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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재]'병역논란 종식 위해'…박주영, 정확한 '병역이행시기' 밝혀야


[최용재기자] 박주영(27, 아스널)의 '병역연기'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박주영이 사실상 병역면제 혜택을 받았기 때문이다. 박주영은 지난해 8월 인천·경기병무청에 국외이주 사유 국외 여행기간 연장허가원을 제출해 병무청으로부터 허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병무청에 따르면 박주영은 모나코에서 10년간 장기체류자격을 얻어 입대연기를 10년 동안 할 수 있다. 이번 '모나코 혜택'으로 박주영은 만 37세인 2022년까지 군 입대 연기가 가능하다. 박주영의 의지에 따라서는 귀국하지 않고 아예 군 면제를 받는 것도 가능하다.

이렇듯 박주영이 사실상 병역면제에 준하는 혜택을 받자 한국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박주영을 향한 긍적적인 시선과 부정적인 시선이 충돌하며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긍정적인 시각은 이렇다. '병역 부담을 없앤 박주영이 유럽에서 더 좋은 활약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병역 연기를 통해 박주영이 해외에서 더 많은 국위선양을 할 수 있게 됐다. 본인의 능력으로 받은 혜택이고 합법적인 방법이다. 병역 혜택으로 박주영의 몸값도 올라갈 수 있다.'

부정적인 시각은 '합법적이라지만 편법을 쓴 것과 같다. 도의적으로 옳지 않은 선택이다. 앞으로 악용될 여지를 남겼다. 박꼼수라고 할 수 있다' 등 박주영을 향해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사실 이렇게 갑론을박을 펼칠 필요가 없다. 긍정적인 시각과 부정적인 시각은 다른 전제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같은 전제에서 시작되면 논란이 일어나지 않는다. 같은 결론, 한 가지 시각만 존재하게 된다.

한 가지 전제는 박주영이 언젠가는 병역의무를 이행할 것이라는 데서 출발한다. '박주영이 병역의무를 이행한다'를 전제로 깔면 박주영이 유럽에서 더 활약해 더 많은 국위선양을 해주기를 기대하는 긍정적인 결론으로 이어진다.

반면, 박주영이 병역의무 이행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가 깔리면 부정적인 시각이 지배할 수밖에 없다. '박주영이 병역면제를 노린다'는 시각으로 볼 때는 국민의 의무를 저버린 박꼼수라는 결론이 나오게 된다.

따라서 박주영이 병역이행을 한다고 하면 논란은 사라진다. 모든 축구팬들이 진심으로 박주영을 응원할 수 있게 된다. 반대로 박주영이 병역면제를 택한다고 해도 더 이상 논란을 벌일 일은 없다. 모든 이들이 한 마음으로 박주영을 향해 비난의 화살을 쏠 것이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박주영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언젠가는 적절한 시기에 한국으로 돌아와 병역의무를 다할 것이다. 회피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박주영은 분명 병역의무를 다할 것이라 약속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사실 박주영 병역 문제에 대해 긍정과 부정의 시선이 갈리게 된 것도 박주영이 정확한 병역의무 이행 시기를 밝히지 않아서다. 그것을 확실하게 밝혔다면 이런 논란 자체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박주영은 공식적으로 국방의 의무를 언제 이행할지 정확한 시기를 밝혀야 한다. 35세 전에 한국으로 들어와 현역으로 복무를 할 것인지, 아니면 이후 공익요원으로 복무를 할 것인지 정확히 팬들에게 알려줘야만 한다. '언젠가는' '적절한 시기'라는 애매하고도 기약 없는 말로는 논란을 종식시킬 수 없다.

떠올리고 싶지 않은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이전에도 국민들 앞에서 언젠가, 적절한 시기에 병역의무를 이행하겠다고 해놓고 막상 닥치니 말을 뒤집는 사실상의 병역기피자들이 있었다. 묵묵히 병역의무를 행하는 대부분의 국민들은 더 이상 이런 충격은 받고 싶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박주영은 언제 병역을 이행할지 정확한 시기를 자신을 사랑하고 응원해준 팬들에게 약속을 해야 한다.

그렇게 한다면 박주영은 후배들에게도 좋은 전례를 남길 수 있다. 자신의 능력으로 병역연기라는 혜택을 받아 마음껏 유럽 등 큰 무대에서 활약한 다음 다른 이들보다 조금 늦더라도 당당히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다. 이전까지는 없었던 일이다. 유럽에서 오랫동안 국위를 선양하고 선수시절이 끝날 무렵 돌아와 병역의무를 이행할 수 있다면, 해외파 선수들의 가장 큰 고민은 효율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

하지만 박주영이 정확한 시기를 밝히기를 꺼리거나, 계속 이유 없이 약속을 늦춘다면 의심의 눈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다. 앞으로 한국인 선수가 AS모나코에 입단할 기회가 생겼을 때 팬들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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