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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재]'제2의 앙리' 꿈꿨지만, '앙리의 벽'에 막힌 박주영


[최용재기자] 지난해 박주영(26)이 프랑스리그의 AS모나코를 떠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에 입단했을 때 많은 팬들이 박주영과 티에리 앙리(35)를 오버랩 시켰다.

박주영과 앙리는 분명 수준과 영향력이 다른 선수다. 박주영이 세계적 스타 앙리를 따라가려면 아직 한참 부족하다. 그렇지만 이 두 선수를 오버랩 시킨 이유가 있다. AS모나코와 아스널의 상관관계가 이 두 선수를 엮고 있는 것이다.

AS모나코에서 공격 중심으로 군림하며 유럽의 검증받은 공격수로 거듭난 박주영의 다음 행선지가 아스널이었기 때문이다. AS모나코에서 가치를 입증한 후 아스널에 입단, 세계적인 공격수로 진화했던 앙리의 전철을 밟게 된 박주영도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많은 한국 축구팬들이 아스널 유니폼을 입은 박주영이 '제2의 앙리'로 태어나기를 기대했다. 박주영이 앙리의 발자취를 따라가 앙리처럼 정상급 공격수로 거듭나기를 바랐던 것이다.

하지만 박주영은 앙리처럼 되지 못하고 있다. 아스널 유니폼을 입은 박주영은 2011~12시즌 칼링컵 3경기,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경기 출전이 고작이다. 아직까지 정규리그에는 단 1경기도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박주영은 현재 팀내 주전 경쟁에서 철저히 배제된 것이다.

후반기 박주영은 새로운 도약을 노렸다. 주공격수 판 페르시의 체력 안배와 몇몇 주전들의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대표차출 등으로 박주영에게 기회가 오는 듯했다. 그런데 설상가상이다. 후반기에는 반전의 기회를 만들어 '제2의 앙리'로 나아가려는 의지를 품었지만 공교롭게도 '앙리의 벽'에 막혀버릴 것만 같다.

앙리가 아스널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이 앙리를 절실히 원했고 아스널에 대한 애정이 깊었던 앙리는 2개월 임대 형식으로 아스널의 품에 다시 안겼다. 앙리는 1999년 아스널에 입단해 2007년까지 369경기에 출전해 226골을 넣으며 프리미어리그를 평정한, 그야말로 아스널 최고의 영웅이다.

앙리는 아스널에서 4번의 득점왕을 차지하며, 프리미어리그 우승(2회), FA컵 우승(3회)은 물론 팀을 챔피언스리그 결승까지 올려놓았다. 이런 그를 팬들은 '킹'이라고 불렀다. 아스널의 '킹'이 다시 아스널로 돌아온 것이다.

앙리가 아무리 전성기가 지났다고 해도 그의 파괴력과 영향력은 박주영을 훨씬 능가하는 수준이다. 아직까지는 박주영이 경쟁할 만한 선수가 아니라는 의미다. 벵거 감독의 신뢰도 여전히 받고 있다. 게다가 아스널 팬들의 반응과 기대감은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박주영의 주전 경쟁은 더욱 험난해 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앙리는 이르면 오는 9일 리즈 유나이티드와의 FA컵 64강전부터 아스널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비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규리그에서 철저히 제외됐던 박주영은 FA컵 무대에서만큼은 부활의 기회를 잡으려 했지만 앙리의 복귀로 그마저 힘들어지는 분위기다.

'제2의 앙리'를 꿈꾸며 아스널 유니폼을 입은 박주영. 그가 '앙리의 벽'에 막혀 더욱 큰 위기로 빠져들 수 있는 기로에 서 있다. 아스널의 모든 이들이 앙리의 복귀를 열광적으로 반기고 있지만, 박주영과 그의 팬들은 마냥 웃지 못하고 있다.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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