼햄 시절이던 2009년에는 팀의 중심타자로 타율 3할9리 8홈런 75타점을 기록한 강타자였다. 2004년에는 26개의 홈런을 기록했을 정도로 장타력도 있다.
이대호를 밀어낼 정도의 선수는 아니지만 로이스터 감독 시절의 롯데처럼 팀 전력 극대화를 위해 다카하시가 1루수로 기용될 수도 있다. 3루에는 올 시즌 퍼시픽리그 홈런 3위(18개)에 오른 발디리스가 있다.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는 이대호가 주전 1루수로 기용되면서 가끔 지명타자로 나설 때 다카하시가 1루 수비를 맡는 방식이다. 타격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3루수보다 1루수로 나서는 편이 유리하다.
오릭스는 우타거포에 대한 목마름으로 이대호를 영입했다. 이대호에게 기대하는 것은 수비보다는 방망이다. 때문에 타격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포지션에 이대호를 기용할 가능성이 높다. 최종 선택은 오카다 감독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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